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우와 직녀가 만났다는 바로 그 다리…" 밤이면 황금빛으로 물드는 무료 야경 명소
고목과 연못, 고즈넉한 누각이 평화롭게 어우러진 광한루원의 낮 풍경. / 온더투어
고목과 연못, 고즈넉한 누각이 평화롭게 어우러진 광한루원의 낮 풍경. / 온더투어

한여름 남원 도심을 걷다 보면 오래된 누각과 연못, 오작교가 어우러진 광한루원이 나온다. 낮에는 나무 그늘 아래서 연못과 누각을 바라보고, 해가 진 뒤에는 조명이 켜진 광한루와 오작교가 수면에 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광한루의 역사는 조선 초기 황희가 남원에 머물며 세운 광통루에서 시작됐다. 이후 전라도 관찰사 송강 정철이 광한루로 이름을 바꾸고 연못을 넓혔으며, 남원부사 장의국이 봉래·방장·영주 세 섬과 오작교를 조성했다. 1597년 정유재란 때 불에 탄 광한루는 1626년 남원부사 신감이 다시 세웠고, 여러 차례 보수를 거쳐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

팔작지붕 아래 온돌방까지 품은 광한루

나뭇잎 사이로 웅장하고 고풍스러운 위용을 자랑하는 광한루 전경. / 전북문화관광
나뭇잎 사이로 웅장하고 고풍스러운 위용을 자랑하는 광한루 전경. / 전북문화관광

광한루는 본루를 중심으로 한쪽에 요선각이 붙어 있고, 뒤편에는 월랑이 놓여 있다. 정면 5칸, 측면 4칸 규모의 본루 위에는 네 귀가 위로 들린 팔작지붕이 얹혀 있으며, 넓은 실내를 받치기 위해 삼중보 칠량가 결구를 사용했다. 기둥과 처마 사이에는 다포식 공포와 앙서형 익공을 두었고, 처마 아래에는 용과 거북을 새긴 장식이 남아 있어 누각 가까이 다가갈수록 세밀한 조각이 눈에 들어온다.

본루 옆 요선각은 정면 3칸, 측면 2칸 크기로 가운데 온돌방을 두었다. 덧도리 위에 대공을 세우고 경사가 급한 덧서까래를 얹어 본루와는 다른 지붕 모양을 만들었다. 본루 뒤편에 붙은 월랑은 건물이 뒤로 기우는 것을 막기 위해 1881년에 세웠다. 정면 1칸, 측면 3칸 크기의 월랑은 누각으로 오르는 계단과 통로로 쓰이며, 귀한대 끝에는 용머리 조각이 달려 있다.

주차와 무료 야간 관람을 함께 챙기는 방문 시간

야간 조명이 연못 수면에 반사돼 화려한 운치를 자아내는 광한루 야경. / 전북문화관광
야간 조명이 연못 수면에 반사돼 화려한 운치를 자아내는 광한루 야경. / 전북문화관광

여름 휴가철과 주말에는 광한루원을 찾는 차량이 몰려 정문 주변 주차장이 일찍 차는 경우가 많다. 완월정과 오작교에서 가까운 서문 주차장은 승용차 기준 약 2000원에 이용할 수 있으며, 빈자리가 없다면 북문 주차장이나 승월교 주차장으로 바로 이동하는 편이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광한루원은 지난 4월부터 오는 10월까지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문을 연다.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성인 4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500원의 입장료를 받지만 오후 6시부터는 무료로 들어갈 수 있다.

해가 지기 전인 오후 5시 30분 무렵 도착하면 주차를 마친 뒤 주변을 둘러보다가 오후 6시부터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한낮의 더위를 피하면서 광한루와 오작교에 조명이 켜지는 모습까지 볼 수 있어 여름철에는 늦은 오후 방문이 잘 맞는다.

휠체어 밀고 걷기 편한 산책로와 잉어 먹이 주기 체험

연못 위를 가로지르는 운치 있는 목재 산책 다리. / 전북문화관광
연못 위를 가로지르는 운치 있는 목재 산책 다리. / 전북문화관광

광한루원 안으로 들어가면 넓은 연못을 따라 산책로가 놓여 있다. 주요 구간은 바닥이 고르게 정비돼 있어 유모차를 끌거나 휠체어를 이용할 때도 이동하기 어렵지 않다. 

연못에는 몸집이 큰 잉어가 무리를 지어 헤엄친다. 사람이 물가 가까이 다가가면 잉어들이 먹이를 기다리듯 한꺼번에 모여들어 아이들의 시선을 끈다. 주변 매점이나 지정된 판매처에서 잉어 전용 먹이를 구입한 뒤 연못에 던져줄 수 있어 가족 관람객이 많이 머무는 구간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수면 가까이 몰려든 잉어를 살펴보며 먹이를 주고, 어른들은 나무 그늘 아래에서 연못과 누각을 바라보며 잠시 쉬어갈 수 있다. 다만 물가에서는 난간 밖으로 몸을 내밀지 말고, 먹이는 현장에서 판매하는 전용 제품만 사용해야 한다.

