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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만평] 나 지금 떨고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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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서울과 가까운 호수나 계곡 주변으로 차량이 몰려 주차장을 찾는 일부터 쉽지 않다. 포천도 이름난 관광지는 오전부터 방문객이 몰리지만, 나남수목원은 비교적 조용한 숲길을 걸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전체 면적이 약 20만 평에 달해 방문객이 많은 날에도 산책로가 붐비지 않고, 다른 사람과 거리를 두며 천천히 걷기에도 부담이 적다.
수목원에는 자작나무 약 7만 그루와 반송 3300여 그루가 심어져 있다. 자작나무가 모여 있는 구간에서는 흰 줄기의 나무가 숲 안쪽까지 길게 이어지고, 반송 군락으로 들어서면 밑동 가까이에서 여러 갈래로 뻗은 가지가 넓은 그늘을 만든다.
40년 출판 기록을 모아놓은 숲속 책박물관
숲길을 따라 안쪽으로 걸어가면 붉은 벽돌과 넓은 유리창으로 지은 나남책박물관이 나온다. 나남출판이 40여 년 동안 펴낸 책과 출판 자료를 모아놓은 곳으로, 숲을 걷다가 실내에서 책과 기록물을 천천히 살펴볼 수 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높은 천장 아래로 큰 서가가 놓여 있고, 사회과학과 인문·철학 분야의 책들이 층층이 꽂혀 있다. 서가 주변에는 과거 출판 과정에서 쓰던 기기와 책을 만들 때 남긴 자료도 전시돼 있어 종이책이 만들어지던 과정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김준엽 선생의 장정과 조지훈 선생의 지조론을 비롯해 한국 근현대 지성사를 보여주는 초판본과 기록물도 만날 수 있다. 전시 공간을 천천히 둘러본 뒤 창가나 서가 곁에 머물며 책을 읽으면 숲 산책과 독서를 한자리에서 이어갈 수 있다.
시와 조각을 따라 걷는 문학의 숲
나남책박물관을 나와 숲길로 들어서면 돌과 비석에 새겨진 문학 구절이 산책로 곳곳에서 눈에 들어온다. 국내외 작가의 시와 글을 한 줄씩 읽으며 걷다 보면 마음에 남는 문장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게 된다.
시비 주변에는 야외 조각 작품도 놓여 있다. 작품은 나무와 풀 사이에 흩어져 있어 정해진 순서 없이 숲길을 걷다가 하나씩 감상할 수 있다. 나뭇잎과 새소리를 들으며 글귀와 조각을 살펴보면 책박물관에서 본 문학의 흔적이 숲길 곳곳에서도 눈에 들어온다.
이 길에서는 서둘러 걷기보다 시 한 편을 읽고 주변 나무를 바라보며 천천히 이동하는 편이 잘 어울린다. 비가 내린 뒤에는 젖은 흙과 나무 냄새가 짙어지고, 햇볕이 드는 날에는 나뭇가지 사이로 들어온 빛이 시비와 조각을 비춘다.
하얀 줄기 따라 걷는 7만 그루 자작나무 숲
나남수목원에서 많은 사람이 먼저 찾는 곳은 7만 그루 자작나무가 모여 있는 숲이다. 곧게 자란 나무들이 숲 안쪽까지 빼곡하게 서 있어 길을 따라 걷는 내내 흰 줄기가 눈에 띈다. 여름에는 초록 잎 사이로 하얀 나무껍질이 또렷하게 보여 사진을 찍기에도 좋다. 햇빛이 나뭇가지 사이로 내려오면 숲길 바닥과 나무줄기에 빛이 번갈아 비쳐 한여름에도 한층 시원한 느낌을 준다.
자작나무 숲길은 비교적 평탄한 구간에서 시작해 숲 안쪽으로 완만하게 뻗어 있으며, 산책로 중간에는 온실 정원도 있다. 온실에서는 야외에서 보기 어려운 식물을 가까이 살펴볼 수 있어 자작나무 숲과는 다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유모차를 끌고 방문한다면 먼저 살펴봐야 할 관람 동선
나남수목원은 자연 지형을 살린 흙길이 많아 어린아이와 함께 방문할 때는 이동할 구간을 미리 정해야 한다. 자작나무 숲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바닥이 울퉁불퉁해지고 경사진 구간도 나오기 때문에 유모차를 끌고 깊은 곳까지 이동하기는 쉽지 않다. 비가 내린 뒤에는 흙길이 미끄러워질 수 있어 길 상태도 함께 살펴야 한다.
유모차나 휠체어를 이용한다면 경사가 적고 바닥이 평평한 수목원 입구 주변과 주요 관람로부터 둘러보는 편이 좋다. 나남책박물관을 동선에 넣으면 가파른 숲길을 오르지 않고도 책과 전시 자료를 볼 수 있다.
한여름 숲길을 걷기 전 얇은 긴소매 옷을 챙겨야 하는 이유
포천 나남수목원은 매주 월요일에 문을 닫고, 월요일이 공휴일이면 다음 날 휴장한다. 오는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는 눈과 결빙으로 산책로 이용이 어려워 운영하지 않는다. 하절기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입장은 오후 5시에 마감한다. 자작나무 숲과 나남책박물관을 여유 있게 둘러보려면 오후 3시 전에는 도착해야 한다.
수목원 안쪽에는 흙길과 경사진 구간이 많아 발이 편하고 밑창이 잘 미끄러지지 않는 운동화를 신는 편이 안전하다. 한여름에도 숲에는 날벌레와 진드기가 있을 수 있으므로 얇은 긴소매 옷과 긴 바지를 챙겨 피부 노출을 줄이고, 비가 내린 뒤에는 젖은 흙길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보폭을 줄여 천천히 걸어야 한다.
수목원과 아트밸리 나들이 뒤 들르기 좋은 포천 식당 2곳
나남수목원과 포천 아트밸리를 둘러본 뒤에는 이동면과 내촌면 일대에서 식사를 이어가기 좋다. 숯불에 구운 이동갈비를 먹고 싶다면 '원조이동김미자할머니갈비'를 추천한다. 오랫동안 같은 자리를 지켜온 식당으로, 달큰한 양념이 밴 갈비를 숯불에 구워 밥과 함께 먹을 수 있다.
조금 더 깔끔한 공간에서 이동갈비를 먹고 싶다면 '갈비1987'을 찾을 수 있다. 이동갈비와 함께 와인을 주문할 수 있으며, 밝고 정돈된 실내에서 식사할 수 있어 가족 모임이나 데이트 장소로도 많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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