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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산청 여행에서 지리산 계곡만 떠올리기 쉽지만, 단성면에는 오래된 한옥 골목을 따라 걷는 마을도 있다. 경남 산청군 단성면 남사리에 있는 남사예담촌은 고택과 돌담길이 남아 있는 한옥 마을이다.
마을 뒤로는 니구산이 자리하고, 앞으로는 사수천이 흐른다. 마을은 반달처럼 휘어진 지형 위에 놓여 있고, 한가운데에는 넓은 빈터가 남아 있다. 이 빈터를 두고 마을의 운이 보름달처럼 차오르길 바라는 뜻에서 비워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남사예담촌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전국연합회가 선정한 1호 마을로 알려져 있으며, 고려 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이어지는 흔적이 골목 곳곳에 남아 있다.
3.2km 흙돌담, 왜 국가등록문화재가 됐나
남사예담촌은 지리산 자락 단성면 분지에 자리한 마을로, 약 3.2km 길이의 흙돌담길이 남아 있다.
돌담은 황토와 강돌을 번갈아 쌓은 형태다. 오래된 한옥과 골목 모습이 함께 보존돼 2006년 12월 국가등록문화재 제281호로 지정됐다. 담 높이는 1.2m에서 2m 정도다.
담이 높은 데에는 마을에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다. 예전 사대부 남성들이 말을 타고 골목을 지날 때, 담 안쪽 생활 공간이 밖에서 바로 보이지 않도록 높이를 올렸다고 한다.
지금 골목에서는 돌담을 타고 자란 담쟁이넝쿨과 기와 처마를 함께 볼 수 있다. 흙돌담 사이로 난 좁은 길을 걸으면 남사예담촌의 오래된 한옥과 골목 형태가 한눈에 들어온다.
부부나무부터 620년 감나무까지, 살아 있는 고목들
돌담길 안쪽으로 들어가면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이 눈에 들어온다. 회화나무 두 그루는 나란히 서 있어 부부나무로 불린다. 두 나무의 가지가 왕관처럼 맞닿아 있고, 그 아래를 부부가 함께 지나가면 오래 해로한다는 말이 내려온다.
마을에는 오래된 매화나무와 감나무도 있다. 약 700년 된 매화나무와 사양정사 맞은편의 약 620년 된 감나무는 조선 세종 때 영의정을 지낸 하연과 관련된 나무로 알려져 있다.
고택도 빼놓기 어렵다. 1700년대에 지어진 이씨고가는 남부 지방 사대부 가옥에서 볼 수 있는 ‘ㅁ’자 형태를 갖췄고, 경남문화재자료로 지정돼 있다. 1920년대에 세워진 최씨고가에는 디딜방아와 닭장이 남아 있다.
사양정사는 고려 말 충신 정몽주의 후손이 지었다고 알려진 건물이다. 남사예담촌 골목에서는 고목과 고택, 정자가 한자리에서 이어지며 서로 다른 시대의 생활과 건축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파리장서, 이순신, 개국공신까지 겹쳐지는 역사
사수천 다리를 건너면 이동서당이 나온다. 이동서당은 1920년경 파리장서를 써서 파리 강화회의에 보낸 유학자 곽종석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주변에는 유림독립기념관과 파리장서탑도 있어 일제강점기 유림 독립운동의 흔적을 함께 볼 수 있다.
마을 안쪽에는 이사재도 있다. 이순신이 백의종군하던 시절 하룻밤을 묵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태조 이성계의 사위이자 개국공신인 이제에게 내려진 공신교서를 모신 영모재도 남사예담촌 안에 있다.
남사예담촌에는 고려 말 충신 정몽주의 후손이 지었다는 사양정사, 조선시대 인물과 관련된 고택,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기리는 공간이 함께 남아 있다.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서로 다른 시대의 이름과 사건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무료 주차부터 탐방 동선까지, 걷기 전 알아두면 좋은 것들
남사예담촌은 연중무휴로 문을 열고 입장료도 받지 않는다. 주차장 역시 무료다.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과 교통약자용 화장실도 마련돼 있어 부모님을 모시고 가거나 아이와 함께 찾는 가족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
탐방은 제1주차장에서 남학정 전망대로 오르는 길에서 시작하면 된다. 전망대에서는 사수천과 기와지붕, 반달처럼 휘어진 마을 지형을 내려다볼 수 있다.
마을 안길은 경사가 심하지 않다. 돌담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도 큰 부담이 없어 가족 단위 여행객이 둘러보기에도 무리가 적다. 다만 남사예담촌은 주민이 실제로 사는 마을인 만큼 고택 주변에서는 목소리를 낮추고, 마당이나 내부 공간 촬영을 삼가야 한다.
남사예담촌 주변 식사 장소 3곳
남사예담촌의 고즈넉한 흙돌담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출출함이 밀려온다. 지리산 자락과 맑은 강을 품은 산청은 깨끗한 자연만큼이나 정갈하고 깊은 맛을 자랑하는 향토 음식이 발달한 곳이다. 예담촌 탐방을 마치고 가족과 함께 들르기 좋은 인근 맛집 3 곳을 소개한다.
'식당 돌담'은 남사예담촌 가까이에 있는 곳으로, 흑돼지 참소라찜을 내는 식당으로 알려져 있다. 지리산 흑돼지와 참소라를 매콤한 양념에 끓여 내고, 남은 양념에 스파게티 면과 치즈를 넣어 먹는 방식도 있다.
'예담원'은 마을 안쪽에 있는 한식당이다. 산채비빔밥과 매화정식 등을 판매하며, 나물과 된장찌개, 밑반찬을 함께 먹는 구성이어서 가족 단위 여행객이 식사 장소로 잡기 좋다.
동의보감촌에 있는 '동의약선관'은 약초 한정식을 내는 곳이다. 남사예담촌과는 거리가 있어 동의보감촌까지 함께 둘러보는 일정일 때 들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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