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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말, 낮 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오르면서 에어컨 아래를 벗어나기 꺼려진다. 이런 날씨에도 차 한 대만 있으면 반나절 만에 다녀올 수 있는 곳이 충남 논산시 강경읍 북옥리 금강변에 자리해 있다. 해발 44m에 불과한 나지막한 봉우리인데, 정상까지 걸어 올라가는 시간이 길지 않아 부담이 적다. 이곳의 이름은 '옥녀봉'이다.
높이만 놓고 보면 웬만한 야산보다도 낮지만, 봉우리 주변이 온통 평야 지대로 둘러싸여 있어 시야를 가리는 것이 없다. 논산시가 꼽은 논산 8경 가운데 하나인데, 이곳에 이름을 올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옥녀봉, 조선시대 통신 시설이 남아 있는 봉우리
옥녀봉 정상부에는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이 조성돼 있고, 그 안에 송재정이라는 정자와 옛 봉수대 터가 남아 있다.
이 봉수대는 조선시대에 전북 익산 광두원산에서 보내는 신호를 받아, 황화산성과 노성봉수로 다시 전달하던 군사 통신 시설이었다. 강경이라는 지역이 내륙 수운의 요충지였던 만큼, 외적 침입이나 위급한 상황을 빠르게 알리는 역할을 맡았던 셈이다.
송재정에 올라서면 강경 읍내 전경과 금강 물줄기가 막힘없이 눈에 들어온다. 사방이 트여있어 논산 평야 전체가 시야에 걸리고, 맑은 날에는 이웃한 부여와 익산 쪽 지형까지 확인할 수 있다.
옥녀봉 아래에는 국내 최초 침례교회 예배터가 옛 모습으로 남아 있다. 구한말 서구 종교가 내륙으로 전해지던 강경의 역사를 보여주는 곳이다. 서로 다른 시대의 유적을 한 번에 둘러볼 수 있어 방문객의 발길도 이어진다.
옥녀봉 지명과 관련된 세 가지 전설
옥녀봉이라는 이름과 관련해 전해지는 이야기는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마을을 지키는 여자 산신이 이웃 마을 남자 산신의 침입을 물리쳤다는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동생을 뒷바라지하던 옥녀가 산신령의 도움으로 소원을 이루고 스스로 산이 됐다는 이야기다. 나머지 하나는 옥녀가 정절을 지키다 강에 몸을 던져 세상을 떠났다는 내용이다.
또한 강경에서는 보름날 밤 하늘의 선녀들이 이곳에 내려와 경치를 즐기고 강물에 몸을 씻고 놀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실제로 옥녀봉이라는 지명은 전국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고,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이야기가 붙어 전해진다.
옥녀봉은 별도의 개방 시간 없이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입장료 없이 언제든 들를 수 있고, 차량 이용 시 이용할 수 있는 주차 공간도 마련돼 있다. 공원 안에는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어 이용에 불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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