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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기온이 30도를 가볍게 넘나드는 7월 중순, 도심 아스팔트 위로 뜨거운 열기가 그대로 내려앉는다. 이런 날씨에 그늘 하나 없는 곳을 걷는다는 건 누구에게나 부담스러운 일이다. 반대로 물가를 낀 숲길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충북 괴산군에 자리한 산막이옛길은 괴산호를 따라 완만한 데크길이 이어지는 산책 코스다. 주말이면 하루 1만 명 안팎의 방문객이 찾을 만큼 인기가 많고, 한국관광 100선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괴산댐이 만든 호수, 되살아난 옛길
산막이옛길은 오봉산 자락을 배경으로 괴산호를 따라 이어지는 산책길이다. 1957년 국내 기술로 준공된 괴산댐이 계곡을 막으면서 지금의 호수가 생겼고, 이 물빛이 길 전체의 풍경을 만든다.
원래는 사오랑 마을에서 산막이 마을까지 이어지던 10리 옛길이었다. 한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며 잊혀 갔지만, 괴산군이 마을 주민의 삶이 남은 흔적을 살려 다시 길을 열었다.
자연 훼손을 줄이기 위해 대부분의 구간에는 나무 데크 공법을 적용했다. 숲과 계곡, 호수 수변의 풍경도 최대한 남겨둬 옛 산골길의 분위기를 느끼며 걸을 수 있다.
두 갈래 코스, 고인돌부터 전망대까지
코스는 체력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단거리는 2.9㎞로 약 2시간, 장거리는 4.4㎞로 약 3시간이 걸리며 편도 완주에는 1시간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단거리 코스에도 볼거리는 충분하다. 단군 신화와 이어지는 고인돌 쉼터, 스릴을 더하는 소나무 출렁다리, 계절마다 색이 달라지는 진달래동산이 구간마다 놓여 있다.
장거리 코스를 택하면 등잔봉에 올라 괴산호 전체를 넓게 내려다볼 수 있고, 한반도 전망대에서는 호수 너머 산세가 한반도 지형을 닮은 모습으로 펼쳐진다. 길 안에는 고인돌쉼터, 연리지, 소나무동산, 정사목, 노루샘, 연화담, 망세루, 호랑이굴, 매바위, 여우비 바위굴 등 26곳의 명소가 자리하고 있어 걷는 내내 볼거리가 이어진다.
유람선과 모터보트로 즐기는 여행
걸어 들어간 길을 다시 되돌아 나오기 부담스럽다면, 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종착지 선착장에서 출발지 방향으로 이동하는 편도 유람선은 1인 5000원이다.
괴산호 곳곳을 둘러보며 산세를 감상하는 관광형 유람선은 대인 7000원, 소인 5000원이다. 더 빠른 속도를 원하는 방문객을 위한 모터보트는 대인 1만 원, 소인 8000원에 운영된다. 숲길에서 바라본 괴산호와 물 위에서 올려다본 산자락은 서로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운항 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연중무휴로 운영되지만 날씨와 현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방문 전, 미리 확인하는 편이 좋다. 주말에는 오후로 갈수록 유람선 대기가 길어질 수 있다. 오전 이른 시간에 산책을 시작한 뒤, 돌아오는 길에 배를 이용하는 동선이 비교적 수월하다.
산막이옛길 인근에서 만나는 한 끼
산책로 대형 주차장 인근에는 35년째 이어온 식당 '괴산산막이매운탕 괴산본점'이 자리하고 있다. 메기와 빠가사리를 생물 상태로 손질해 끓여내는 매운탕이 이 식당의 대표 메뉴로, 자연산 빠가사리를 사용하고 국물에는 수제 반죽 수제비가 함께 들어간다. 직접 담근 된장과 고추장, 국내산 고춧가루를 써서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국물 맛을 낸다.
매운탕 외에도 능이토종닭백숙, 오리백숙, 토종닭볶음탕, 자연산버섯찌개, 도리뱅뱅 등 메뉴가 다양해 가족 단위나 단체 모임으로도 찾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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