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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진해 도심을 걷다 보면 아파트와 상가 사이로 대광사가 보인다. 진해대로 303에 있는 대광사는 산속이 아니라 시내에 있어 주민들이 산책하듯 편하게 찾는 절이다. 입장료가 없고 하루 24시간 문을 열어 둬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에도 방문할 수 있다.
대광사는 1945년 광복 이후 진해 시가지가 넓어지고 도로와 터널 공사가 이어지는 동안 두 차례 절터를 옮겼다. 절을 옮길 때마다 신도들이 불상과 유물을 직접 나르고 법당을 다시 세웠다. 지금은 템플스테이와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편하게 찾는 도심 사찰로 자리 잡았다.
도심 개발로 두 차례 터를 옮긴 대광사
대광사의 역사는 1945년 광복 직후 시작됐다. 나라 안팎이 어수선한 데다 6·25 전쟁까지 이어지면서 사찰을 꾸려가는 일도 쉽지 않았다. 당시 주지였던 무상 스님과 이장술, 팽무진장 등 수십 명의 불자는 절을 지킬 새 터를 찾아 진해 여좌동 산 25번지로 옮겼다.
새 절터에는 약 20평 규모의 법당과 10평 남짓한 칠성각, 요사채 3채가 들어섰다. 건축 자재와 생활 물품을 구하기 어려운 시기였지만 신도들이 힘을 모아 불상과 집기를 나르고 건물을 하나씩 세웠다. 대광사는 여좌동에서 법회와 기도를 이어가며 진해 지역 불자들이 모이는 사찰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마진터널 공사로 다시 옮겨간 대광사
여좌동에서 법회와 기도를 이어가던 대광사는 1980년대에 다시 절터를 옮겨야 했다. 마진터널 건설 구간에 사찰 부지가 포함되면서 법당과 요사채를 철거하고 새 터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당시 주지 운성 스님과 허대근을 비롯한 신도들은 진해 일대를 살핀 끝에 태백동 84-14 일대에 새 부지를 마련했다.
공사비를 아끼기 위해 기존 건물에서 나온 자재 가운데 다시 쓸 수 있는 것은 따로 모았다. 신도들은 흙을 고르고 벽돌을 나르는 일에도 직접 참여했으며, 법당 1동과 회관, 요사채 3동을 차례로 세웠다. 새로 지은 건물의 전체 규모는 약 300평에 달했다. 대광사는 마진터널 공사로 두 번째 이전을 겪은 뒤 지금의 태백동에서 다시 문을 열었다.
신도들이 직접 옮긴 불상과 오래된 유물
대광사가 두 차례 절터를 옮기는 동안 불상과 유물도 새 법당으로 함께 옮겨졌다. 건물을 철거하고 터를 정리하는 작업에는 장비가 쓰였지만, 사찰 안에 있던 불상과 유물은 신도들이 직접 나르는 방식을 택했다.
신도들은 불상과 유물이 다치지 않도록 천으로 감싼 뒤 짐수레에 싣거나 등에 지고 새 절터까지 옮겼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물건은 여러 사람이 함께 들어 날랐고, 작은 유물도 하나씩 챙겨 훼손되지 않도록 살폈다.
당시 옮겨온 불상과 유물은 지금도 대광사 법당 안팎에서 볼 수 있다. 새로 지은 건물과 세월의 흔적이 남은 불상이 한 공간에 놓여 있어, 두 차례 이전을 거치면서도 사찰의 옛 물건을 지켜온 시간을 보여준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오가는 도심 속 배움터
대광사는 예불과 기도만 드리는 절이 아니다. 사찰 안에는 유치원이 있어 평일 아침이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마당까지 들려온다. 원생들은 텃밭에서 채소를 기르고 주변의 나무와 풀, 곤충을 살펴보며 자연을 가까이에서 배운다.
대광사에서는 성인을 위한 불교대학도 운영한다. 불교 교리와 명상, 지역사를 다루는 강의를 열어 종교가 없는 주민도 수업을 들을 수 있다. 평일이면 유치원에 아이를 데려온 학부모와 강의를 들으러 온 주민, 산책길에 잠시 들른 어르신이 마당에서 인사를 나눈다.
도심 가까이에서 보내는 대광사 템플스테이
대광사는 깊은 산속까지 들어가지 않아도 사찰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예불과 명상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진해 시가지와 가까워 이동이 편하고, 절 안으로 들어서면 도로에서 들리던 자동차 소리가 잦아들면서 풍경과 목탁 소리가 들려온다.
템플스테이는 불교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과 외국인도 참여할 수 있다. 스님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명상과 예불을 통해 사찰의 하루를 천천히 경험한다. 아침에는 도량석 목탁 소리에 맞춰 일어나 빗자루로 마당을 쓰는 울력에도 참여한다.
입장료 없이 언제든 둘러보는 도심 사찰
대광사는 정해진 관람 시간이 없어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에도 경내를 둘러볼 수 있다. 입장료도 받지 않으며, 사찰 앞 주차장에는 소형차 약 30대를 세울 수 있어 차량으로 찾기에도 편하다. 다만 진입로 주변으로 차가 자주 다니므로 주차장을 오갈 때는 좌우를 살피는 편이 좋다.
언제든 문이 열려 있지만 법당에서는 예불과 기도가 수시로 진행된다. 경내에 들어서면 목소리를 낮추고, 노출이 많은 옷차림이나 맨발로 법당에 들어가는 행동은 피한다. 스님이나 신도를 촬영할 때도 먼저 허락을 구해야 하며, 쉬어간 자리에는 음식물이나 쓰레기를 남기지 않아야 한다.
대광사 나들이 뒤 들르기 좋은 진해 맛집 2곳
가볍게 간식을 먹고 싶다면 진해중앙시장의 '경화당제과'를 찾아가면 된다. 팥소를 넣어 만든 벚꽃빵으로 알려진 곳으로, 차나 커피와 함께 먹기 좋고 진해 여행 기념 간식으로도 챙길 수 있다.
고기 메뉴를 찾는다면 태백동 인근 '조천식당'이 있다. 양념한 돼지갈비를 숯불에 구워 먹을 수 있으며, 실내가 넓어 가족과 함께 식사하기에도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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