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도서관은 처음입니다…" 연못 한가운데 393㎡ 규모로 지어진 한옥 명소
덕진공원 연못 한가운데 수면 위로 떠오른 듯 아늑하게 자리 잡은 한옥 연화정도서관 전경. / 비짓전주
덕진공원 연못 한가운데 수면 위로 떠오른 듯 아늑하게 자리 잡은 한옥 연화정도서관 전경. / 비짓전주

여름이면 연꽃이 넓게 피어나는 전주 덕진공원에는 연못 한가운데 한옥 한 채가 들어서 있다. 물 위에 떠 있는 듯 보이는 건물은 2022년 6월 문을 연 연화정도서관으로, 연못과 나무에 둘러싸여 공원을 걷다가 조용히 책을 읽으며 쉬어가기 좋다.

전북 전주시 덕진구 권삼득로 390-1에 있는 연화정도서관은 전주시립도서관이 운영한다. 과거 같은 자리에는 일제강점기부터 뱃놀이 유원지로 쓰였던 옛 연화정이 있었으며, 낡은 건물을 철거한 뒤 지금의 한옥 도서관을 새로 세웠다.

도서관에 들어가려면 연못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야 한다. 다리 아래에서는 잔잔한 물결이 일고 물가를 지나온 바람이 불어와, 짧은 길을 걷는 동안 공원 바깥의 소음도 한결 멀어진다.

책 읽는 연화당과 연못 바라보는 연화루

'ㄱ' 자 모양의 한옥 형태와 정갈한 마당이 어우러진 도서관 외관. / 비짓전주
'ㄱ' 자 모양의 한옥 형태와 정갈한 마당이 어우러진 도서관 외관. / 비짓전주

연화정도서관 안으로 들어서면 책을 읽는 연화당과 연못을 바라보며 쉬는 연화루가 차례로 이어진다. 한옥은 전체적으로 'ㄱ'자 모양이며, 연화당에서 책을 읽다가 연화루 마루로 자리를 옮겨 바깥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따스한 원목 서가와 창가 좌석에서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는 연화당 내부. / 비짓전주
따스한 원목 서가와 창가 좌석에서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는 연화당 내부. / 비짓전주

연화당에는 점과 선, 면, 여백 등 한국 미학을 주제로 고른 책이 서가를 채우고 있다. 전주와 관련된 책을 비롯해 미술과 문학, 어린이 그림책까지 여러 분야의 책이 놓여 있으며, 방문객은 원하는 책을 꺼내 자리에 앉아 읽으면 된다.

연화당을 지나 연화루로 들어서면 문과 창 너머로 덕진공원 연못이 넓게 보인다. 신발을 벗고 마루에 앉으면 잔잔한 수면과 연못을 오가는 바람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책을 읽지 않더라도 마루에 앉아 연못을 바라보거나 일행과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며 쉬어가기 좋다.

8월 연꽃이 가득 피어나는 연화정도서관

연못을 가득 채운 푸른 연잎 풍경이 보인다. / 비짓전주
연못을 가득 채운 푸른 연잎 풍경이 보인다. / 비짓전주

8월이 되면 연화정도서관을 둘러싼 연못 위로 넓은 연잎이 퍼지고, 그 사이마다 분홍빛 연꽃이 피어나 한옥 처마와 어우러진 여름 풍경을 만든다. 도서관 창가에 앉으면 연못을 가득 채운 연잎과 꽃, 물가를 둘러싼 나무가 한눈에 들어와 책을 읽는 동안에도 바깥 풍경을 오래 바라보게 된다.

산책로에서 도서관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주변은 연꽃과 한옥을 함께 볼 수 있어 사진을 찍으려는 방문객들이 자주 머무는 곳이다. 바람이 불 때마다 커다란 연잎이 흔들리고 잎 사이로 꽃이 모습을 드러내며, 연못 가장자리를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한여름 공원 산책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오후 9시까지 이어지는 야간 개방과 미디어아트

고풍스러운 목조 현판이 정갈하게 걸려 있는 연화정도서관 입구. / 비짓전주
고풍스러운 목조 현판이 정갈하게 걸려 있는 연화정도서관 입구. / 비짓전주

한낮의 더위가 한풀 꺾이는 저녁이 되면 연화정도서관은 낮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전주시는 늦은 시간 덕진공원을 찾는 시민들을 위해 8월 28일까지 평일 운영 시간을 오후 9시까지 연장했다. 이 기간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어, 해가 진 뒤에도 한옥 안에서 책을 읽거나 연못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에는 연화루 주변에서 '연화정에 내린 별들의 이야기' 미디어아트가 펼쳐진다. 한옥 지붕과 벽면에 빛으로 만든 장면이 차례로 비치고, 연못 위로 조명이 번지면서 낮에는 볼 수 없던 야경이 완성된다. 넓은 연잎과 연꽃도 조명을 받아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미디어아트와 어우러진다.

무료로 이용하고 공원 산책까지 즐기는 연화정도서관

웅장한 나무 기둥과 기와지붕 처마 선이 단아함을 더하는 도서관 중정 회랑. / 비짓전주
웅장한 나무 기둥과 기와지붕 처마 선이 단아함을 더하는 도서관 중정 회랑. / 비짓전주

연화정도서관은 입장료 없이 이용할 수 있고, 덕진공원 공영주차장에도 무료로 차를 세울 수 있다. 도서관 가까이에 화장실이 있어 책을 읽은 뒤 공원까지 둘러보려는 방문객도 오래 머물 수 있다.

오는 9월부터 내년 5월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과 법정공휴일에는 문을 닫는다. 계절에 따라 운영 시간이 달라질 수 있어 방문 전 전주시립도서관 누리집에서 일정을 확인해야 한다.

도서관을 나선 뒤에는 연못을 따라 난 덕진공원 산책로를 천천히 걸어볼 수 있다. 공원 안에는 아이들이 뛰어노는 숲속 놀이터와 큰 그네가 있어 가족 나들이 코스로 함께 둘러볼 만하다. 해가 지면 공원 입구와 산책로에 조명이 켜지고, 낮보다 선선해진 바람을 맞으며 연못 주변을 걸을 수 있다.

덕진공원 나들이 뒤 들러볼 전주 맛집 3곳

연화정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덕진공원 산책까지 마쳤다면 주변 식당에서 식사를 이어갈 수 있다. 전북대학교와 주택가가 가까운 곳이라 오랫동안 주민과 학생들이 찾아온 식당이 많으며, 불고기백반과 메밀소바, 육회비빔밥 가운데 입맛에 맞는 메뉴를 고르면 된다.

따뜻한 밥과 국물이 생각날 때는 덕진공원 후문 인근의 '취향회관'으로 가볼 수 있다. 1980년부터 불고기백반을 내온 식당으로, 달큰한 양념이 밴 불고기를 뚝배기에 담고 여러 밑반찬을 곁들여 한 상을 차린다.

더운 날에는 '금암소바'의 전주식 메밀소바를 찾는 사람이 많다. 진하고 달콤한 육수에 메밀면을 담아 먹는 음식으로, 살얼음이 뜬 차가운 국물이 산책 뒤 남은 더위를 식혀준다. 

전주비빔밥이 생각난다면 '백송회관'의 육회비빔밥도 있다. 밥 위에 여러 나물과 육회를 올리고 참기름과 양념을 넣어 비벼 먹는다. 부드러운 육회와 아삭한 나물에 참기름의 고소한 향이 더해져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든든하게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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