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라서 찾아갔는데 발길 돌렸어요…" 물때 맞춰야 만나는 해식동굴 명소
동굴 안쪽에서 액자 프레임처럼 내다보이는 푸른 서해 바다 전경. / 충남도청
동굴 안쪽에서 액자 프레임처럼 내다보이는 푸른 서해 바다 전경. / 충남도청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바닷가로 향하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 충남 태안군 소원면에 자리한 파도리는 넓은 모래사장과 거친 바위 해안, 파도가 오랜 시간 깎아 만든 해식동굴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작은 어촌이다.

마을로 들어가는 길에서는 푸른 논과 밭이 먼저 펼쳐져 바다가 가까이 있다는 느낌이 크지 않다.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시야가 트이면서 하얀 물거품이 밀려드는 해변과 바위 절벽이 나타난다. 조용한 어촌 풍경과 거친 해안선을 함께 볼 수 있어 여름 나들이 장소로 찾는 사람이 많다.

거센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이름 붙은 파도리

갯바위와 붉은 암벽이 당당하게 솟아 있는 파도리 해변. / 충남도청
갯바위와 붉은 암벽이 당당하게 솟아 있는 파도리 해변. / 충남도청

파도리라는 이름은 해변의 생김새와 밀접하게 닿아 있다. 갯바위와 둥근 몽돌이 해안을 따라 넓게 깔려 있어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바위와 자갈이 부딪히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흰 물거품을 일으키며 해안으로 밀려드는 파도를 보고 있으면 마을 이름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파도리 앞바다는 예부터 물살이 거친 곳으로 알려졌다. 고려 문종 때에는 배가 지나가기 어려울 만큼 파도가 험하다는 뜻에서 인근 바다를 난행량이라 불렀다. 파도리 해안이 서해 쪽으로 길게 돌출돼 있어 먼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파도를 그대로 받기 때문이다.

거센 물결은 오랜 시간 바위와 자갈을 깎으며 지금의 해변을 만들었다. 바다 가까이에는 둥글게 다듬어진 몽돌이 넓게 퍼져 있고, 육지 쪽으로 갈수록 잘게 부서진 모래가 나타난다. 파도가 밀려왔다 빠질 때마다 몽돌이 서로 부딪혀 내는 소리도 파도리에서 들을 수 있는 해안 풍경 가운데 하나다.

거센 파도가 오랜 세월 깎아 만든 파도리 해식동굴

파도와 바람이 오랜 세월 암벽을 파고들며 만들어낸 해식동굴. / 충남도청
파도와 바람이 오랜 세월 암벽을 파고들며 만들어낸 해식동굴. / 충남도청

파도리해수욕장 끝자락에는 거센 파도가 오랜 세월 바위를 파고들며 만든 해식동굴이 자리한다. 바다 쪽으로 길게 뻗은 암벽이 파도와 바람을 계속 맞으면서 안쪽까지 깊게 깎였고, 지금처럼 사람이 들어설 수 있는 동굴이 생겨났다. 해변에서 동굴로 걸어가는 길에도 절벽 아래로 층층이 겹친 암석과 바닷물에 둥글게 다듬어진 자갈이 이어져 파도리의 거친 해안을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다.

동굴 안에 들어서서 바다 쪽을 바라보면 어두운 바위 사이로 푸른 서해와 하늘이 한눈에 들어온다. 굴곡진 동굴 입구가 바깥 풍경을 감싸면서 마치 액자 속 장면처럼 보여 사진을 남기려는 여행객도 많이 찾는다. 

모래와 둥근 자갈이 함께 펼쳐진 파도리 해변

굵은 자갈과 몽돌, 갯바위가 넓게 펼쳐진 파도리 해변 풍경. / 충남도청
굵은 자갈과 몽돌, 갯바위가 넓게 펼쳐진 파도리 해변 풍경. / 충남도청

파도리 해변은 고운 모래가 길게 펼쳐지는 일반적인 서해안 해수욕장과 풍경이 다르다. 해변 곳곳에 굵은 자갈과 갯바위가 섞여 있으며, 바닷물에 닳아 둥글어진 몽돌도 넓게 깔려 있다. 

