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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전주에서도 나무 그늘을 따라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전북 전주시 덕진구 번영로에 있는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이다. 울창한 나무 사이로 산책길이 나 있어 한낮에도 더위를 피하며 걷기 좋고, 계절마다 달라지는 꽃과 식물을 둘러보려는 가족과 여행객이 꾸준히 찾는다.
1974년 조성을 시작한 전주수목원은 반세기 동안 나무와 꽃을 심고 가꾸며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넓은 정원과 산책로를 천천히 둘러볼 수 있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부터 가볍게 걷고 싶은 어르신까지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고속도로 건설 뒤 훼손된 땅에 들어선 수목원
한국도로공사 안내 자료에 따르면 전주수목원은 고속도로 건설로 훼손된 자연을 되살리기 위해 조성됐다. 처음에는 도로 주변에 심을 나무와 잔디를 기르던 작은 조경수 포지였지만, 해마다 부지를 넓히고 새로운 식물을 심으면서 현재 약 10만 평 규모의 수목원으로 커졌다.
넓은 부지에는 장미원과 무궁화원, 죽림원, 허브원 등 24개 주제원이 들어서 있다. 보유 식물도 196과 3899종에 달해 정원마다 서로 다른 꽃과 나무를 살펴볼 수 있으며,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으며 여러 공간을 둘러볼 수 있다. 입장료와 주차비를 받지 않아 가족과 함께 나들이하기에도 부담이 적다.
휠체어와 유아차로 둘러보기 편한 무장애 산책로
전주수목원은 휠체어나 유아차를 이용하는 방문객도 정원 안쪽까지 편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이동로를 갖췄다. 입구 가까이에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이 있고, 주차장에서 광장과 횡단보도로 가는 길에는 노란색 점자 유도 블록이 깔려 있어 이동 방향을 확인하기 쉽다.
광장으로 오르는 경사로는 기울기가 13분의 1로 완만하며, 통로 폭도 2.1m로 넓어 휠체어와 유아차가 서로 지나갈 수 있다. 산책로는 흙과 자갈을 고르게 다듬어 바퀴가 심하게 흔들리지 않으며, 정원 사이를 이동할 때도 높은 턱이나 급한 경사를 거의 만나지 않는다.
피크닉 공간과 쉼터 바닥도 평평하게 정리돼 있어 휠체어를 세우거나 유아차를 옆에 둔 채 쉬기 편하다. 휠체어와 유아차를 현장에서 빌릴 수 있어 장비를 가져오지 않은 가족도 수목원 입구에서 대여한 뒤 산책을 시작할 수 있다.
손끝과 향기로 살펴보는 식물 체험
전주수목원은 식물을 눈으로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소리와 촉감, 향기로도 살펴볼 수 있게 안내 시설을 갖췄다. 입구에는 글자와 점자를 함께 넣은 안내 책자와 음성 안내판이 있어 시각장애인도 수목원 구조와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
교육홍보관 안에서는 식물 안내 점자판과 촉각 모형물을 만져볼 수 있다. 잎의 생김새와 나무껍질의 거친 결을 손끝으로 살피면서 식물마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볼 수 있도록 꾸몄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오디'를 실행한 채 주제원을 지나면 현재 위치에 맞춘 음성 해설도 들을 수 있다.
허브원에서는 잎을 가까이에서 살펴보고 향을 맡을 수 있어 숲길에서는 바람에 섞여 오는 나무와 풀 냄새도 느낄 수 있다. 앞을 보기 어려운 관람객도 손끝과 귀, 코로 식물을 알아가며 수목원을 천천히 둘러볼 수 있다.
무궁화와 허브를 따라 걷는 8월의 수목원
8월의 전주수목원은 봄꽃이 진 자리를 짙은 초록 잎과 여름꽃이 채운다. 목련원과 장미의 뜨락에는 꽃 대신 무성하게 자란 잎이 그늘을 만들고, 유리온실에서는 열대 식물 사이로 붉은 부겐빌리아를 볼 수 있다. 온실 안은 바깥보다 습하고 더운 편이지만, 평소 접하기 어려운 식물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여름철 가장 많은 꽃을 볼 수 있는 곳은 무궁화원이다. 꽃잎이 크고 넓은 품종부터 흔히 보던 단정한 모양까지 색과 생김새가 서로 다른 무궁화가 산책길 양쪽에서 꽃을 피운다. 같은 무궁화라도 꽃잎 색과 중심부 무늬가 조금씩 달라 한 송이씩 살펴보며 걷기 좋다.
