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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특보가 이어지는 날, 아스팔트 위로 열기가 올라오는 시간에도 지하로 들어서면 공기가 달라진다. 울산 남구 남산로 일대에 있는 한 동굴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바깥 기온과 상관없이 벽면을 따라 내려오는 서늘한 공기가 몸을 감싼다.
이곳은 태화강 동굴피아로, 일제강점기 군수물자를 보관하던 인공 동굴을 활용해 만든 관람 시설이다. 산을 뚫고 지나가는 터널형 동굴이 아니라 중간에서 되돌아 나오는 형태의 동굴 4기가 남아 있으며, 내부에는 조명과 전시물을 더해 관람 공간으로 꾸몄다.
태화강 동굴피아, 군수물자 창고에서 관람 시설로
태화강 동굴피아는 일제강점기인 1942년 태평양전쟁 준비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당시 일본군은 울산비행장을 군용 비행장으로 바꾸면서 군량미와 항공유 등을 보관할 공간이 필요했고, 남산 자락에 여러 개의 인공 동굴을 뚫었다. 이렇게 남은 동굴 4기를 울산 남구청이 정비했고, 2017년 7월 개장한 곳이 지금의 태화강 동굴피아다.
부지 면적은 1만 9800㎡ 규모다. 너비는 1.5m부터 5.5m까지, 높이는 1.8m부터 4.2m까지, 길이는 16m부터 62m까지 동굴마다 서로 다르다. 관람객이 걷는 전체 동선은 1.2㎞에 이른다.
동굴마다 다른 테마 구성
제1동굴부터 제4동굴까지 각각 다른 내용을 담았다. 제1동굴은 일제강점기 울산의 생활상과 강제 노역, 삼산비행장 수탈 역사를 알려주는 역사체험 공간으로 쓰인다. 실제 작업 흔적이 남아 있어, 아이와 함께 근현대사를 짚어보기에 알맞다.
제2동굴은 어드벤처 테마로 꾸며졌다. 천장과 벽면을 따라 조명이 이어지는 은하수 터널이 있고, 호랑이·사슴·부엉이 형상을 한 발광 조형물과 곤충 표본 전시도 함께 배치돼 있다. 제3동굴에서는 디지털 스케치 아쿠아리움이 운영된다. 관람객이 직접 색칠한 그림이 화면 속 물고기처럼 나타나는 체험 공간이다. 제4동굴은 계절이나 행사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는 포토존으로 활용된다.
동굴 입구까지 가는 길에도 볼거리가 있다. 주차장에서 입구까지는 도보로 10분 정도 걸리는데, 이 구간에 편백나무 숲길이 이어져 있다. 입구 근처에는 인공폭포와 분수도 설치돼 있어, 동굴에 들어가기 전부터 청량한 분위기를 접할 수 있다. 동굴 내부에는 자판기를 갖춘 무인 휴게 공간도 마련돼 있다.
입장료와 운영시간
태화강 동굴피아는 화요일~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매주 월요일과 설날, 추석 당일은 정기 휴무다. 또한 폭우나 폭설 등 기상 상황에 따라 운영시간이 조정될 수 있다.
입장료는 개인 기준 성인 2000원, 청소년과 군인 1500원, 어린이 1000원이다. 20명 이상 단체는 성인 1500원, 청소년과 군인 1000원, 어린이 500원이다. 만 65세 이상, 36개월 미만 영유아, 국가유공자, 독립유공자, 장애인은 무료로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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