오작교와 완월정, 달 조형물을 따라 걷는 야간 산책

해가 지면 광한루원 곳곳에 조명이 들어오면서 누각과 연못이 낮과는 전혀 다른 풍경을 만든다. 가장 먼저 관람객이 모이는 곳은 견우와 직녀 이야기가 전해지는 오작교다. 반원형 교각 아래로 불빛이 번지고, 다리와 조명이 수면에 비쳐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오래 머문다.

오작교를 건넌 뒤 연못을 따라 걸으면 완월정이 보인다. 누각을 비추는 조명과 잔잔한 물결이 어우러져 멀리서 바라봐도 한눈에 들어온다. 연못 가장자리에서는 불을 밝힌 완월정과 수면에 비친 모습까지 함께 볼 수 있어 밤 산책 중 잠시 멈춰 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다.

한복 입고 둘러보는 광한루원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높게 설치된 대형 그네. / 전북문화관광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높게 설치된 대형 그네. / 전북문화관광

광한루원 주변에는 한복을 빌릴 수 있는 대여점이 있어 낮 시간에는 한복 차림으로 정원을 걷는 관람객을 자주 볼 수 있다. 원하는 색과 모양의 한복을 골라 입은 뒤 광한루와 오작교, 연못가를 따라 걸으면 오래된 누각과 돌담이 사진 배경으로 들어온다.

광한루 앞에서는 팔작지붕과 처마를 한 화면에 담을 수 있고, 오작교에서는 연못과 누각을 함께 찍을 수 있다. 연못 주변의 오래된 나무와 정자도 한복 차림과 잘 어울려 광한루원을 둘러보는 동안 여러 장소에서 사진을 남길 수 있다.

기피제 챙기고 물 넉넉하게 마시는 관람 수칙

단청 처마 아래 들어서 관람 중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기 좋은 경내 쉼터. / 전북문화관광
단청 처마 아래 들어서 관람 중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기 좋은 경내 쉼터. / 전북문화관광

여름밤 광한루원은 한낮보다 선선하지만, 오래된 나무와 넓은 연못이 있어 해가 진 뒤에는 모기와 날벌레가 많아질 수 있다. 야간 관람을 계획했다면 출발 전에 모기 기피제를 손과 팔다리에 바르고, 피부가 많이 드러나지 않는 얇은 긴소매 옷을 챙기는 편이 좋다.

바람이 적은 날에는 밤에도 더위가 쉽게 가시지 않는다. 산책로를 오래 걸을 예정이라면 작은 휴대용 선풍기와 생수를 준비하고, 목이 마르기 전부터 물을 조금씩 나눠 마셔야 한다. 연못 주변과 조명이 적은 구간에서는 발밑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으므로 천천히 걷고 돌계단이나 젖은 바닥도 살펴야 한다.

광한루원 안에서는 정해진 관람로를 따라 이동해야 한다. 오래된 나무 기둥과 돌계단에 기대거나 올라서지 말고, 연못가에서는 난간 밖으로 몸을 내밀지 않는다. 사진을 찍을 때도 통행을 막거나 물가 가까이 다가가지 않아야 한다.

광한루원 관람 뒤 들르기 좋은 남원 맛집 3곳

광한루원을 둘러본 뒤에는 주변 식당에서 남원의 익숙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뜨끈한 추어탕부터 짜장면과 탕수육, 간식으로 먹기 좋은 빵까지 메뉴가 달라 일행의 입맛과 식사 시간에 맞춰 고르면 된다.

남원 추어탕 거리에 있는 '새집추어탕'은 미꾸라지를 뼈째 갈아 넣은 추어탕으로 알려진 곳이다. 뚝배기에 담긴 국물은 진하고 구수하며, 부드럽게 익은 시래기가 넉넉하게 들어간다. 밥을 말아 먹거나 추어튀김을 곁들이면 광한루원을 오래 걸은 뒤 든든하게 식사할 수 있다.

중식이 생각난다면 '경방루'를 찾을 수 있다. 바삭하게 튀긴 고기에 새콤달콤한 소스를 더한 탕수육과 볶은 춘장으로 만든 짜장면을 함께 주문하는 사람이 많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먹기 익숙한 메뉴라 가족 식사 장소로도 잘 어울린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명문제과'에 들러 빵을 살 수 있다. 꿀아몬드빵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꿀의 단맛과 아몬드의 고소한 맛이 함께 난다. 빵이 나오는 시간에는 대기 줄이 생길 수 있어 방문 전에 판매 시간을 확인하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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