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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안을 따라 달리다 보면 봄철 유채꽃 명소마다 도로변에 차량이 줄지어 서고, 꽃밭 앞에서는 사진을 찍으려는 방문객들이 차례를 기다린다.
사람이 몰리는 곳에서는 꽃밭을 여유롭게 둘러보거나 사진에 담기 어렵다. 혼잡을 피해 비교적 조용한 유채꽃길을 찾는다면, 전남 장흥군 회진면의 선학동 마을을 둘러볼 만하다.
학을 닮은 산자락, 유채꽃과 바다가 겹치는 지형
선학동 마을은 전남 장흥군 회진면 가학회진로에 위치해 있다. 멀리서 내려다보면 산의 능선이 학이 날개를 편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선학동’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실제로 마을을 내려다보면 유채꽃이 핀 논과 다락밭이 겹겹이 이어지고, 그 뒤로 득량만의 바다가 펼쳐진다.
봄엔 유채꽃, 가을엔 메밀꽃으로 두 번 물드는 마을
선학동 마을의 풍경은 계절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봄이 되면 마을 전체가 노란 유채꽃으로 물들고, 꽃밭 사이로 난 좁은 흙길을 따라 걸으면 바닷바람이 함께 불어온다. 가을이 되면 같은 자리에 하얀 메밀꽃이 피어나 봄과는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매년 10월에는 마을 주민들이 주도하는 메밀꽃 축제가 열린다. 별도의 대형 행사장 없이 마을 전체를 행사 공간으로 쓰며, 봄에는 유채꽃을, 가을에는 메밀꽃을 볼 수 있다.
이청준 소설과 영화 '천년학' 촬영지
선학동 마을은 풍경만으로 알려진 곳이 아니다. 장흥이 고향인 이청준 작가의 소설 ‘선학동 나그네’의 배경이 된 장소이며,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천년학'의 주요 촬영지이기도 하다.
유채꽃밭 한가운데 세워진 작은 선술집은 영화 속 남녀 주인공이 마지막으로 만나는 장면의 배경이 됐던 곳으로, 지금도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꽃밭을 걷다 이 선술집을 마주하면 소설과 영화 속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 마을은 2012년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농어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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