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지어졌는지 아직도 모른다… 하루아침에 세워졌다는 천불천탑 명소
화순 운주사 석불. / ⓒ한국관광콘텐츠랩-강시몬
화순 운주사 석불. / ⓒ한국관광콘텐츠랩-강시몬

전남 화순의 야산 분지에는 돌부처와 돌탑이 일정한 배열 없이 산비탈 곳곳에 놓여 있다. 반듯하게 다듬은 일반 사찰의 불상과 달리 얼굴선은 투박하고 몸의 비례도 저마다 달라 처음 보는 사람에게 낯선 첫인상을 남긴다. 바로 화순 운주사 이야기다.

운주사는 나지막한 야산 분지에 자리한 고려시대 절터로, 창건 연대나 조성 배경이 문헌으로 명확히 남아 있지 않아 지금까지도 여러 추측이 오간다. 도선국사가 세웠다는 이야기, 운주 스님이 지었다는 이야기, 마고할미가 만들었다는 이야기까지 다양하게 전해지지만, 통일신라 말 도선국사가 풍수지리를 근거로 지세를 보완하기 위해 세운 비보사찰이라는 설명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운주사, 하룻밤 사이 세워진 천불천탑

화순 운주사 전경. / ⓒ한국관광콘텐츠랩-강시몬
화순 운주사 전경. / ⓒ한국관광콘텐츠랩-강시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도선국사는 하룻밤 사이 1000개의 불상과 1000개의 탑을 세우려 했다. 마지막으로 와불을 일으켜 세우려던 순간, 공사에 지친 동자승이 닭이 울었다고 거짓말을 해 결국 불상은 누운 채로 남게 됐다. 1481년 편찬된 동국여지승람에는 석불과 석탑이 각 1000기씩 있었다고 기록돼 있어, 조선 초기까지는 실제로 그 규모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석불 93구와 석탑 21기 정도만 남아 있지만, 이것만으로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확인되는 천불천탑 신앙의 흔적으로 평가받는다. 절 서쪽 솔숲 산비탈에는 나란히 누운 두 구의 와형석조여래불이 있다. 각각 12.7m와 10.3m 규모로 국내 와불 중 가장 크며, 전남 유형문화재 제273호로 지정돼 있다.

백악기 화산재가 빚은 석탑, X자·도넛 모양까지

화순 운주사 구층석탑.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화순 운주사 구층석탑.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운주사가 자리한 지반은 중생대 백악기 화산 폭발로 쌓인 층상 응회암 지층이다. 이 지층은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대표 지점 중 하나로 꼽히며, 자연 지형과 문화재가 겹쳐 있는 지오 트레일 코스로도 이름이 알려지고 있다.

응회암은 가공이 쉬운 만큼 잘 깨지는 성질도 있어, 석불의 얼굴은 대체로 납작하고 눈·코·입은 선으로 소박하게 새겨졌다. 보물 제796호로 지정된 구층석탑에는 마름모 문양이 촘촘히 새겨져 있고, 그 옆에는 도넛이나 호떡을 층층이 쌓은 듯한 원형다층석탑도 서 있다.

탑 표면에는 X·◇·川 모양의 기하학 문양이 새겨진 경우도 많아, 산책로를 따라 탑마다 다른 무늬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 절 주변은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2017년에는 화순 운주사 석탑군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최종 등재됐다.

여전히 풀리지 않은 운주사 창건 연대

구층석탑/ ⓒ한국관광콘텐츠랩-강시몬
화순 운주사 항공뷰. / ⓒ한국관광콘텐츠랩-강시몬

운주사의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1984년부터 1991년까지 전남대학교 박물관이 네 차례 발굴 조사와 두 차례 학술 조사를 진행했지만, 창건 세력과 조성 배경에 대한 구체적인 확증은 나오지 않았다. 출토된 금동불입상과 순청자, 상감청자, 분청사기 조각, 기와 조각 등을 근거로 늦어도 11세기 초 고려 초기에는 절이 세워졌을 것이라는 추정만 나온 상태다.

고려 중기에서 말기까지 번창했던 것으로 보이는 이 절은 15세기 후반 다시 크게 지어졌다가 정유재란을 거치며 폐찰됐다. 이후 임진왜란으로 훼손된 상태로 남아 있던 사찰은 18세기 들어 자우가 불상과 불탑을 수리하고 약사전을 다시 지으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운주사는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없으며, 연중무휴로 개방된다. 하절기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동절기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넓은 주차장과 문화관광안내소,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 사찰 안에서는 자율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휴식형 템플스테이도 운영되며, 예불과 공양, 스님과의 차담, 천불천탑길 해설 산책 등이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다.

운주사 인근 맛집 '마이킹'

운주사로 향하는 길목에는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돈까스 전문점 '마이킹'이 있다. 넓은 내부 공간과 함께 돈까스, 오므라이스, 우동 등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다.

돈까스에는 마카로니 샐러드, 콩, 오이피클, 양배추샐러드가 곁들여지며, 밥양은 넉넉한 편이다. 또한 오므라이스는 얇은 계란옷과 촉촉한 밥이 특징이며, 우동은 김 가루와 파를 듬뿍 올려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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