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호남의 소금강이 아니었네…" 폭포 지나 현수교와 천년 사찰까지 만나는 여행지
기암절벽을 타고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 / 강천산군립공원
기암절벽을 타고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 / 강천산군립공원

한여름 더위가 거세지는 7월에는 시원한 계곡물과 짙은 숲그늘을 함께 만날 수 있는 여행지가 반갑다. 전북 순창에 있는 강천산 군립공원은 해발 583.7m로 높지 않고, 계곡을 따라 걷기 편한 산책로가 길게 놓여 있다. 

강천산은 1981년 1월 국내 첫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당시 국립공원과 도립공원은 있었지만, 군이 직접 관리하는 군립공원은 강천산이 처음이었다. 이후 순창을 찾는 여행객들이 자주 들르는 곳이 됐으며,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과 걷기 편한 숲길을 찾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다.

국내 첫 군립공원 강천산의 이름과 숲길

울창한 나무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완만한 목재 데크 산책로. / 강천산군립공원
울창한 나무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완만한 목재 데크 산책로. / 강천산군립공원

강천산이라는 이름은 단단한 바위 사이에서 맑은 샘물이 솟는 모습에서 비롯됐다. 두 마리 용이 하늘로 오르는 모습과 닮았다고 해 예전에는 용천산으로 불리기도 했다. 산에는 연대봉과 왕자봉, 선녀봉이 솟아 있고, 봉우리 사이로 연대계곡과 선녀계곡, 황우제골이 길게 뻗어 있다.

전북 순창군 팔덕면에 있는 강천산은 가파른 등산로보다 계곡을 따라 걷는 편안한 숲길로 잘 알려져 있다. 경사가 심하지 않아 어린이나 어르신과 함께 걷기 좋고, 흙길과 나무 데크길이 번갈아 나와 가벼운 운동화를 신고도 둘러볼 수 있다.

병풍폭포에서 구름다리와 구장군폭포까지

웅장한 바위 절벽을 따라 여러 갈래의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병풍폭포의 모습. / 강천산군립공원
웅장한 바위 절벽을 따라 여러 갈래의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병풍폭포의 모습. / 강천산군립공원

삼인대 매표소를 지나 숲길로 들어서면 병풍폭포가 먼저 나타난다. 넓은 바위 절벽을 따라 여러 갈래의 물줄기가 흘러내려 이름처럼 병풍을 펼쳐놓은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폭포 앞에 서면 물소리와 함께 서늘한 기운이 느껴져 한여름에도 잠시 더위를 식히기 좋다.

푸른 숲이 가득한 깊은 계곡 사이를 아찔하게 가로지르는 빨간색 강천산 구름다리. / 강천산군립공원
푸른 숲이 가득한 깊은 계곡 사이를 아찔하게 가로지르는 빨간색 강천산 구름다리. / 강천산군립공원

숲길을 따라 더 올라가면 지상 약 50m 높이에 놓인 구름다리에 닿는다. 다리 위에서는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계곡과 주변 산세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여 건너는 동안 아찔함을 느낄 수 있으며, 다리 중간에서 계곡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방문객도 많다.

산길을 계속 걸으면 높이 약 40m의 구장군폭포가 나온다.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굵은 물줄기와 넓은 소가 어우러져 병풍폭포와는 또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강천사와 삼인대에서 만나는 오래된 이야기

오랜 세월 동안 고즈넉한 사찰의 멋을 지켜온 강천사의 전경.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오랜 세월 동안 고즈넉한 사찰의 멋을 지켜온 강천사의 전경.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계곡 상류의 숲길을 따라가면 강천사가 나온다. 신라시대 도선국사가 세웠다고 전해지는 사찰로, 경내에는 고려 충숙왕 때 세운 오층석탑이 남아 있다. 오층석탑은 전북 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있으며, 강천사의 오랜 역사를 보여주는 유물이다.

