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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군 원남면에 자리한 원남저수지에는 물가와 숲길을 따라 한 바퀴 도는 6.6km 둘레길이 마련돼 있다. 농경지에 물을 공급하려고 만든 인공 저수지로, 예전에는 낚시객이 주로 머물렀지만 산책로가 생긴 뒤에는 호수를 따라 걷는 사람도 많아졌다.
출발점은 품바재생예술체험촌이며 조촌교와 남촌교를 지나 다시 같은 자리로 돌아오는 코스다. 성인 걸음으로 약 2시간이 걸리고, 걷는 동안 호수 건너편 산자락과 잔잔한 물가를 바라볼 수 있다.
낚시터에서 호숫길로 달라진 원남저수지
원남저수지는 한때 물가에 텐트를 치고 낚시를 즐기는 사람이 많았지만, 낚시가 금지된 뒤 주변 모습도 크게 달라졌다. 곳곳에 남아 있던 낚시 흔적이 사라지고 물가가 정돈되면서 철새와 물고기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조용한 산책 장소가 됐다.
둘레길 가운데 임도 구간은 아스팔트 대신 흙길이 깔려 있어 오래 걸어도 발의 부담이 덜하다. 길 한쪽으로는 잔잔한 호수가 펼쳐지고 반대편에는 숲이 자리해, 물가와 나무를 바라보며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 차량 소음도 거의 들리지 않고 곳곳에 나무 그늘이 있어 도심을 벗어나 조용히 쉬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정크아트 작품이 반기는 둘레길 출발점
원남저수지 둘레길은 품바재생예술체험촌에서 시작해 한 바퀴를 돈 뒤 다시 이곳으로 돌아온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버려진 고철과 폐기물로 만든 로봇과 동물 모형이 곳곳에 놓여 있다. 색을 입히고 용접해 만든 작품이라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이며, 둘레길을 걷기 전이나 돌아온 뒤 사진을 남기기에도 괜찮다.
체험촌 주변은 길이 넓고 바닥도 고르게 정비돼 있어 유모차나 휠체어를 이용해도 이동하기 어렵지 않다.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나 천천히 걷고 싶은 사람은 이곳을 먼저 둘러본 뒤 저수지 방향으로 이동하면 된다.
조촌교를 건너 만나는 한적한 호숫길
품바재생예술체험촌에서 출발해 조촌교를 건너면 길은 저수지 가장자리를 따라 좁은 흙길로 바뀐다. 차량 한 대가 겨우 지날 만한 폭이지만 차가 자주 다니지 않아 물소리와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걸을 수 있다. 길이 호숫가를 따라 굽어 있어 걸음을 옮길 때마다 물가와 숲의 위치도 조금씩 달라진다.
숲이 우거진 길을 벗어나면 앞이 탁 트이면서 넓은 저수지가 모습을 보인다. 건너편 산기슭에는 집 한 채가 보이고, 아래로는 잔잔한 물과 숲이 길게 펼쳐진다.
호수를 바라보며 머무는 조촌마을 오토캠핑장
품바재생예술체험촌에서 둘레길의 3분의 1가량을 걸으면 숲이 끝나는 지점에 조촌마을 오토캠핑장이 나타난다. 캠핑 자리는 저수지와 가까워 텐트 앞에 앉기만 해도 잔잔한 물과 건너편 산자락이 넓게 보인다. 주말에는 텐트와 캠핑카가 물가를 따라 줄지어 서고, 둘레길을 걷던 사람들도 호수를 바라보며 잠시 쉬어간다.
가까운 곳에는 반려견이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도 있어 반려견과 둘레길을 걷다가 들르거나 캠핑을 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려는 여행객이 자주 찾는다.
나무다리 아래 피어나는 여름 연꽃
조촌마을 오토캠핑장을 지나 남촌교와 삼봉교 쪽으로 걷다 보면 저수지 물길을 가로지르는 긴 나무다리를 만나게 된다. 숲길을 벗어나 다리 위로 올라서면 양쪽 물가가 가까이 보이고, 잔잔한 호수와 주변 산자락도 함께 바라볼 수 있다.
다리 아래에는 연잎이 수면을 가득 덮고 있으며 7월과 8월에는 잎 사이로 분홍색 연꽃이 피어난다. 물가에 자란 버드나무는 길게 늘어진 가지로 그늘을 만들고, 바람이 불 때마다 잎이 가볍게 움직인다. 연꽃과 버드나무가 가까이 보여 둘레길을 걷던 사람들이 잠시 멈춰 풍경을 바라보거나 사진을 찍는다.
출발 전 확인해야 할 둘레길 주의사항
오토캠핑장에 도착했다고 해서 둘레길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남촌교와 삼봉교를 지나 품바재생예술체험촌까지 돌아와야 전체 6.6km를 모두 걷게 된다. 캠핑장을 반환점처럼 생각하고 초반부터 빠르게 걷다 보면 돌아오는 길에 힘이 빠질 수 있으므로, 그늘이나 쉼터가 보일 때 잠시 쉬면서 천천히 이동하는 편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둘레길을 한 바퀴 도는 데 약 2시간이 걸리는 만큼 굽이 있거나 바닥이 얇은 신발은 피하고, 오래 걸어도 발이 편한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 길을 걷는 동안에는 매점이나 음수대를 이용하기 어려워 마실 물과 간단한 간식도 미리 챙겨야 한다. 한여름에는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 갈증이 나기 전부터 물을 조금씩 마시고, 몸이 지치면 잠시 쉬었다가 다시 걷는 것이 안전하다.
둘레길 산책 뒤 먹기 좋은 누룽지백숙 맛집 '원남가든'
원남저수지 둘레길 6.6km를 걷고 나면 따뜻한 국물이 있는 식사가 생각난다. 저수지에서 차로 멀지 않은 원남가든은 토종닭을 오래 삶아 누룽지와 함께 내는 백숙집이다. 푹 익힌 닭고기는 젓가락으로도 쉽게 발라지고, 닭 육수가 밴 누룽지는 걸쭉하면서 구수하다.
닭고기는 소금에 살짝 찍어 먹고, 마지막에는 남은 국물과 누룽지를 함께 떠먹으면 된다. 새콤한 김치와 짭조름한 장아찌를 곁들이면 담백한 백숙과 잘 어울려 끝까지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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