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들어가 배 타고 나옵니다…" 여름에 가기 좋은 괴산호 당일치기 코스
괴산호를 오가는 산막이옛길 유람선 선착장 모습. / 온더투어
괴산호를 오가는 산막이옛길 유람선 선착장 모습. / 온더투어

한여름에는 가파른 등산로보다 물가와 나무 그늘이 이어지는 길이 걷기 편하다. 충북 괴산군 칠성면의 산막이옛길은 괴산호를 따라 숲길을 걷는 코스로, 높은 산을 오르지 않아도 호수와 숲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사오랑마을 주차장에서 출발해 산막이마을 선착장까지 약 4km 이어지며, 편도로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

길은 소나무 숲과 괴산호 사이로 이어진다. 나무가 햇볕을 가려주고 호수 쪽에서 바람이 불어와 여름에도 비교적 걷기 수월하다. 오르내림이 크지 않아 등산이 부담스러운 사람이나 아이와 함께 걷는 가족도 천천히 둘러볼 수 있다.

왕복 걷기가 부담스럽다면 산막이마을 선착장까지 간 뒤 배를 타고 출발지 쪽으로 돌아오면 된다. 갈 때는 숲길에서 괴산호를 바라보고, 돌아오는 길에는 물 위에서 주변 산과 호수를 볼 수 있어 같은 구간을 다시 걷지 않아도 된다.

1950년대 댐 건설로 끊긴 마을길을 다시 이은 10리 산책로

산자락을 따라 은은하게 펼쳐진 괴산호 수변 풍경. / 온더투어
산자락을 따라 은은하게 펼쳐진 괴산호 수변 풍경. / 온더투어

산막이옛길은 사오랑마을과 산막이마을 주민들이 장을 보거나 이웃을 만나기 위해 오가던 길에서 시작됐다. 1957년 괴산댐이 완공되면서 괴산호가 생겼고, 두 마을을 잇던 길 일부도 물에 잠겼다. 이후 산막이마을 주민들은 호숫가 산비탈과 벼랑을 따라 난 좁은 길로 다녀야 했다.

오랫동안 주민들의 생활길로 쓰이던 약 10리 구간은 훗날 산책로로 정비됐다. 기존 길의 모양은 가능한 한 남겨두고, 벼랑과 낭떠러지처럼 걷기 위험한 곳에는 나무 데크와 안전 난간을 설치했다. 주민들이 오가던 좁은 산길은 괴산호와 숲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지금의 산막이옛길로 이어졌다.

나무 데크와 흙길이 번갈아 이어지는 평탄한 수변 코스

산책로 입구에 조성된 '산막이옛길' 글자 조형물. / 온더투어
산책로 입구에 조성된 '산막이옛길' 글자 조형물. / 온더투어

사오랑마을 주차장에서 산막이마을로 향하는 길은 괴산호 가장자리를 따라 완만하게 이어진다. 가파른 오르막이 많지 않아 산행 경험이 적은 사람도 천천히 걸을 수 있으며, 어린아이와 어르신을 동반한 가족도 자주 찾는다.

길을 만들 때는 기존 흙길과 바위 지형을 크게 깎지 않고, 걷기 어려운 구간 위에 나무 데크와 안전 난간을 설치했다. 데크길이 끝나면 흙길이 나오고, 다시 호숫가 데크로 연결돼 바닥의 느낌과 주변 풍경이 조금씩 달라진다. 흙길에서는 소나무 숲을 가까이 지나고, 데크 위에서는 나무 사이로 괴산호를 내려다볼 수 있다.

걷는 중간에는 호수를 향해 놓인 벤치와 평상도 만날 수 있다. 잠시 앉아 물을 마시거나 괴산호 건너편 산자락을 바라보며 쉬어가기 좋다. 오르내림이 크지 않은 길에 쉼터도 여러 곳 있어 서두르지 않고 자신의 속도에 맞춰 걸을 수 있다.

숲속 호랑이굴 지나 물길 내려다보는 한반도 전망대

산막이옛길을 걷다 보면 숲길과 괴산호 주변에 자리한 볼거리를 차례로 만나게 된다. 길 초입의 산기슭에는 커다란 바위 아래로 움푹 들어간 호랑이굴이 있다. 오래전 호랑이가 드나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으로, 굴 안에는 엎드린 호랑이 모형도 놓여 있다.

호랑이굴을 지나 소나무 숲 안쪽으로 들어가면 짧은 출렁다리가 나온다. 다리는 걸음을 옮길 때마다 좌우로 흔들리고, 발아래로 숲 바닥이 내려다보여 잠시 긴장하게 만든다. 구간이 길지 않아 출렁다리를 건넌 뒤 곧바로 숲길을 따라 이동할 수 있다.

