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마지막 기회…" 8월이 지나면 1년을 기다려야 하는 보령 피서지
화려한 조명과 바람개비 장식이 어우러진 서늘한 갱도 내부. / 보령시청
화려한 조명과 바람개비 장식이 어우러진 서늘한 갱도 내부. / 보령시청

한여름에도 얇은 겉옷을 챙겨야 하는 피서지가 충남 보령에 있다. 성주산 자락에 자리한 보령 냉풍욕장은 바깥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 날에도 입구에 가까워질수록 서늘한 바람이 느껴진다. 주차장에서 산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뜨겁던 공기가 빠르게 식고, 갱도 쪽에서는 차가운 냉기가 계속 흘러나온다.

보령 냉풍욕장은 석탄을 캐던 폐광 갱도를 여름 휴식 공간으로 바꾼 곳이다. 광산이 문을 닫은 뒤 남겨진 갱도에서 찬 공기가 흘러나온다는 점을 살려 통행로와 쉼터를 만들었다. 냉방 장치를 따로 가동하지 않아도 땅속에 머물던 차가운 공기가 바깥으로 나오면서 입구 주변까지 서늘해진다.

전기 없이 갱도에서 흘러나오는 차가운 바람

폐광 갱도에서 흘러나오는 차가운 바람을 느끼며 걷는 관람객들. / 보령시청
폐광 갱도에서 흘러나오는 차가운 바람을 느끼며 걷는 관람객들. / 보령시청

보령 냉풍욕장의 찬바람은 냉방기에서 나오는 바람과 다르다. 폐광 갱도 안에는 한여름에도 12~15도 안팎의 차가운 공기가 머물러 있는데, 바깥 기온이 크게 오르면 갱도 안과 밖의 온도 차이가 벌어지면서 찬 공기가 입구 쪽으로 밀려 나온다.

깊은 갱도와 암반 사이를 지나온 공기는 입구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차갑게 느껴진다. 전기를 사용하는 냉방 시설이 없어도 서늘한 바람이 계속 흘러나오는 이유다. 한낮에는 바깥과 온도 차이가 커 입구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땀이 빠르게 식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얇은 겉옷이 생각날 만큼 서늘해진다.

폭염 속에서 서늘한 공기를 만나는 200m 모의 갱도

옛 광산의 모습과 작업 현장을 재현한 200m 모의 갱도. / 보령시청
옛 광산의 모습과 작업 현장을 재현한 200m 모의 갱도. / 보령시청

보령 냉풍욕장에는 옛 광산의 모습을 재현한 길이 200m의 모의 갱도가 마련돼 있다. 바닥을 평탄하게 정비하고 내부에 조명을 설치해 안전모를 쓰지 않아도 천천히 걸으며 둘러볼 수 있다. 입구를 지나 안쪽으로 몇 걸음 들어가면 바깥에서 흘린 땀이 금세 식을 만큼 공기가 차가워진다.

갱도 안은 한여름 바깥 기온보다 15도 이상 낮을 때도 있어 오래 머물면 팔과 어깨가 서늘해진다. 처음에는 시원하게 느껴지지만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한기가 강해져 얇은 겉옷을 챙겨야 편하게 관람할 수 있다.

벽면에는 과거 보령 지역 광산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물과 작업 장면을 재현한 시설이 놓여 있다. 바위 사이에서 떨어지는 물소리와 갱도를 타고 들어오는 찬바람을 느끼며 걷다 보면 폐광이 여름 피서 공간으로 바뀐 과정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큰 온도 차에 대비해 얇은 겉옷 챙겨야 한다

냉풍욕장에서 방문객들이 동굴형 쉼터에 앉아 영상을 보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 보령시청
냉풍욕장에서 방문객들이 동굴형 쉼터에 앉아 영상을 보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 보령시청

보령 냉풍욕장은 바깥과 내부의 온도 차가 커 옷차림에 신경 써야 한다. 한여름 바깥은 30도를 넘지만 갱도 안은 12~15도 안팎을 유지해 짧은 소매만 입고 오래 머물면 몸이 금세 차가워질 수 있다. 처음에는 시원하게 느껴져도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팔과 어깨가 서늘해지고, 땀이 식은 뒤에는 추위가 더 크게 느껴진다.

냉풍욕장에 들어가기 전 얇은 카디건이나 바람막이를 챙기면 체온이 빠르게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어린아이와 어르신은 추위를 더 쉽게 느낄 수 있으므로 긴 바지와 겉옷을 미리 준비하는 편이 좋다. 관람 도중 몸이 떨리거나 손발이 차가워지면 무리해서 계속 걷지 말고 바깥으로 나와 잠시 쉬어야 한다.

