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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수원 효원공원 서쪽으로 걸어가면 나무 사이로 붉은 처마와 회색 기와를 얹은 건물들이 보인다. 굽은 회랑과 연못, 누각으로 꾸민 중국식 정원 월화원이다.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연못 둘레로 정자와 회랑이 놓여 있고, 낮은 담장과 기와지붕이 공원 산책로와 정원을 나눈다.
월화원은 중국 광둥성 건축 인력이 설계와 공사에 참여해 만든 곳이다. 지붕 모양과 처마 장식, 연못 주변에 놓인 정자와 회랑까지 중국 남부 정원에서 볼 수 있는 방식으로 꾸몄다.
경기도와 광둥성이 함께 만든 정원
월화원은 2003년 경기도와 중국 광둥성이 친선결연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두 지역은 상대 지역에 자국의 정원을 만들기로 했고, 수원 효원공원에는 중국 광둥성 원림 양식을 담은 월화원이 들어섰다. 광저우 웨슈공원에는 한국식 정원인 해동경기원이 만들어졌다. 해동경기원은 2005년 12월 준공됐고, 월화원은 2006년 4월 문을 열었다.
광둥성은 건축비 34억 원을 전액 부담하고 현지 기술자 80명을 수원으로 보내 공사를 맡겼다. 기술자들은 약 6026㎡ 부지에 정자와 회랑, 연못, 담장을 광둥 원림 양식에 맞춰 배치했고, 효원공원 안에서도 독립된 정원처럼 꾸몄다. 월화원은 2006년 4월 문을 열어 2026년 개원 20주년을 맞았다.
명·청 시대 정원 양식을 그대로 옮기다
월화원은 중국 명나라 말기부터 청나라 초기까지 영남 지역에서 널리 쓰인 민간 정원 양식으로 지어졌다. 중국 정원은 황실 정원과 강남 지역의 문인 정원, 영남 지역의 민간 정원으로 나뉜다. 영남 정원은 규모가 크지 않은 공간에 건물과 연못, 나무를 가깝게 배치하고 생활 공간과 정원을 함께 꾸민다.
월화원 벽에는 둥근 통경문이 뚫려 있어 창 너머로 연못과 정자, 나무가 보인다. 담장과 회랑도 높게 막지 않아 정원 안쪽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다. 지붕이 맞닿는 부분과 벽돌, 석회 장식에 새긴 문양은 광둥성에서 온 장인들이 직접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가산과 연못을 따라 걷는 정원
월화원 안쪽에는 연못을 만들 때 나온 흙으로 쌓은 가산이 있다. 가산 아래로 인공폭포가 흐르고, 물가에는 배 모양으로 지은 정자 월방이 놓였다. 월방에서는 연못을 가까이 내려다볼 수 있으며, 굽은 곡교를 건너면 물가에 세운 정자와 회랑을 차례로 지나게 된다.
정문 오른쪽에는 옥란당이 있고 연못 건너에는 부용사가 보인다. 가산 위에 세운 우정에 오르면 연못과 정자, 회랑이 내려다보인다. 연못가에는 수양버들이 길게 늘어져 있어 그늘 아래에서 쉬거나 사진을 찍는 사람도 많다.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진 월화원
월화원은 SBS 드라마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찾는 사람이 늘었다. 방영 뒤에는 드라마에 나온 장소를 직접 보려는 팬들이 찾았고, 지금도 회랑과 연못 주변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해가 지면 정자와 회랑에 조명이 들어오고 연못에도 불빛이 비쳐 저녁까지 사진을 찍는 방문객이 많다.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정보
월화원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문을 열며 입장료는 없다. 음식물은 안으로 가져갈 수 없고 반려동물도 함께 들어갈 수 없다. 연못에 들어가거나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행동도 금지된다.
효원공원에는 전용 주차장이 없어 주변 공영주차장이나 유료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대중교통으로 갈 때는 수인분당선 수원시청역에서 내려 걸어가면 된다. 수원역 북측 정류장에서는 2-1번과 82-2번, 83번 버스를 탈 수 있고, 팔달문 방면에서는 64-1번과 82번, 98번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월화원 관람 뒤 찾기 좋은 수원 맛집 3곳
월화원을 둘러본 뒤에는 효원공원과 인계동 주변에서 식사할 수 있다. 짜장면과 짬뽕을 파는 중식당부터 부대찌개, 수원갈비까지 메뉴가 달라 함께 온 사람과 식사 시간에 맞춰 고르면 된다.
중식이 당긴다면 월화원에서 멀지 않은 '인화영'이 있다. 짜장면과 짬뽕, 탕수육을 판매하는 오래된 중식당으로 인근 주민도 많이 찾는다. 탕수육은 주문을 받은 뒤 튀겨 내며, 바삭한 튀김옷에 옛날식 소스를 곁들인다.
국물 있는 음식을 든든하게 먹고 싶다면 인계동의 '이나경송탄부대찌개'로 갈 수 있다. 이 곳은 냄비 가장자리에 소시지를 둘러 담고 다진 고기와 파를 넉넉하게 올려 끓인다. 소시지와 고기를 먼저 먹은 뒤 라면 사리를 넣으면 국물이 면에 배어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수원갈비를 먹을 계획이라면 효원공원에서 차로 이동해 '가보정'을 찾을 수 있다. 양념갈비와 생갈비를 판매하며, 직원이 고기를 구워주는 방식이다. 갈비와 함께 여러 반찬이 차려져 가족 식사나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도 잘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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