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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괴산군 장연면의 한 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길가에 서 있는 커다란 나무 두 그루가 눈길을 끈다. 차창 너머로도 알아볼 만큼 규모가 커, 처음 지나가는 사람도 걸음을 멈추고 올려다보게 된다. 박달산을 등지고 선 이 나무는 수백 년 세월 동안 이 자리를 지켜온 느티나무다.
여름이 되면 새잎이 짙어지면서 나뭇가지 사이로 그늘이 넓게 드리운다. 무더위를 피해 나무 아래 앉아 쉬는 주민들의 모습도 낯설지 않다. 이처럼 충북 괴산군 장연면 오가리 일대에는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오가리 느티나무가 자리한다. 오래전부터 우령마을을 대표하는 나무로 불려 왔다.
우령마을의 유래와 느티나무 두 그루
오가리 느티나무가 위치한 마을은 쇠잿골 산에서 내려다보면, 소가 편안하게 누워 있는 형상을 닮았다 해 우령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마을 초입 길가에 서 있는 나무 두 그루는 각각 상괴목과 하괴목으로 불린다.
하괴목은 길가에 바로 인접해 있고, 상괴목은 그로부터 약 60m 떨어진 언덕 위 지대가 더 높은 곳에 자리한다. 두 그루뿐 아니라 인근에 느티나무 한 그루가 더 있어, 마을에서는 세 그루가 정자처럼 어우러진 모습이라는 뜻으로 이 일대를 '삼괴정'이라 부르기도 한다.
800년 세월이 새겨진 상괴목과 하괴목
상괴목은 높이 25m, 수관폭 26m, 가슴높이 둘레 8m에 달한다. 지상부 2m 지점에서 굵은 가지가 갈라져 나가며 사방으로 넓게 퍼진 형태를 하고 있다. 하괴목은 높이 19m, 수관폭 22m, 가슴높이 둘레 9.4m로 상괴목보다 줄기 자체는 더 굵은 편이다. 다만 지상부 2m 부위에서 갈라진 두 개의 가지 가운데 동쪽으로 뻗은 가지는 오래전 부러져 말라 죽었고, 과거 화재로 인해 수간부 일부가 고사한 흔적도 남아 있다.
두 나무의 수령은 지정 당시를 기준으로 약 800년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규모와 세월을 인정받아 1996년 12월 30일 대한민국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정월 대보름 자정에 열리는 성황제
우령마을 주민들은 이 느티나무를 신령이 깃든 신목으로 여겨왔다. 이에 따라 매년 음력 정월 대보름 자정이 되면, 나무 아래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하괴목 앞에 모여 마을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는 성황제를 지내는 풍습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느티나무는 느릅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으로, 평남 및 함남 이남의 해발 500~1200m 이하 지역에 주로 자생한다. 꽃은 4~5월에 피고 열매는 10월에 편구형으로 익는다. 예로부터 악귀를 막는다는 믿음이 있어 관아나 마을 입구, 고갯길에 많이 심어졌으며, 이 같은 이유로 지금도 전국 곳곳에 오래된 느티나무가 정자나무나 당산나무로 남아 있다.
괴산 오가리 느티나무 방문 정보
오가리 느티나무는 별도의 입장료 없이 상시 개방되며, 연중무휴로 운영돼 계절과 관계없이 언제든 찾아갈 수 있다.
나무 주변은 공원처럼 꾸며져 있어 가볍게 걸으며 둘러볼 수 있다. 여름에는 잎이 무성해지면서 두 그루 아래에 넓은 그늘이 생겨 잠시 쉬어가기 좋다. 바람이 불면 나뭇잎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고, 굵은 줄기 사이로 박달산 능선도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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