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둥 하나 없이 산과 산을 이었다니…" 무려 150명이 동시에 건너는 국내 최장 구름다리
해발 700m 암봉 사이를 아찔하게 이어주는 진안 구봉산 구름다리의 웅장한 전경. / 진안군
해발 700m 암봉 사이를 아찔하게 이어주는 진안 구봉산 구름다리의 웅장한 전경. / 진안군

한여름 무더위에도 전북 진안 구봉산에는 산행을 즐기려는 등산객이 꾸준히 찾아온다. 주천면과 정천면 사이에 자리한 구봉산은 아홉 개 봉우리가 능선을 따라 솟아 있으며, 가파른 바위와 깊은 골짜기가 어우러진 산세로 잘 알려져 있다.

산 아래에서도 뾰족한 봉우리가 한눈에 들어오고, 등산로를 오를수록 진안 일대의 산줄기와 마을이 시야에 들어온다. 돌길과 계단이 많아 오르기 쉽지는 않지만, 높이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을 보며 걷는 재미가 있다.

해발 700m 절벽 사이에 놓인 100m 붉은 구름다리

제4봉과 제5봉의 깎아지른 절벽 위에 주탑 없이 놓인 100m 길이의 붉은 현수교. / 진안군
제4봉과 제5봉의 깎아지른 절벽 위에 주탑 없이 놓인 100m 길이의 붉은 현수교. / 진안군

구봉산을 찾은 등산객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은 제4봉과 제5봉 사이에 놓인 구름다리다. 해발 700m가 넘는 지점에 설치된 길이 100m의 무주탑 현수교로, 다리를 받치는 기둥 없이 두 봉우리 사이에 연결돼 있다.

다리 위에 올라서면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닥이 조금씩 흔들리고, 발아래로 깊은 골짜기와 숲이 내려다보인다. 높은 곳을 어려워하는 사람이라면 난간을 잡고 천천히 걸어야 할 만큼 높이가 실감 난다.

중간에는 아래쪽이 보이는 스틸 그레이팅 발판도 설치돼 있다. 발판 아래로 숲과 바위가 보여 공중에 떠서 걷는 듯한 느낌이 든다. 여름에는 짙게 우거진 숲 사이로 붉은 다리가 길게 이어져 구봉산의 산세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가파른 오르막 끝에서 만나는 구봉산 구름다리

산자락과 아래 주차장 위로 몽환적인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구봉산의 운치 있는 풍경. / 진안군
산자락과 아래 주차장 위로 몽환적인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구봉산의 운치 있는 풍경. / 진안군

구름다리까지 가려면 주차장에서 제1봉을 지나 제4봉까지 계속 올라야 한다. 경사가 가파른 구간이 많고 나무 계단과 흙길도 번갈아 이어져, 짧은 거리라도 생각보다 많은 체력이 든다. 오르막이 길어질수록 숨이 차고 다리도 무거워지지만, 제4봉에 가까워지면 숲 사이로 붉은 구름다리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다리 입구에서는 맞은편 제5봉과 주변 능선을 함께 볼 수 있다. 산 아래에서는 보이지 않던 골짜기와 봉우리가 한눈에 들어오며, 올라온 길도 멀리 내려다보인다. 골짜기에서 올라오는 바람도 제법 시원해 가파른 산길을 걸으며 달아오른 몸을 식히기 좋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구봉산과 구름다리 풍경

겨울철 구름다리 전경 사진. / 진안군
겨울철 구름다리 전경 사진. / 진안군

구봉산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산의 모습도 달라진다.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이 능선 곳곳에 피고, 나무마다 연둣빛 새잎이 돋는다. 여름에는 숲이 울창해져 등산로 곳곳에서 햇볕을 피할 수 있다.

가을에는 봉우리와 골짜기가 붉고 노란 단풍으로 물들며, 겨울에는 눈 덮인 바위와 나뭇가지가 안개 사이로 모습을 보인다. 구름다리 위에서는 진안고원의 산과 골짜기를 넓게 바라볼 수 있다. 계절마다 볼 수 있는 풍경이 달라 여러 차례 구봉산을 찾는 등산객도 많다.