무궁화원을 지나면 분경원과 양치식물원, 멸종위기식물원을 차례로 둘러볼 수 있다. 산책 중간에는 나무 아래 놓인 평상에서 쉬어갈 수 있고, 울창한 잎 사이로 들리는 매미 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보며 한여름 수목원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연못 풍경을 창틀에 담는 수생식물원 풍경쉼터
숲길을 걷고 난 뒤에는 랜드마크 광장을 지나 서양정원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정원에는 보라색 버베나가 무리 지어 피어 있고, 반듯한 모양의 수경시설 주변으로 꽃밭과 산책길이 이어진다. 수국이 모여 있는 구간에는 토끼 모양 의자가 놓여 있어 잠시 앉아 쉬거나 사진을 찍기 좋다.
서양정원을 지나 수목원 안쪽으로 들어가면 연잎이 수면을 덮은 수생식물원이 나온다. 연못 앞에는 기와지붕을 올린 풍경쉼터가 있고, 건물 한쪽에 크게 낸 네모난 창으로 연못과 나무를 바라볼 수 있다. 창틀 안으로 연잎과 주변 숲이 들어와 액자처럼 보이기 때문에 사진을 남기려는 방문객이 많이 찾는다.
창가에 앉거나 창틀 옆에 서서 사진을 찍으면 연못과 초록 숲이 배경에 함께 담긴다. 수생식물원을 둘러본 뒤에는 서양정원 아래쪽에 있는 카페에서 차가운 음료를 마시며 더위를 식힐 수 있다.
8월 수목원 나들이 전 확인할 운영 시간과 준비물
8월의 전주수목원은 나무 그늘이 많은 편이지만, 정원 사이를 오래 걸어야 해 한낮에는 더위를 쉽게 느낄 수 있다. 챙이 넓은 모자와 자외선 차단제, 마실 물을 준비하고 오래 걸어도 발이 불편하지 않은 운동화를 신는 편이 좋다. 오전보다 기온이 높은 오후 시간대에 방문한다면 중간중간 쉼터에 앉아 몸을 식히면서 천천히 둘러봐야 한다.
전주수목원은 매주 월요일과 설날, 추석 당일에 문을 닫으며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늦은 오후에 도착하면 수생식물원과 온실, 여러 주제원을 모두 둘러보기 어려울 수 있어 이동 시간을 고려해 일정을 잡아야 한다.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교통 약자는 전북도 광역이동지원센터 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사전 등록 없이 바로 호출할 수 있고, 전주 시내권에서 수목원 입구까지 기본요금 700원으로 이동할 수 있다.
수목원 산책 뒤 전주 음식으로 채우는 한 끼
전주수목원 산책을 마친 뒤 전주 시내로 이동하면 피순대와 비빔밥, 떡갈비 등 지역에서 오래 먹어온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따뜻한 국물이 생각날 때는 남부시장에 있는 '조점례남문피순대'에서 순대국밥을 주문할 수 있다. 뜨거운 국물에 피순대와 내장이 넉넉히 들어가 오랫동안 걸은 뒤 허기를 채우기 알맞다.
나물과 밥을 한 그릇에 먹고 싶다면 '가족회관'의 전주비빔밥도 있다. 놋그릇에 밥과 여러 나물을 담아내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고 고루 비비면 재료의 맛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다. 국밥보다 가볍게 먹으면서도 한 끼를 든든하게 채우고 싶은 날 찾기 편하다.
고기 메뉴를 원한다면 '호남각'에서 떡갈비 정식을 맛볼 수 있다. 부드럽게 다진 고기를 구워낸 떡갈비에 밥과 국, 여러 반찬이 함께 나와 가족 식사로도 잘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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