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된 소나무가 끝없이 이어집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은 430ha 천연림
소나무와 활엽수들이 그늘을 만들어주는 고즈넉한 숲길을 한 산책객이 여유롭게 걸어가고 있다. /  숲나들e, AI
소나무와 활엽수들이 그늘을 만들어주는 고즈넉한 숲길을 한 산책객이 여유롭게 걸어가고 있다. /  숲나들e, AI

충남 태안군 안면읍 안면대로를 달리다 보면 바다와 들판 사이로 키 큰 소나무가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길 끝에 있는 안면도 자연휴양림에는 수령 100년 안팎의 안면송이 430ha에 걸쳐 자라고 있다. 오래된 소나무가 넓은 면적에 남아 있는 국내 유일의 소나무 천연림이다.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붉은빛을 띤 굵은 줄기가 산책로 양옆에 줄지어 서 있다. 높은 가지에서 뻗은 잎이 햇볕을 가려 길 대부분이 그늘이고, 바람이 불 때마다 소나무 냄새가 퍼진다.

고려 시대부터 보호해 온 안면도 붉은 소나무 숲

100년 안팎의 안면송들이 산책로 양옆으로 웅장하게 줄지어 서 있다. / 충남산림자원연구소 
100년 안팎의 안면송들이 산책로 양옆으로 웅장하게 줄지어 서 있다. / 충남산림자원연구소 

안면도 자연휴양림의 소나무는 안면송으로 불린다. 줄기가 곧고 속이 단단해 오래전부터 궁궐을 짓거나 배를 만드는 목재로 쓰였다. 껍질과 줄기는 붉은빛을 띠어 숲길에서도 쉽게 구별된다.

목재를 구하려는 벌목이 늘면서 고려 시대부터 나라가 안면도 소나무를 함부로 베지 못하게 막았다. 이후 오랜 세월 숲이 보존됐고, 1965년부터는 충남이 맡아 관리하고 있다.

휠체어와 유모차로도 이동할 수 있는 무장애 산책로

휠체어나 유모차로도 이동하기 편리한 꽃길 산책로와 나무 다리. / 충남산림자원연구소 
휠체어나 유모차로도 이동하기 편리한 꽃길 산책로와 나무 다리. / 충남산림자원연구소 

안면도 자연휴양림 산책로는 경사가 완만하고 바닥이 고르게 정비돼 있다. 전 구간에 나무 데크와 보도블록 경사로가 설치돼 휠체어나 유모차를 밀고 숲길을 둘러볼 수 있다. 가파른 언덕과 울퉁불퉁한 돌길이 적어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나 무릎이 불편한 어르신도 천천히 걷기 편하다.

산책로 주변에는 보춘화와 으름난초, 새우난초, 먹넌출 같은 야생식물이 자란다. 계절에 따라 피는 꽃은 달라지며, 데크를 따라 걷는 동안 길가 가까이에서 숲의 식물을 살펴볼 수 있다.

소나무 숲에서 머무는 숙소와 야외시설

한옥 스타일의 휴양림 숙소 전경. / 충남산림자원연구소 
한옥 스타일의 휴양림 숙소 전경. / 충남산림자원연구소 

산책로 안쪽 고개를 넘으면 소나무 사이에 숲속의 집이 자리한다. 모두 18동으로, 객실에는 난방시설과 욕실, 가스레인지, 싱크대, 냉장고가 갖춰져 있다. 세면도구와 취사도구는 제공되지 않아 숙박객이 직접 챙겨야 한다.

숙박시설 주변에는 잔디광장과 어린이 놀이터, 숲속 교실이 마련돼 있다. 7ha 규모의 시설 구역에는 족구장과 체력단련시설도 있어 가족이나 단체 방문객이 야외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여름에는 야영장도 운영해 텐트를 치고 숲에서 하룻밤을 머무는 일정도 가능하다.

입장권 한 장으로 휴양림과 수목원 함께 관람

붉은 꽃들과 조경 정원이 푸른 능선과 어우러져 화사한 풍경. / 충남산림자원연구소 
붉은 꽃들과 조경 정원이 푸른 능선과 어우러져 화사한 풍경. / 충남산림자원연구소 

안면도 자연휴양림 맞은편에는 5ha 규모의 수목원이 있다. 휴양림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매하면 별도 요금 없이 수목원까지 관람할 수 있다. 입장료는 성인 1000원, 청소년과 군인 800원, 어린이 400원이며 30명 이상 단체에는 할인 요금이 적용된다.

수목원으로 가기 전에는 관리사무소와 함께 운영되는 산림전시관에 들러볼 수 있다. 전시관에는 목재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숲의 역할, 태안반도에서 자라는 식물 등을 다룬 자료 570여 점이 전시돼 있다. 관람을 마친 뒤 휴양림 전망대에 오르면 소나무 숲 너머로 서해 바다가 보인다.

방문 전 확인할 운영 시간

생태 연못 위에 고즈넉하게 설치된 목조 아치형 다리와 주변의 평화로운 수변 정원 모습. / 충남산림자원연구소 
생태 연못 위에 고즈넉하게 설치된 목조 아치형 다리와 주변의 평화로운 수변 정원 모습. / 충남산림자원연구소 

안면도 자연휴양림은 안면대교에서 고남·영목항 방향으로 약 15km 떨어져 있다. 꽃지삼거리를 지나면 오른쪽에 연두색 수목원 펜스가 보이고, 도로 맞은편 왼쪽에 휴양림 주차장 입구가 나온다. 진입로 주변 도로가 굽어 있어 맞은편 차량을 살핀 뒤 좌회전해야 한다.

관람 시간은 지난 3월부터 오는 10월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다. 숲속의 집은 오후 3시부터 입실할 수 있으며 오후 10시 전까지 도착해야 한다. 매주 수요일과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에는 문을 닫는다.

주말 오후에는 주차장과 산책로가 붐빌 수 있어 여유 있게 숲길을 걸으려면 평일이나 주말 오전에 방문하는 편이 좋다.

숲길 산책 뒤 들르기 좋은 태안 음식점 3곳

안면도 자연휴양림을 둘러본 뒤에는 태안 지역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휴양림에서 차로 이동하기 어렵지 않은 곳에 게국지와 바지락칼국수, 조개구이를 파는 식당이 모여 있어 산책 뒤 식사 코스를 짜기 편하다.

'딴뚝통나무집식당'은 게국지로 알려진 곳이다. 꽃게와 묵은지를 넣고 끓여 국물 맛이 진하며, 간장게장과 함께 주문할 수 있는 상차림도 있다. 숲길을 오래 걸은 뒤 따뜻한 국물과 밥을 함께 먹고 싶을 때 들르기 좋다.

'대성식관'에서는 바지락칼국수를 맛볼 수 있다. 굵은 면과 바지락을 넉넉히 넣어 끓이며, 바지락에서 우러난 국물이 담백하다. 맵거나 자극적인 음식이 부담스러운 가족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편하다.

'안면도해비치'는 조개구이와 해산물 메뉴를 판매한다. 숯불 위에 조개를 직접 구워 먹을 수 있고, 식당 창가에서는 서해 바다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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