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를 달려 갈대숲으로 들어갑니다…" 모노레일 타고 즐기는 여름 여행지
순천만국가정원과 습지를 잇는 스카이큐브 탑승장. / 온더투어
순천만국가정원과 습지를 잇는 스카이큐브 탑승장. / 온더투어

한여름 순천만은 초록빛 갈대와 넓은 갯벌이 맞닿아 계절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바람이 불 때마다 갈대밭이 잔잔하게 흔들리고, 물이 빠진 갯벌에서는 짱뚱어와 칠게 같은 생물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짭조름한 바다 냄새가 섞인 바람까지 불어와 도심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시원한 분위기를 만든다.

서천과 고창, 신안, 보성·순천 갯벌은 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순천만습지와 순천만국가정원은 넓은 갈대밭과 갯벌을 한 번에 둘러볼 수 있어 여름철 자연 여행지로 꾸준히 찾는 곳이다. 

아파트 숲이 습지 가까이 다가오자 순천시가 내린 선택

평화롭게 펼쳐진 순천만 습지와 드넓은 갈대밭 전경. / 온더투어
평화롭게 펼쳐진 순천만 습지와 드넓은 갈대밭 전경. / 온더투어

순천은 여수와 광양 산업단지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이 사는 도시다. 교육과 문화, 상업 시설이 늘면서 도심도 남쪽으로 넓어졌고, 아파트와 건물은 순천만습지 가까이까지 들어섰다. 개발 구역이 갯벌과 갈대밭 쪽으로 계속 내려오자 순천시는 도심과 습지 사이에 넓은 녹지를 만들기로 했다.

약 30만 평의 땅에 나무와 꽃을 심어 도시의 확장을 막고, 순천만습지를 지킬 공간을 남겨둔 것이 지금의 순천만국가정원이다. 시민과 여행객이 산책하며 쉬는 정원이지만, 처음부터 관광지만을 목적으로 만든 곳은 아니었다. 아파트와 도로가 습지 가까이 들어오지 않도록 중간에 넓은 정원을 둔 것이다.

순천만을 보호하려고 만든 공간은 시민과 여행객이 찾는 정원으로 커졌고, 이후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됐다.

나무 데크길 끝에서 만나는 순천만 갯벌 생물

갈대숲을 따라 이어진 운치 있는 나무 데크 산책로. / 온더투어
갈대숲을 따라 이어진 운치 있는 나무 데크 산책로. / 온더투어

여름의 순천만습지에 들어서면 초록빛 갈대숲 사이로 나무 데크길이 길게 이어진다. 바람이 불 때마다 갈대 잎이 서로 스치는 소리가 들리고, 길을 따라 걷는 동안 넓은 갯벌과 물길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갈대밭을 가로지르는 무진교를 건너면 생태체험선이 출발하는 대대선착장에 닿는다.

생태체험선은 바닷물이 오가며 만든 S자 수로를 따라 순천만 안쪽으로 들어간다. 배 위에서는 물가를 붉게 물들이는 칠면초 군락과 갯벌 곳곳에 난 작은 구멍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칠게와 짱뚱어는 물이 빠진 갯벌에서 먹이를 먹고 구멍 속에 몸을 숨기며 살아간다. 데크길과 생태체험선을 이용하면 갯벌에 직접 들어가지 않고도 작은 생물들의 생활 모습을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다.

4.6km 구간을 10분 만에 이동하는 스카이큐브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는 서로 거리가 떨어져 있어 두 곳을 모두 걸어서 둘러보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방문객이 편하게 오가면서 습지 주변의 차량 이동을 줄일 수 있도록 도입한 교통수단이 소형 무인궤도차 스카이큐브다.

스카이큐브는 정원역에서 순천만역까지 약 4.6km 구간을 운행하며 편도 이동 시간은 약 10분이다. 전기로 움직여 운행 중 매연이 나오지 않고, 지상보다 높은 전용 궤도를 달리기 때문에 도로 교통과 겹치지 않는다.