숲을 지나 한반도 전망대에 오르면 괴산호와 주변 산자락이 넓게 보인다. 호숫가로 둥글게 뻗어 나온 땅의 모양이 한반도를 닮아 붙은 이름이다. 전망대 앞을 가리는 나무가 많지 않아 괴산호의 물길과 건너편 산등성이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으며, 한반도 모양의 지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방문객도 많다.

호수 위를 가로질러 걷는 아치형 연하협구름다리

괴산호 위를 가로질러 놓인 아치형 연하협구름다리. / 온더투어
괴산호 위를 가로질러 놓인 아치형 연하협구름다리. / 온더투어

산막이마을에 도착한 뒤 괴산호 상류 쪽으로 조금 더 걸으면 하얀 아치가 솟은 연하협구름다리가 보인다. 괴산호 양쪽 기슭을 연결한 다리로, 숲길에서 바라보던 호수 위를 직접 걸어서 건널 수 있다.

다리에 올라서면 사람들의 발걸음과 바람에 따라 바닥이 가볍게 흔들린다. 양옆으로 시야가 열려 있어 괴산호의 물길과 호수를 둘러싼 절벽, 산자락을 넓게 바라볼 수 있다. 산막이옛길에서는 나무 사이로 호수가 보였다면, 다리 한가운데서는 주변을 가리는 것이 없어 괴산호의 넓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바닥 아래로 호수가 내려다보이고 흔들림도 느껴지는 만큼 높은 곳이 무섭다면 난간을 잡고 천천히 건너는 편이 좋다. 다리 건너편에서는 충청도양반길로 들어갈 수 있어 산막이옛길만 걷고 돌아가거나, 걷는 구간을 더 늘려 다음 코스로 이동할 수 있다.

땀 흘린 뒤 선착장에서 배 타고 출발지로 돌아가는 방법

산막이마을까지 약 4km를 걸은 뒤 같은 길을 다시 돌아가는 일이 부담스럽다면 선착장에서 배를 이용하면 된다. 마을 안쪽 선착장에서는 사오랑마을 선착장으로 향하는 유람선과 모터보트가 운항한다. 걸어올 때는 숲길 위에서 괴산호를 내려다봤다면, 돌아갈 때는 호수 한가운데서 산자락과 절벽을 올려다볼 수 있다.

잔잔한 물 위를 천천히 이동하고 싶다면 유람선을 이용하면 된다. 1층과 2층에서 괴산호 풍경을 볼 수 있으며 요금은 어른 7000원, 어린이 5000원이다. 빠른 속도로 호수를 가로지르는 모터보트는 어른 1만 원, 어린이 8000원이다.

배편은 바람이 강하거나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는 운항하지 않을 수 있다. 산막이옛길을 걷기 전 선착장이나 안내소에서 당일 운항 여부와 출발 시간을 확인하는 편이 좋다. 한여름에는 완만한 길이라도 1시간 넘게 걷다 보면 땀이 많이 나므로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고 마실 물도 챙겨야 한다.

괴산호 산책 뒤 들르기 좋은 주변 식당 3곳

산막이옛길을 걷고 배를 타고 사오랑마을 주차장으로 돌아오면 주변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 괴산에서 많이 먹는 올갱이국부터 민물고기 매운탕과 토종닭백숙까지 메뉴가 나뉘어 있어 입맛과 인원에 맞춰 고르기 좋다.

'신토불이맛집'은 직접 담근 된장을 풀어 끓인 올갱이국을 낸다. 된장의 구수한 맛에 올갱이의 쌉싸래한 맛이 어우러져 오래 걸은 뒤 따뜻한 국물이 생각날 때 찾기 좋다. 속을 무겁게 채우기보다 국과 밥으로 편하게 식사하려는 사람에게 잘 맞는다.

얼큰한 음식을 찾는다면 '산막이 세자매'에서 민물고기 매운탕을 먹을 수 있다. 잡어와 빠가사리를 넣고 끓인 매운탕은 소형 기준 5만 원이며, 여러 사람이 함께 나눠 먹기 좋다. 국물과 함께 기본 반찬도 차려져 산책을 마친 뒤 든든하게 식사할 수 있다.

'괴산산막이매운탕 괴산본점'에서는 능이버섯과 토종닭을 오래 끓인 능이 토종닭백숙을 판매한다. 조리 시간이 오래 걸리는 메뉴라 방문 전 예약 여부와 준비 시간을 확인하는 편이 좋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