입장료 없이 건너는 해발 700m 구름다리

별도의 입장료 없이 탁 트인 하늘 위를 거닐며 발아래 스릴을 만끽하는 등산객들. / 진안군
별도의 입장료 없이 탁 트인 하늘 위를 거닐며 발아래 스릴을 만끽하는 등산객들. / 진안군

구봉산 구름다리는 별도의 입장료나 예약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주차장에서 등산로를 따라 제4봉까지 올라가면 누구나 다리를 건널 수 있어 당일 산행을 계획한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야 하지만, 다리 위에서는 깊은 골짜기와 이어진 봉우리를 함께 볼 수 있다. 걸을 때마다 바닥이 조금씩 흔들리고 산바람까지 불어와 높은 곳에 서 있다는 느낌이 그대로 전해진다.

구름다리 건너 만나는 복두봉과 구봉저수지

구름다리를 지나 고지대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진안의 구비치는 산줄기와 마을 전경. / 진안군
구름다리를 지나 고지대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진안의 구비치는 산줄기와 마을 전경. / 진안군

구름다리를 건너 제5봉에 도착한 뒤에도 산행은 계속할 수 있다. 체력이 남아 있다면 능선을 따라 제9봉까지 오르거나 복두봉 쪽으로 걸음을 옮길 수 있다. 복두봉 정상에서는 주변을 가리는 봉우리가 거의 없어 진안 일대의 산과 골짜기를 넓게 바라볼 수 있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면 구봉산 아래에 자리한 구봉저수지도 둘러보기 좋다. 잔잔한 물과 주변 산자락이 어우러져 구봉산 능선에서 본 풍경과는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물가 주변을 천천히 걸으며 땀을 식이고 산행으로 지친 다리를 쉬어가기에도 괜찮다.

구봉산 산행 전 챙길 준비물과 안전 수칙

붉게 물든 하늘 아래 겹겹이 늘어선 봉우리와 운해가 장관을 이루는 일몰 풍경. / 진안군
붉게 물든 하늘 아래 겹겹이 늘어선 봉우리와 운해가 장관을 이루는 일몰 풍경. / 진안군

구봉산은 경사가 가파른 데다 바위가 드러난 길도 많아 산행에 맞는 신발을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밑창이 얇고 미끄러운 운동화는 피하고, 발목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면서 접지력이 좋은 등산화를 신어야 한다. 

여름 산행에서는 오르막을 걷는 동안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물을 넉넉히 챙기는 것이 좋다. 이온 음료도 함께 준비해 땀을 많이 흘렸을 때 마시면 좋다. 물은 갈증이 심해진 뒤 한꺼번에 마시지 말고, 걷는 동안 조금씩 나눠 마신다.

산행 전에는 기상예보와 구름다리 출입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거센 날에는 등산로와 다리 바닥이 쉽게 미끄러워지며, 현장 상황에 따라 구름다리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구봉산 산행 뒤 들르기 좋은 진안 음식점 2곳

구름다리와 구봉저수지까지 둘러본 뒤에는 진안의 지역 음식으로 허기를 달랠 수 있다. 

진안읍에 있는 '벚꽃마을가든'에서는 참나무 장작불에 구운 등갈비를 맛볼 수 있다. 고기에는 은은한 불향이 배어 있고, 함께 나오는 매콤한 더덕구이를 곁들이면 등갈비의 기름진 맛도 한결 덜하다. 산행을 마친 뒤 고기 메뉴로 식사하고 싶은 사람에게 잘 맞는 곳이다.

산행을 마친 뒤 따뜻한 밥과 국물이 생각난다면 마이산 인근의 '초가정담'을 찾아갈 수 있다. 흑돼지와 등갈비 구이뿐 아니라 산채비빔밥과 된장찌개도 맛볼 수 있다. 산나물을 넉넉히 올린 비빔밥에 구수한 된장찌개를 곁들이면 산행 뒤 허기를 채우며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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