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니고 한국입니다…” 영화 타짜·장군의 아들 촬영지로 유명한 국내 명소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 전경.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 전경.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여름 여행에서는 관람 시간표를 미리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다. 실내 냉방이 되는 시설과 달리 야외를 걸어야 하는 문화유산 답사는 기온이 내려가는 시간대를 고르는 편이 좋다. 하지만, 관람 시간이 짧은 곳이 많아 일정을 짜다가 포기하는 경우도 생긴다.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전북 군산 신흥동에 남아 있는 일제강점기 목조 저택이 관람 시간을 오후 7시까지 늘리면서, 더위가 가라앉는 저녁 시간대에도 둘러볼 수 있게 됐다.

포목점 운영하던 일본인이 지은 목조 저택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 / ⓒ한국관광콘텐츠랩-임태진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 / ⓒ한국관광콘텐츠랩-임태진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은 일제강점기 군산 일대에서 포목점과 소규모 농장을 함께 운영하며 군산부협의회 의원을 지낸 일본인 히로쓰 게이사브로가 지은 집이다. '히로쓰 가옥'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왔고, 2005년 6월 18일 국가등록문화재 제183호로 이름을 올렸다.

해방 이후 이 건물은 적산가옥으로 분류돼 옛 호남제분의 이용구 사장 명의로 넘어갔고, 지금까지 한국제분 소유로 남아있다. 영화 '장군의 아들', '타짜', '바람의 파이터' 등 여러 작품이 이곳에서 촬영되기도 했다.

ㄱ자로 이어진 두 채, 정원 사이 석등 한 점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 전경.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 전경.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건물은 일본식 목조 2층 두 채가 'ㄱ'자 형태로 서로 이어지는 배치로 지어졌다. 벽은 심벽 위에 목재 비늘판벽과 회벽을 덧대 마감했고, 지붕은 박공지붕과 합각지붕에 기와를 얹었다. 자연석을 깐 기단 위에 방형 초석을 놓고 가느다란 사각기둥을 세운 방식이 눈길을 끈다.

두 건물 사이에는 일본식 정원이 조성돼 있고, 그 가운데 큼직한 석등 한 점이 놓여 있다. 1층에는 온돌방, 부엌, 식당, 화장실이 배열돼 있으며, 중복도를 따라 걷다 보면 2층으로 오르는 계단과 마주친다.

2층에는 일식 다다미방 2칸이 남아 있고, 오시이레와 도코노마가 함께 설치돼 있다. 온돌과 다다미가 같은 건물 안에 섞여 있는 배치는 당시 일본인 지주 계층의 생활 방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문화재 보호를 위해 실내는 공개하지 않으며, 방문객은 외부와 정원만 둘러볼 수 있다.

관람시간 2시간 늘려 오후 7시까지 개방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 설명 표지판.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 설명 표지판.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지난 10일부터 9월 27일까지 신흥동 일본식 가옥의 관람시간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로 늘어났다. 기존에는 오후 5시에 문을 닫았는데, 폭염을 피해 늦은 오후에 원도심을 찾는 방문객이 국가유산을 둘러볼 수 있도록 시간을 조정했다. 평소 운영시간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이며,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관이다.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은 원도심에 모여 있는 다른 근대문화유산과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이 가옥을 기점으로 주변 골목을 도는 도보 코스를 짜면, 반나절 일정으로도 무리 없이 둘러볼 수 있다. 목조 건물 사이로 저녁 빛이 스며드는 시간대에 걷으면, 낮과는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원도심 곳곳에 남아 있는 근대 건축물도 함께 살펴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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