차량에 탑승하면 창밖으로 동천과 주변 들판을 내려다볼 수 있다. 국가정원에서 순천만습지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순천의 들녘까지 함께 볼 수 있어 두 관광지를 잇는 교통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30만 평 넘는 국가정원 편하게 둘러보는 방법

푸른 습지 위 목재 다리를 신나게 건너는 아이들 모습. / 순천만국가정원
푸른 습지 위 목재 다리를 신나게 건너는 아이들 모습. /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국가정원은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 당시 목표였던 400만 명을 넘어섰고, 2023년 열린 두 번째 박람회에는 1000만 명에 가까운 관람객이 찾았다. 당초 예상했던 800만 명보다 많은 인원이 다녀간 뒤에도 정원과 습지를 찾는 발길은 계속되고 있다.

다만 30만 평이 넘는 정원을 처음부터 끝까지 걸어서 둘러보기는 쉽지 않다. 햇볕이 강한 여름에는 무리하게 오래 걷기보다 관람차를 함께 이용하는 편이 좋다. 입장한 뒤 관람차를 타고 정원을 한 바퀴 돌아보면 전체 규모와 구역별 위치를 먼저 파악할 수 있다.

산길을 20분 오르면 한눈에 들어오는 순천만 해안선

순천만습지의 넓은 갯벌과 갈대밭을 한눈에 보고 싶다면 용산전망대로 올라가면 된다. 갈대밭 사이 나무 데크길을 지나 산길로 접어든 뒤 약 20분 정도 걸으면 전망대에 닿는다. 오르막이 이어지지만 길이 길지 않고, 숲 사이로 바람이 불어와 한여름에도 잠시 숨을 고르며 걸을 수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굽은 해안선과 넓은 갯벌, 갈대밭이 한꺼번에 눈에 들어온다. 바닷물이 드나들며 만든 S자 수로는 순천만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풍경 가운데 하나다. 수로 위로 생태체험선이 지나가는 시간에는 갯벌과 배가 한 화면에 담겨 사진을 찍으려는 방문객도 많다.

그늘 적은 갯벌과 정원에서 꼭 챙겨야 할 준비물

데크 난간 너머로 바라본 순천만 습지의 푸른 자연 풍경. / 온더투어
데크 난간 너머로 바라본 순천만 습지의 푸른 자연 풍경. / 온더투어

순천만습지와 순천만국가정원은 야외에서 오래 걷는 구간이 많다. 갯벌 주변과 정원 일부는 그늘이 적어 한여름 낮에는 햇볕을 피하기 어렵다. 챙이 넓은 모자나 양산을 준비하고, 걷는 중간마다 마실 수 있도록 물도 넉넉히 챙겨야 한다. 정오 무렵을 피해 오전이나 늦은 오후에 찾으면 더위에 지치지 않고 천천히 둘러볼 수 있다.

순천만습지에 들어선 뒤에는 나무 데크길을 따라 이동해야 한다. 갈대밭이나 갯벌 안으로 들어가면 서식지가 훼손될 수 있고, 칠게와 짱뚱어를 잡거나 손으로 만지는 행동도 삼가야 한다. 갯벌 생물은 가까이 다가가기보다 데크 위에서 눈으로 살펴보는 편이 좋다.

순천만 탐방 뒤 들르기 좋은 주변 식당 3곳

순천만습지와 순천만국가정원은 걷는 구간이 길어 관람을 마칠 무렵이면 식사할 곳을 찾게 된다. 습지 주차장과 대대선착장 주변에는 꼬막과 짱뚱어 등 순천에서 많이 먹는 재료를 내세운 식당이 모여 있고, 국가정원 서문 근처에서는 도토리 요리도 맛볼 수 있다.

대대선착장 인근의 '순천만갈대밭식당'은 꼬막정식과 짱뚱어탕을 주로 내며, 꼬막무침을 밥에 비벼 먹은 뒤 짱뚱어탕을 곁들이는 손님이 많다. 순천만습지를 둘러본 뒤 멀리 이동하지 않고 식사하기 좋아 탐방 일정을 마친 뒤 들르기 편하다.

순천만습지 주차장 앞에 있는 '일품식당'은 게장과 꼬막정식을 주문하면 간장게장과 양념게장, 삶은 꼬막, 김치와 나물 반찬이 함께 나온다. 

순천만국가정원 서문 쪽에 있는 '나눌터'는 도토리묵무침과 도토리전, 묵사발 등을 코스로 낸다. 꼬막이나 게장보다 담백한 음식을 찾거나 아이와 함께 식사할 때 들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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