사찰과 가까운 삼인대에는 조선시대 이야기가 전해진다. 중종반정 뒤 폐위된 단경왕후 신씨의 복위를 요청하며 세 명의 관리가 상소를 올린 곳이다. 강천산에서는 계곡과 숲길뿐 아니라 강천사와 삼인대를 둘러보며 고려와 조선시대 흔적도 만날 수 있다.

유모차도 이동하는 완만한 숲길과 맨발 걷기 코스

초록빛으로 물든 숲 한가운데에 한 폭의 그림처럼 걸려 있는 빨간 구름다리와 계곡의 전경. / 강천산군립공원
초록빛으로 물든 숲 한가운데에 한 폭의 그림처럼 걸려 있는 빨간 구름다리와 계곡의 전경. / 강천산군립공원

강천산 탐방로는 경사가 크지 않아 어린이나 어르신과 함께 걷기 편하다. 삼선대 팔각정을 지나 황우제골로 돌아오는 코스는 약 5.5km이며, 폭포 구간까지 왕복하면 약 8km다. 계곡을 따라 흙길과 데크길이 이어져 별도의 등산 장비 없이 운동화 차림으로 걸을 수 있다.

유모차와 휠체어도 폭포 주변까지 이동할 수 있어 가족 나들이 코스로 찾는 사람이 많다. 5.5km 코스는 약 2시간, 폭포까지 왕복하는 8km 코스는 쉬는 시간을 포함해 약 3시간에서 3시간 30분이 걸린다.

누구나 발바닥으로 흙의 감촉을 느끼며 맨발로 걷기 좋은 황토 흙길 코스. / 강천산군립공원
누구나 발바닥으로 흙의 감촉을 느끼며 맨발로 걷기 좋은 황토 흙길 코스. / 강천산군립공원

부드러운 흙길에서는 맨발로 걷는 방문객도 쉽게 볼 수 있다. 길이 평탄하고 돌이 많지 않아 천천히 발바닥으로 흙의 감촉을 느끼며 걸을 수 있다. 탐방로 중간에는 발에 묻은 흙을 씻어낼 수 있는 세족장이 마련돼 있어 걷기를 마친 뒤 편하게 정리할 수 있다.

5000원 내면 2000원 돌려받는 강천산 입장료

계곡을 건너는 인도교와 저 멀리 높은 산자락 사이에 걸린 구름다리가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 / 강천산군립공원
계곡을 건너는 인도교와 저 멀리 높은 산자락 사이에 걸린 구름다리가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 / 강천산군립공원

강천산 군립공원은 연중무휴로 문을 연다. 지난 4월부터 오는 10월까지는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 오는 11월~3월까지는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입장할 수 있다. 폭우나 폭설 등 기상 상황에 따라 운영시간이 달라질 수 있어 출발 전 공원 안내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입장료는 성인 5000원, 청소년 4000원이며 20명 이상 단체는 할인 요금이 적용된다. 유료 입장객에게는 2000원 상당의 순창사랑상품권을 지급한다. 순창 지역 식당과 카페, 시장 등에서 사용할 수 있어 성인 기준 실제 부담은 3000원 정도다.

만 6세 이하 어린이와 만 70세 이상 어르신, 장애인, 국가유공자, 순창군민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무료입장이나 할인 대상자는 신분증과 증빙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강천산 나들이 후 들르기 좋은 순창의 맛집 3곳

강천산을 걷고 난 뒤에는 가까운 식당에서 순창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매표소 주변에 있는 '강천풍경식당'은 하산한 뒤 멀리 이동하지 않고 식사하기 좋은 곳이다. 산나물을 넣은 산채비빔밥과 따뜻하게 부친 파전을 주문할 수 있으며, 여러 밑반찬이 함께 나와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다.

순창 고추장을 넣은 고기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순창읍에 있는 '옥천골한정식'을 찾을 수 있다. 고추장 돼지불고기와 소불고기를 연탄불에 구워 내며, 밥과 여러 반찬을 한 상에 차려준다. 

국밥과 순대를 좋아한다면 순창시장 안에 있는 '2대째순대'도 들를 만하다. 뜨거운 뚝배기에 담긴 순대국밥과 선지를 넣은 피순대가 주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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