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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지를 고를 때는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실내 공간과 그늘진 산책로를 함께 살피게 된다. 오래 머물 수 있는 쉼터와 볼거리가 있는 곳이라면, 한낮에도 여유롭게 둘러보기 좋다. 강릉에는 이런 조건을 갖춘 옛 가옥이 자리한다.
강릉시 운정동에 있는 이 가옥은 조선 후기부터 한 집안이 대를 이어 살아온 곳이다. 300년이 넘은 건물이지만, 보존 상태가 좋아 지금도 많은 방문객이 찾는다. 여름에는 연못에 연꽃이 피고 마당의 배롱나무도 붉게 물들어 계절 풍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선교장, 효령대군 후손이 300년째 지켜온 살림집
강원 강릉시 운정길에 자리한 선교장은 1703년 효령대군의 후손 이내번이 처음 터를 잡으며 지어진 가옥이다. 조선 후기 상류층의 주거 형태를 그대로 담고 있는 이곳은 300년 넘는 세월 동안 실제 후손들이 거주하며 원형을 지켜왔다.
이름의 유래도 눈길을 끈다. 과거 경포호의 면적이 지금보다 넓었던 시절, 배를 타고 건너다니던 배다리 마을 '선교리'에 자리했다고 해 '배다리집'이라는 뜻의 선교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안채·사랑채·동별당이 빚어낸 공간
약 318평 규모의 대지 위에는 안채를 중심으로 사랑채인 열화당, 동별당, 가묘 등 여러 건물이 자리를 나눠 배치돼 있다. 처음부터 전체 설계에 맞춰 지어진 것이 아니라 생활하면서 점차 늘어나 지금 모습을 갖췄다. 안채는 이내번이 1700년대에 지은 건물로, 선교장 건물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대가족이 함께 지냈던 공간인 만큼, 부엌이 넓고 소박한 살림집 분위기를 남기고 있다. 사랑채인 열화당은 이후(李厚)가 순조 15년인 1815년에 세웠으며, 도연명의 '귀거래사'에서 이름을 따왔다. 내부에는 용비어천가와 고려사를 비롯한 수천 권의 책과 그림이 남아 있어, 조선 후기 사대부 집안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동별당은 이근우가 1920년에 지은 ㄱ자형 건물로, 안채 오른쪽에 이어져 있다.
연못 위 활래정과 여름 정취
정원 한가운데에는 인공 연못과 그 위에 세운 정자 활래정이 자리한다. 활래정은 열화당을 지은 이듬해에 세워졌으며, 벽면은 분합문의 띠살문으로 꾸몄다. 방과 마루를 잇는 복도 옆에는 차를 마실 수 있는 다실도 마련돼 있다.
한여름에는 연못을 가득 메운 연꽃과 정원 곳곳의 배롱나무꽃이 기와지붕과 어우러진다. 정자와 마루에는 쉬어갈 자리가 있어, 그늘에 앉아 연못을 바라보며 더위를 식히기 좋다.
걷기 편한 동선과 관람 안내
선교장은 평평한 지형에 건물이 나뉘어 있어 계단이나 가파른 길이 거의 없다. 걸음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아이를 동반한 가족도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상업시설이 많지 않아 고택의 조용한 분위기도 그대로 남아 있다.
경포대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이며, 고택 앞에는 무료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조용한 주택가에 있어 단체 관광객으로 크게 붐비지 않는 편이다.
관람 시간은 하절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동절기에는 오후 5시에 문을 닫는다. 입장료는 성인 5000원, 65세 이상과 청소년·군인·경찰·장애인·국가유공자·병역명문가는 3000원이다. 어린이는 2000원이며, 30명 이상 단체에는 별도 할인 요금이 적용된다. 강릉 시민은 신분증을 제시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선교장 인근 맛집 '경포순두부'
선교장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는 두부 음식점이 모여 있는 골목이 있고, 그 가운데 3대째 이어오는 경포순두부가 자리해 있다. 강릉시 운정길에 있는 이 식당은 매일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운영하며, 라스트오더는 오후 8시다.
간수로 만든 순두부는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난다. 순두부백반에는 배추김치와 깍두기 등 여러 반찬이 함께 나오며, 간이 잘 배어 밥과 곁들이기 좋다. 식당 앞에는 무료 주차장이 마련돼 있어, 선교장 관람을 마친 뒤 들르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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