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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속초를 떠올리면 바다부터 생각난다. 해수욕장과 항구 주변으로 발길이 향하는 계절이지만, 속초에는 바다만큼이나 차분하게 걷기 좋은 호수 산책로도 있다. 속초 시내에서 차로 5~10분이면 닿는 영랑호수윗길이다.
영랑호수윗길은 영랑호 위에 놓인 400m 길이 부교다. 호수 가운데로 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발아래로 물결이 지나고, 고개를 들면 설악산 능선이 보인다.
화랑 영랑의 이름이 남은 속초 호수
영랑호라는 이름은 신라 시대 화랑 영랑의 이야기에서 비롯됐다. 영랑이 금강산을 다녀오던 길에 호수 풍경을 보고 오래 머물렀고, 이후 영랑의 이름을 따 호수를 부르게 됐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영랑호는 속초시 금호동과 장사동 사이에 있는 자연 석호다. 면적은 1.2㎢를 넘고 둘레는 7~8km에 이른다. 장천천에서 흘러든 민물과 동해의 바닷물이 만나는 지형이라 민물과 바닷물이 함께 섞인다.
물살을 가르며 걷는 400m, 폭 2.5m의 부교
영랑호수윗길은 2021년 11월 개통했다. 길이 400m, 폭 2.5m 규모의 수상 산책로로, 천연 목재를 사용한 부교 형태로 만들어졌다. 물 위에 떠 있는 길이라 영랑호 수위가 달라지면 길 높이도 함께 움직인다. 같은 길을 걷더라도 오전에는 잔잔한 호수와 설악산 반영이 잘 보이고, 햇빛이 강한 낮에는 물결이 더 밝게 반짝인다.
길 가운데에는 지름 30m 규모의 원형 광장이 있다. 이곳에서는 울산바위와 달마봉, 신선봉, 대청봉, 화채봉 등 설악산 봉우리들이 호수 너머로 보인다. 바람이 잔잔한 오전에는 호수 표면에 울산바위가 비쳐 사진을 남기기 좋다.
부교로 들어가는 입구는 범바위 방면과 장사항 방면 두 곳이다. 어느 쪽에서 출발해도 영랑호수윗길로 이어져, 이동 동선에 맞춰 입구를 고르면 된다.
철새와 계절 풍경을 따라 걷는 영랑호 둘레길
영랑호는 수상 부교와 둘레길을 함께 걸을 수 있다. 짧게 걷는 코스는 3.5km, 조금 더 길게 도는 코스는 4.6km 정도다. 영랑호수윗길까지 포함해 한 바퀴를 돌면 전체 거리는 약 7km 안팎이며, 보통 걸음으로 두 시간 정도 걸린다.
둘레길에는 범바위와 영랑정이 있다. 범바위는 웅크린 호랑이를 닮았다고 전해지는 바위이고, 영랑정은 호숫가에 자리한 정자다. 산책 중 잠시 쉬어 가며 호수를 바라보기 좋다.
봄에는 호숫가에 벚꽃이 피고, 여름에는 나무 그늘과 호수 바람이 산책길을 채운다. 가을에는 단풍이 물가를 따라 물들고, 겨울에는 눈 덮인 설악산과 물안개가 함께 보인다. 호수 주변에서는 철새가 오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가까운 곳에는 속초시립박물관과 카누 경기장이 있어 산책 전후로 들르기 좋다.
입장료와 주차료 없는 수상 산책로
영랑호수윗길은 입장료와 주차료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개방 시간은 보통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강풍이나 폭우, 폭설이 있는 날에는 안전을 위해 출입이 제한될 수 있다.
주소는 강원도 속초시 영랑호반1길 49다. 속초시외버스터미널에서 차량으로 5~10분, 도보로 20~30분 정도 걸린다. 현장에는 문화관광해설사가 배치되는 시간대도 있어 영랑호 설화와 주변 이야기를 함께 들을 수 있다.
호숫가 산책 후 들르기 좋은 영랑호 인근 맛집 3곳
영랑호수윗길과 둘레길을 걸은 뒤에는 속초 시내와 해안도로 주변 식당을 함께 찾기 좋다.
'봉포머구리집'은 영랑호에서 멀지 않은 해안도로에 있는 물회 전문점이다. 잠수부를 뜻하는 '머구리'라는 이름처럼 해산물을 올린 물회 메뉴로 알려져 있다. 전복해삼물회는 전복과 해삼, 여러 횟감을 차가운 육수에 담아 내는 메뉴다.
생선조림을 먹고 싶다면 영랑호 인근의 '고궁회관'을 추천한다. 가오리조림과 코다리조림, 갈치조림 등을 내는 곳으로, 속초 시민들도 자주 찾는 식당으로 알려져 있다. 가오리조림은 매콤한 양념에 익힌 가오리살과 무를 함께 먹는 메뉴다.
동명동 주택가 골목에 있는 '정든식당'은 장칼국수로 알려진 곳이다. 고추장과 된장을 풀어 낸 붉은 국물에 직접 만든 면을 넣어 끓인다. 국물에 계란이 풀어져 칼칼한 맛이 부드러워지고, 산책 뒤 가볍게 식사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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