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한가운데 이런 정원이…" 목수국이 만개한 입장료 0원 해상정원 명소
푸른 남해 바다 위 다도해 정원과 산책로가 펼쳐진 여수 장도 항공 뷰. / 여수관광문화, ai
푸른 남해 바다 위 다도해 정원과 산책로가 펼쳐진 여수 장도 항공 뷰. / 여수관광문화, ai

한여름 여수 웅천친수공원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바다 건너편으로 장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육지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작은 섬이지만 335m 길이의 보행교가 놓여 있어 배를 타지 않고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해발 100m가 채 되지 않는 장도는 경사가 완만해 산책하듯 둘러보기 좋다. 파도에 깎인 절벽과 평평한 암반이 해안을 따라 이어지며, 숲길에 오르면 웅천 일대와 남해를 함께 내려다볼 수 있다. 한동안 사람의 발길이 뜸했던 장도는 GS칼텍스의 사회공헌사업을 거쳐 문화예술 공간과 근린공원으로 정비됐으며, 2019년 5월 10일부터 시민에게 문을 열었다.

바닷물이 차오르면 잠기는 장도 진입로

물때에 따라 모습을 드러내고 잠기며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335m 진입 보행교. / 여수관광문화
물때에 따라 모습을 드러내고 잠기며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335m 진입 보행교. / 여수관광문화

장도와 웅천친수공원을 잇는 335m 길이의 진입로는 밀물 때 바닷물에 잠기는 잠수교다. 과거 섬을 오가던 주민들이 이용한 석축교의 모습을 살리면서 통행로의 폭을 넓히고 난간과 안전 시설을 더해 지금의 보행교로 정비했다. 평소에는 걸어서 섬에 들어갈 수 있지만, 만조 시간이 가까워지면 바닷물이 다리 위까지 차올라 통행이 막힌다.

장도를 찾기 전에는 예울마루 홈페이지나 입구 전광판에서 당일 출입 가능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물이 빠져 다리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면 양옆으로 갯벌과 웅천 앞바다가 펼쳐진다. 낮은 다리 위를 걸으며 물때에 따라 달라지는 바다 풍경을 가까이 바라볼 수 있다는 점도 장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장면이다.

바다를 마주한 작업실에서 만들어지는 조각과 회화

국내외 작가들이 머물며 자유롭게 작품 활동을 펼치는 창작 스튜디오 외관. / 여수관광문화
국내외 작가들이 머물며 자유롭게 작품 활동을 펼치는 창작 스튜디오 외관. / 여수관광문화

보행교를 건너 장도 안쪽으로 들어가면 조각동과 회화동, 문예동 등 네 채의 창작 스튜디오가 차례로 나타난다. 국내외 작가들이 일정 기간 머물며 작품을 구상하고 완성하는 곳으로, 각 건물에는 개인 작업실과 다목적실, 야외 작업장이 마련돼 있다. 실내에서 회화 작업을 하거나 넓은 외부 공간에서 조각을 다듬는 등 작품의 크기와 재료에 맞춰 작업할 수 있어 실제 창작 과정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통유리창 너머 해안 풍경과 감각적인 조형물이 보이는 장도 전시관 내부. / 여수관광문화
통유리창 너머 해안 풍경과 감각적인 조형물이 보이는 장도 전시관 내부. / 여수관광문화

스튜디오 주변에는 정원과 산책로가 놓여 있고, 나무 사이와 건물 앞에는 입주 작가들의 조각 작품이 전시돼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세워진 작품과 숲속에 자리한 조형물을 차례로 살펴보다 보면 전시장 안이 아닌 섬 전체를 걸으며 작품을 감상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남해 바람과 야생화가 어우러진 장도 산책길

완만한 언덕을 따라 바다와 진입교를 멀리 내다보며 걷는 다도해 정원 산책길. / 여수관광문화
완만한 언덕을 따라 바다와 진입교를 멀리 내다보며 걷는 다도해 정원 산책길. / 여수관광문화

장도 중심부에 자리한 다도해 정원에는 남해안의 온화한 기후에 잘 자라는 나무와 야생화가 산책로를 따라 심겨 있다. 봄에는 꽃이 피고 여름에는 녹음이 짙어지며, 가을과 겨울에도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나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완만한 언덕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숲 사이로 바다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길 끝에 마련된 전망 데크에 올라서면 여수 앞바다와 크고 작은 섬들이 한눈에 펼쳐진다.