해변 끝에 있는 해식동굴까지 가지 않더라도 바다를 따라 천천히 걸으며 파도리의 해안 풍경을 둘러볼 수 있다. 한쪽에는 높이 솟은 바위 절벽이 이어지고, 반대편으로는 막힘없이 열린 서해가 펼쳐진다. 백사장을 걷다가 바다가 잘 보이는 곳에 잠시 멈춰 서거나, 돗자리를 펴고 앉아 파도와 몽돌이 부딪히는 소리를 듣는 여행객도 많다. 

태안터미널에서 버스로 찾아가는 파도리 뚜벅이 여행

파도리는 태안읍에서 떨어진 작은 어촌이지만 자가용 없이도 찾아갈 수 있다. 태안공용버스터미널에서 파도리 방면 농어촌버스를 타면 해수욕장 인근 마을 입구에 내리며, 정류장에서 해변까지는 주변 풍경을 둘러보며 걸어가면 된다. 다만 버스 운행 횟수가 많지 않아 출발하기 전에 태안군 농어촌버스 시간표와 돌아오는 차편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해변에 도착한 뒤에는 백사장과 몽돌밭, 해식동굴을 차례로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식당과 카페도 해변 주변에 자리해 당일 일정으로 움직이기 편하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좁은 마을길에 차량이 몰려 주차가 늦어질 때가 있어, 버스를 타고 마을 입구에서 내려 바닷가까지 걸어가는 여행자도 많다.

물때 확인부터 복장까지, 해식동굴 탐방 전 챙겨야 할 안전 수칙

층층이 겹쳐진 암벽 아래 썰물 때 드러나는 동굴 입구 모습. / 충남도청
층층이 겹쳐진 암벽 아래 썰물 때 드러나는 동굴 입구 모습. / 충남도청

파도리해수욕장과 해식동굴은 별도 입장료 없이 둘러볼 수 있고, 마을 주변 공영주차장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해식동굴로 이어지는 바닷길은 썰물 때만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에 출발 전 물때를 확인하지 않으면 해변까지 갔다가 동굴에 들어가지 못할 수 있다.

만조가 가까워지면 갯바위 사이로 바닷물이 빠르게 차오르므로 간조 시간만 확인해서는 안 된다. 국립해양조사원 누리집이나 바다 날씨 앱에서 당일 조석 예보를 살펴보고,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간조 전후 2시간 안에 동굴을 둘러본 뒤 해변으로 돌아오는 일정을 잡아야 한다.

갯바위 주변은 물기와 이끼로 미끄럽고, 바닥에는 날카로운 굴 껍데기와 돌멩이가 섞여 있다. 슬리퍼나 밑창이 얇은 신발은 피하고 발을 감싸는 운동화나 등산화를 신어야 발이 베이거나 미끄러지는 사고를 줄일 수 있다. 일몰 풍경까지 보고 싶다면 간조 시간과 해가 지는 시각을 함께 확인하되, 어두워지기 전에 갯바위 구간을 빠져나와야 한다.

해변을 걸은 뒤 들르기 좋은 파도리 주변 맛집 3곳

파도리 해변을 둘러본 뒤에는 해안가 주변에서 식사와 휴식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도보 거리에 있는 '바다횟집'에서는 도톰하게 썬 활어회와 칼칼한 매운탕을 함께 맛볼 수 있어,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변을 걸은 뒤 식사하기 알맞다.

해변 인근에 자리한 '인생버거'에서는 두툼한 수제 패티와 바삭한 해시브라운을 넣은 햄버거를 판매한다. 바닷가를 오래 걸은 뒤 차가운 음료와 함께 먹으면 허기진 배를 채우기 충분하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파도리해수욕장 앞에 자리한 '해피준카페'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다. 통유리창 너머로 서해와 해변이 한눈에 들어와 커피를 마시며 파도리의 바다 풍경을 천천히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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