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료 없이 마음껏 걸을 수 있습니다" 500m 분홍 꽃길 열린 창녕 수성마을
고즈넉한 시골길을 따라 화사하게 피어난 진분홍빛 배롱나무길. / 창녕군
고즈넉한 시골길을 따라 화사하게 피어난 진분홍빛 배롱나무길. / 창녕군

한여름 수성마을에 들어서면 낮은 담장과 오래된 집 사이로 붉은 배롱나무꽃이 눈에 들어오며, 골목을 따라 걷는 동안 담장 위로 뻗은 꽃가지와 기와지붕, 조용한 마을 풍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수성마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7월부터 피기 시작하는 배롱나무꽃이다. 붉은색과 분홍색 꽃이 가지 끝마다 피고 새 꽃이 차례로 올라와 초가을까지 오랫동안 꽃을 볼 수 있으며, 백일 동안 피어 있다고 해서 백일홍나무라는 이름도 붙었다.

500m 이어지는 수성마을 배롱나무길

마을 표지석과 냇가를 따라 약 500m 길게 이어지는 수성마을 산책로. / 창녕군
마을 표지석과 냇가를 따라 약 500m 길게 이어지는 수성마을 산책로. / 창녕군

경남 창녕군 부곡면 수성마을은 약 500m 구간 양쪽에 배롱나무가 줄지어 서 있어 차를 타고 들어가는 동안 분홍빛 꽃길이 이어진다. 가지가 도로 쪽으로 뻗어 있어 꽃이 많이 핀 시기에는 길 위를 덮은 터널처럼 보이기도 한다.

도로 폭은 넓지 않지만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아 천천히 달리며 꽃을 감상할 수 있다. 창문을 열면 여름 바람과 함께 가까이 핀 꽃송이가 보이고, 낮은 주택과 논밭이 이어지는 시골 풍경도 함께 눈에 담긴다. 도심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배롱나무길이라 여름철 드라이브 장소로 찾는 사람이 많다.

수성마을 배롱나무길은 별도의 입장료가 없고 정해진 관람 시간도 없다. 다만 주민들이 생활하는 마을이므로 도로 한가운데 차를 세우거나 집 앞을 막지 않아야 한다. 차량은 통행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 세우고, 꽃길을 걸을 때도 주변 농경지와 개인 주택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 편이 좋다.

비가 그친 뒤 더 짙어지는 배롱나무꽃

빗방울을 머금어 한층 더 선명하고 촉촉해진 배롱나무꽃. / 창녕군
빗방울을 머금어 한층 더 선명하고 촉촉해진 배롱나무꽃. / 창녕군

수성마을 배롱나무길은 비가 그친 뒤 찾으면 한낮과는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꽃잎에 빗방울이 남아 붉은색과 분홍색이 더 짙게 보이고, 젖은 잎과 나뭇가지도 차분한 색을 띤다. 햇빛이 강한 날에는 푸른 하늘과 꽃을 함께 담기 좋지만, 비 온 다음 날 아침에는 촉촉하게 젖은 꽃송이를 가까이에서 촬영할 수 있다.

배롱나무꽃은 꽃잎이 얇고 잔주름이 많아 작은 물방울도 쉽게 맺힌다. 햇빛이 비치면 꽃잎 위 빗방울이 반짝이고, 흐린 날에는 분홍빛이 한층 짙게 보인다. 비가 내린 뒤 꽃가지가 아래로 살짝 처지면서 도로 가까이 내려와 사진을 찍기도 수월하다.

배롱나무길 사이에 남아 있는 표지석과 장승

배롱나무길을 따라 수성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마을 이름이 새겨진 돌 표지석과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장승이 나란히 서 있다. 여름에는 장승 주변까지 배롱나무 가지가 뻗고, 길가에 떨어진 꽃잎이 돌과 흙길 위를 붉게 물들인다. 오래된 표지석과 나무 장승, 낮은 담장이 한눈에 들어와 시골 마을 어귀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크고 둥근 눈과 익살스러운 표정이 새겨진 장승은 예부터 마을 입구에 세워 주민의 평안과 풍년을 빌던 흔적이다. 수성마을에서는 배롱나무꽃만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마을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이어온 생활 모습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한낮 더위를 피하는 방문 시간과 관람 수칙

수성마을 배롱나무길은 그늘이 많지 않아 한여름 오후 1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는 걷기 힘들 수 있다. 비교적 선선한 이른 아침에 찾으면 밤사이 꽃잎에 맺힌 물방울까지 볼 수 있고,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 늦은 오후에는 강한 햇볕을 피해 천천히 마을길을 둘러볼 수 있다.

양산이나 챙이 넓은 모자, 마실 물도 챙겨가는 편이 좋다. 논과 밭이 가까워 모기와 날벌레가 많을 수 있으니 얇은 긴소매 옷을 입거나 벌레 기피제를 준비하면 도움이 된다. 수성마을은 주민들이 생활하는 곳인 만큼 밭이나 주택 안으로 들어가지 말아야 하며, 도로를 막고 사진을 찍거나 쓰레기를 남기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꽃길 산책 뒤 들르기 좋은 창녕 맛집 2곳

수성마을 배롱나무길을 둘러본 뒤 따뜻한 국물이 생각난다면 부곡면에서 멀지 않은 '도천진짜순대' 본점에 들러볼 만하다. 직접 만든 순대와 채소를 얼큰한 국물에 끓여 내는 순대전골이 많이 알려져 있고, 쫄깃한 순대와 진한 국물을 함께 맛볼 수 있다. 

창녕에서 오래 먹어온 음식을 찾는다면 '왕순 수구레국밥'이 있다. 수구레는 소가죽 안쪽에 붙은 쫄깃한 부위로, 국밥에 넣고 푹 끓이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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