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서 내리자마자 공기가 달라집니다… 해발 600m 초원에 펼쳐진 고지대 힐링 명소
해발 600m 고지에 위치한 화랑의 언덕 명상바위. / 경주시
해발 600m 고지에 위치한 화랑의 언덕 명상바위. / 경주시

경주 시내에서 산내면 방향으로 차를 몰고 가면 논밭과 마을이 보이던 풍경이 점차 굽이진 산길로 바뀐다. 길을 따라 해발 600m 안팎의 단석산 자락까지 올라가면 넓은 잔디밭으로 둘러싸인 경주 화랑의 언덕에 닿는다. 과거 청소년 수련원과 목장으로 쓰였으며, 지역 주민들에게는 오랫동안 ‘OK목장’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했던 곳이다.

예능 프로그램 '캠핑클럽' 촬영지로 소개된 뒤 드라마 '나쁜 엄마'에도 등장하면서 여행객 사이에 이름이 알려졌다. 

김유신과 단석산, 언덕 이름에 담긴 이야기

단석산 자락에 자리한 화랑의 언덕. / 경주시
단석산 자락에 자리한 화랑의 언덕. / 경주시

화랑의 언덕이라는 이름은 신라 화랑 김유신이 젊은 시절 단석산에서 무예를 익혔다는 전승과 맞닿아 있다. 김유신이 수련하던 중 검으로 큰 바위를 내리쳐 둘로 갈랐고, 이후 산이 '돌을 끊은 산'이라는 뜻의 단석산으로 불리게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신라 시대 화랑은 무예와 학문을 익히며 몸과 마음을 단련하던 청소년 조직이었다. 단석산 일대도 화랑들이 수련하던 장소로 여러 기록과 구전 속에 남아 있다. 현재의 화랑의 언덕이라는 이름 역시 단석산에 전해지는 김유신 이야기와 화랑 수련지의 역사를 담아 붙여졌다.

계절마다 풍경이 달라지는 고원 초지

화랑의 언덕은 고원 초지 위를 거닐며 시원한 바람과 함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 경주시
화랑의 언덕은 고원 초지 위를 거닐며 시원한 바람과 함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 경주시

화랑의 언덕은 계절에 따라 초원의 모습이 크게 달라진다. 여름에는 초록빛 잔디 사이로 해바라기가 피어 언덕 곳곳을 노랗게 물들이고, 가을에는 은빛 억새가 바람을 따라 흔들리며 넓은 들판을 채운다. 겨울이 찾아오면 마른 풀과 탁 트인 하늘이 어우러져 여름이나 가을과는 또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해발 600m 안팎의 고지대에 자리해 한여름에도 경주 시내보다 기온이 낮은 편이며, 언덕을 가로지르는 바람도 자주 분다. 햇볕이 강한 낮에도 그늘에서 쉬거나 잔디밭 주변을 걷기 좋아 무더운 날 경주 외곽으로 나들이를 떠나는 사람이 많이 찾는다.

언덕 끝 명상바위에서 바라보는 학동마을

명상바위 아래로는 굽이진 산맥에 포근하게 안긴 학동마을과 논밭의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 경주시
명상바위 아래로는 굽이진 산맥에 포근하게 안긴 학동마을과 논밭의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 경주시

화랑의 언덕 끝자락에는 명상바위가 있다. 바위 위에 서면 내남면 학동마을의 계단식 논이 발아래로 내려다보이고, 멀리 겹쳐진 산줄기와 넓은 하늘까지 한눈에 담긴다. 이른 아침에는 산 사이로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일출을 촬영하려는 방문객도 새벽부터 이곳을 찾는다.

다만 명상바위 아래쪽은 경사가 가파르고 난간이 없는 구간도 있어 사진을 찍을 때 주변을 잘 살펴야 한다. 어린아이와 함께 방문한다면 바위 가장자리로 가까이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네와 조형물, 저수지까지 둘러보는 산책 코스

푸른 초원 곳곳에는 어린 왕자를 비롯한 아기자기한 조형물들이 설치돼 있다. / 한국관광공사
푸른 초원 곳곳에는 어린 왕자를 비롯한 아기자기한 조형물들이 설치돼 있다. / 한국관광공사

화랑의 언덕 곳곳에는 초원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대형 그네와 의자 조형물, 어린 왕자를 본뜬 조형물이 놓여 있다. 넓은 잔디밭과 단석산 능선이 함께 보여 별도로 촬영 구도를 잡지 않아도 초원 풍경을 사진에 담기 좋다.

풍경을 감상하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아담한 수변 데크와 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 한국관광공사
풍경을 감상하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아담한 수변 데크와 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 한국관광공사

언덕 아래 저수지 주변에는 테이블과 벤치가 마련돼 있어 산책을 마친 뒤 도시락을 먹거나 잠시 쉬어갈 수 있다. 저수지 앞에 서면 잔디밭과 물빛, 산자락이 한눈에 들어오며, 조형물보다 넓게 트인 초원과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방문객이 많다.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이용 정보

화랑의 언덕은 명상바위에 앉아 탁 트인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 한국관광공사
화랑의 언덕은 명상바위에 앉아 탁 트인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 한국관광공사

화랑의 언덕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별도의 정기 휴무일은 없다. 입장료는 성인 1인 2000원이며, 7세 이하 어린이는 무료다. 반려견과 함께 입장할 경우 한 마리당 2000원의 요금이 추가된다.

전용 주차장이 마련돼 있으며, 주차장에서 언덕 정상부까지는 걸어서 약 20분이 걸린다. 오르막 구간이 포함돼 있어 걷기 편한 신발을 신고 물과 모자를 챙기는 편이 좋다.

화랑의 언덕 산책 뒤 들르기 좋은 식당 3곳

화랑의 언덕에서 산책을 마친 뒤에는 서면과 건천읍, 내남면 쪽으로 이동하며 식사할 수 있다. 따뜻한 국수부터 쫄면, 회덮밥까지 메뉴가 서로 달라 이동 방향과 식사 시간에 맞춰 고르기 좋다.

경주 시내에서 산내면으로 오가는 길에는 서면의 '아화전통국수 본점'이 있다. 50년 넘게 햇볕과 바람으로 말린 국수를 만들어온 제면소에서 운영하는 식당으로, 멸치 육수를 부은 잔치국수와 매콤한 비빔국수를 판매한다. 직접 말린 면은 쉽게 퍼지지 않고 쫄깃하며, 고기와 부추를 넣은 만두도 함께 주문할 수 있다. 

건천읍의 '감로당'은 쫄면으로 알려진 오래된 식당이다. 매콤하고 새콤한 양념에 비벼 먹는 비빔쫄면과 멸치 육수를 부어 내는 온쫄면을 판매한다. 더운 날에는 비빔쫄면을 먹기 좋고, 바람이 차거나 따뜻한 국물을 찾는 날에는 온쫄면을 고를 수 있다.

내남면 방향으로 내려간다면 '용산회식당'에서 회덮밥을 맛볼 수 있다. 제철 생선회를 채소와 함께 담아 내며, 초고추장을 넣어 밥과 비벼 먹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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