폐광의 찬바람으로 키운 보령 양송이버섯 직판장

갱도 찬바람으로 재배한 보령 양송이버섯 직판장 모습. / 보령시청
갱도 찬바람으로 재배한 보령 양송이버섯 직판장 모습. / 보령시청

모의 갱도를 둘러보고 밖으로 나오면 냉풍욕장 주변에 마련된 양송이버섯 직판장을 만날 수 있다. 보령에서는 폐광 갱도에서 흘러나오는 찬 공기를 양송이버섯 재배에 이용한다. 한여름에도 서늘한 재배 환경을 유지할 수 있어 냉풍욕장과 함께 보령 폐광 지역을 알리는 먹거리로 자리 잡았다.

직판장에서는 현지에서 수확한 양송이버섯을 바로 구매할 수 있다. 갓 수확한 버섯은 단단하고 수분감이 있으며, 볶음이나 구이, 수프 등 여러 음식에 넣어 먹기 좋다. 냉풍욕장 관람을 마친 뒤 집에서 먹을 버섯을 사거나 가족과 지인에게 건넬 간단한 선물을 마련할 수 있다.

갱도 찬물에 발 담그는 야외 족욕장

양송이버섯 직판장을 지나면 갱도 안에서 흘러나온 물을 받아 만든 야외 족욕장이 나온다. 한여름 햇볕 아래에서도 물은 손을 오래 담그기 어려울 만큼 차갑다. 발을 넣는 순간 발가락 끝부터 찬 기운이 올라오며, 모의 갱도를 걷고 난 뒤 뜨거워진 발과 다리를 식힐 수 있다.

족욕장에는 여러 사람이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어 가족이나 일행과 함께 잠시 쉬어갈 수 있다. 처음부터 발을 오래 담그기보다는 짧게 넣었다 빼기를 반복하며 찬물에 적응하는 편이 편하다. 주변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음료와 농산물 간식을 판매하고 있어 족욕을 마친 뒤 간단히 먹으며 쉬었다 갈 수 있다.

8월 31일까지 무료로 문 여는 여름 피서 코스

보령냉풍욕장 제1주차장 안내 표지판과 진입 계단. / 보령시청
보령냉풍욕장 제1주차장 안내 표지판과 진입 계단. / 보령시청

보령 냉풍욕장은 갱도에서 찬바람이 나오는 여름에만 운영한다. 바깥 기온이 갱도 안보다 높아져야 지하에 머물던 찬 공기가 입구 쪽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올해는 지난 6월 27일부터 오는 8월 31일까지 문을 열며, 이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주차장과 모의 갱도, 야외 족욕장은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별도의 입장권이나 사전 예약 없이 갱도를 둘러보고 족욕장과 양송이버섯 직판장까지 함께 돌아볼 수 있어 가족 나들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주말과 휴가철 한낮에는 더위를 피해 찾아온 차량과 방문객이 몰리면서 입구가 붐빌 수 있다. 혼잡을 피하려면 문을 여는 오전 시간에 맞춰 도착하고, 출발 전 보령시 안내를 통해 당일 운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산책 전후 들르기 좋은 대천 인근 맛집 3곳

보령 냉풍욕장을 둘러본 뒤 식사할 곳을 찾는다면 대천해수욕장 주변으로 이동할 수 있다. 냉풍욕장에서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찌개와 전골, 국밥, 칼국수 등을 판매하는 식당이 있어 가족 구성원이나 입맛에 따라 메뉴를 고를 수 있다.

부모님과 따뜻한 국물 요리를 먹고 싶다면 '청기와지붕아래'를 찾을 수 있다. 문어와 전복을 넣은 해산물 요리부터 능이버섯과 불고기를 함께 끓여 먹는 전골까지 메뉴가 여러 가지다. 커다란 냄비에 고기와 버섯, 국물이 넉넉하게 나와 냉풍욕장의 찬 공기를 오래 맞은 뒤 따뜻하게 식사하기 좋다.

국밥과 반찬이 함께 나오는 식사를 원한다면 '국본가 한상'을 찾을 수 있다. 진하게 끓인 국밥에 여러 밑반찬을 함께 차려내며, 매장이 넓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나 인원이 많은 일행도 자리를 잡기 편하다.

뜨끈한 칼국수가 생각난다면 '조양칼국수'도 있다. 해물 육수에 면을 넣어 끓인 칼국수와 속을 채운 만두를 함께 주문할 수 있으며, 양이 넉넉해 산책 뒤 허기를 채우기에도 부족하지 않다. 냉풍욕장에서 차가운 바람을 맞은 뒤 따뜻한 국물로 식사를 마치려는 방문객이 자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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