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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이면 많은 사람들이 시원한 계곡부터 찾는다. 에어컨 바람이 지겨워질 때쯤이면 자연 속에서 더위를 식힐 방법을 찾게 되고, 그중 상당수는 물놀이가 가능한 계곡이나 산속 그늘을 목적지로 정한다.
경북 의성군 춘산면 일대에도 이런 여름철 방문객이 몰리는 지역이 있다. 다른 계곡과 다른 점은 물속에 들어가지 않고도 서늘한 공기를 느낄 수 있다. 바위틈에서 나오는 바람만으로 체감온도가 크게 낮아져, 여름철마다 이 지역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빙계계곡 이야기다.
바깥 기온과 10℃ 넘게 차이 나는 빙혈
빙계계곡은 바깥 날씨와 반대로 온도가 내려가는 곳이다. 빙혈 내부는 한여름에도 평균 0.3℃ 안팎을 유지하며, 외부보다 10℃ 이상 낮다. 연중 가장 높을 때도 5℃를 넘지 않는다.
얼음은 3월 초부터 10월 초까지 녹지 않고 남아 있어, 국내에서도 결빙 기간이 긴 곳으로 꼽힌다. 또한 이 일대는 천연기념물 제527호인 ‘의성 빙계리 얼음골’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빙계계곡, 백악기 화산 활동이 남긴 지형
빙계계곡 일대는 중생대 백악기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현무암과 유문암질 응회암으로 이뤄져 있다. 계곡을 흐르는 쌍계천은 북동에서 남서 방향으로 지나가는데, 이 방향은 계곡 일대 단층 방향과 대체로 일치한다.
빙혈과 풍혈에서 저온이 나타나는 이유는 하식절벽에 발달한 주상절리가 풍화와 침식을 거쳐 급사면에 쌓아 놓은 돌무더기, 이른바 너덜 때문이다. 이 돌무더기 사이로 공기가 드나들면서 열교환이 일어나는데, 계절에 따라 공기가 드나드는 방향도 달라진다.
늦가을과 겨울에는 바깥의 찬 공기가 너덜 안으로 들어가 아래쪽에 갇히고, 봄과 여름에는 그 찬 공기가 아래쪽을 통해 다시 빠져나오면서 더 세게 분다. 이 과정에서 따뜻한 바깥 공기는 반대로 너덜 안으로 들어간다.
입장료 없이 걷는 오층석탑과 서원길
빙계계곡은 지자체가 관리하는 군립공원으로 상시 개방되며, 입장료 없이 연중무휴로 방문할 수 있다. 주차 공간도 2000㎡ 규모로 조성돼 있어, 210대까지 동시에 세울 수 있다.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통일신라 후기에서 고려 전기 사이 조성된 보물 '빙산사지 오층석탑'을 만날 수 있고, 복원된 빙계서원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또한 풍혈·빙혈·인암·의각·수대 등 여덟 가지 경관을 묶은 '빙계 8경'이 마련돼 있어, 짧은 산책만으로도 계곡 곳곳을 살펴볼 수 있다.
무료 야영장에서 즐기는 1박 2일
빙계계곡과 가까운 거리에는 빙계얼음골야영장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는 텐트를 이용한 일반 캠핑은 물론 차박, 캠핑카, 카라반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용 요금은 없고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계곡 물놀이장은 정해진 기간에만 입수할 수 있는데, 개장 기간은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이며 이 기간 외 입수 시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개장 기간에는 안전요원이 배치되고, 구명장비도 곳곳에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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