전망 데크에서 내려와 길을 이어가면 장도 전시관 앞 잔디광장과 야외 공연장에 닿는다. 넓게 트인 잔디밭 너머로 바다가 보여 산책을 마친 뒤 잠시 앉아 쉬기 좋으며, 날씨가 맑은 날에는 아이들과 잔디밭을 걷거나 바다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는 가족도 많다.

차량과 낚시를 막아 보호하는 장도 해안

울창한 소나무 그늘 속 빈백에 기대어 편안하게 남해 바다를 감상하는 쉼터. / 여수관광문화
울창한 소나무 그늘 속 빈백에 기대어 편안하게 남해 바다를 감상하는 쉼터. / 여수관광문화

장도 안에는 긴급 차량을 제외한 자동차가 들어갈 수 없으며, 자전거와 전동 킥보드도 진입이 제한된다. 방문객은 웅천 공영주차장이나 예울마루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보행교를 건너 섬으로 들어가야 한다. 웅천 공영주차장은 24시간 무료로 운영돼 장도를 둘러보는 동안 이용할 수 있다.

섬 안에서는 담배를 피울 수 없고 해안에서 낚시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바위가 많은 해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막고 갯벌과 바다 생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장도 주변 갯벌이나 얕은 바다에서 허가 없이 조개와 해산물을 채취해서도 안 되며, 반려동물의 출입 역시 제한된다. 

휠체어와 유모차도 이동할 수 있는 장도 산책로

휠체어나 유모차도 부담 없이 오갈 수 있도록 완만하고 평탄하게 조성된 산책로. / 여수관광문화
휠체어나 유모차도 부담 없이 오갈 수 있도록 완만하고 평탄하게 조성된 산책로. / 여수관광문화

장도는 바다 위 섬이지만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하는 방문객도 주요 시설을 둘러볼 수 있도록 산책로의 경사를 완만하게 다듬었다. 전시관과 안내소 등 주요 건물 입구에도 경사로가 이어져 계단을 오르지 않고 이동할 수 있으며, 휠체어나 유모차를 준비하지 못했다면 안내소에서 무료로 빌릴 수 있다.

장도 전시관 안에는 장애인 전용 화장실과 영유아 동반 가족을 위한 수유실이 갖춰져 있다. 교육과 전시, 체험 행사를 둘러보다 잠시 쉬고 싶을 때는 건물 안 카페를 이용할 수 있으며, 통유리 창 너머로 웅천 앞바다와 장도 주변 풍경이 펼쳐진다.

출발 전 물때와 신발부터 확인

웅장한 해안 암벽 전경 사진. / 여수관광문화
웅장한 해안 암벽 전경 사진. / 여수관광문화

장도 산책로는 대부분 걷기 쉽게 정비돼 있지만, 해안 가까이에서는 발밑을 잘 살펴야 한다. 정해진 길을 벗어나 해식애나 파식대 쪽으로 내려가면 젖은 바위에서 미끄러지거나 날카로운 돌에 다칠 수 있다. 특히 바닷물이 드나드는 갯바위에는 물이끼가 끼어 있어 맨발이나 밑창이 얇은 신발로 걷기 어렵다. 발을 단단히 잡아주고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운동화나 트레킹화를 신는 편이 안전하다.

장도는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개방하며, 동절기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입장료는 없고 연중 문을 열지만, 만조 때는 진입로가 물에 잠겨 섬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출입 가능한 시간은 날짜마다 달라지므로 출발하기 전 예울마루 공식 홈페이지에서 당일 물때와 통제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섬에 들어간 뒤에도 만조가 가까워지면 안내에 따라 늦지 않게 다리를 건너 나와야 한다.

장도 산책 후 허기진 배를 채워줄 웅천동 인근 맛집

웅천친수공원 입구 길목에 세워진 '예술의섬 장도' 표지석. / 여수관광문화
웅천친수공원 입구 길목에 세워진 '예술의섬 장도' 표지석. / 여수관광문화

장도를 한 바퀴 둘러본 뒤에는 웅천동으로 나와 식사를 이어갈 수 있다. 따뜻하고 얼큰한 국물이 생각난다면 아구명가에서 낙지와 전복을 넣고 끓인 해물탕을 맛볼 수 있다. 여러 해산물에서 우러난 국물이 진하고 건더기도 넉넉해 바닷바람을 맞으며 걸은 뒤 먹기 좋다.

초밥을 먹고 싶다면 여스시로 가면 된다. 활어를 올린 초밥 정식에 따뜻한 우동이 함께 나와 회와 국물을 한 끼에 먹을 수 있다. 장도와 가까운 웅천동에 있어 섬 산책을 끝낸 뒤 식사 장소로 이동하기에도 거리가 멀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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