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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한복판에서 반나절을 보낼 곳을 찾다 보면, 카페나 쇼핑몰 외에는 선택지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미술관에서 전시를 보거나 공원을 걷을 수도 있지만, 한의학을 눈으로 보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장소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은 오랫동안 한약재 거래가 활발했던 곳으로, 지금도 골목마다 한약방 간판이 줄지어 있다. 그중에서도 거리 한가운데 들어선 서울한방진흥센터는 박물관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
한약재 시장 안에 자리한 한옥형 건물
2017년 문을 연 서울한방진흥센터는 건축사 류영모가 설계했다. 현대식 건물 위에 한옥 지붕을 올린 모습으로, 외벽에는 전벽돌을 쓰고 기와지붕과 유리 커튼월, 목재 창호, 콘크리트를 함께 배치했다. 실내에는 한옥의 마당 개념을 살려 곳곳에 탁 트인 공간을 마련해 답답함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2층에 자리한 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에서는 300여 종에서 350여 종에 이르는 약재를 전시하고 있다. 관련 의서와 소장품도 함께 볼 수 있고, 코뿔소 뿔이나 뱀을 활용한 약재도 전시돼 있다. 1층 안내데스크에서 영어 음성해설 기기를 빌리면, 외국인 관광객도 편히 관람할 수 있다.
두한족열 원리 담은 약초족욕체험
2층 누마루에서 진행되는 약초족욕체험은 많은 방문객이 찾는 프로그램이다. 계절에 따라 국화나 약쑥 등 다른 약초를 넣은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는 방식으로, 옛 의서에 기록된 '두한족열' 원리를 따른다. 머리는 차게, 발은 따뜻하게 해 몸을 편안하게 만든다는 원리다. 족욕을 하는 동안 서울약령시 전경도 함께 내려다볼 수 있다. 다만, 기온이 낮은 12월부터 2월까지는 운영하지 않는다.
이 밖에도 보제원 한방체험실에서는 온열 안마매트에 누워 손발 지압을 받을 수 있고, 한방공작소에서는 족욕솔트나 인진쑥 입욕제, 향주머니 등을 10분 안에 만들어볼 수 있다. 조선시대 의관과 의녀복을 입고 한옥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는 의상 체험도 무료로 운영된다.
운영시간은 3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후 5시까지다. 입장은 마감 1시간 전까지 가능하고, 1월 1일과 설날, 추석 당일을 제외하면 매일 문을 연다. 성인 입장료는 1000원, 학생과 군인은 500원이며, 만 6세 미만 어린이와 만 65세 이상, 국가유공자와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는 무료로 들어갈 수 있다.
별관 카페에서 즐기는 다과 한 상
서울한방진흥센터 별관에는 한방카페 참다정이 자리한다. 제기동역 2번 출구에서 약령시장 입구를 지나 300m 정도 걸으면 닿는 거리다. 한약재 향이 은은한 공간에서 쌍화차와 십전대보차, 대추차, 오미자차 같은 차를 맛볼 수 있고, 연잎밥과 함께 나오는 정식 메뉴도 준비돼 있다. 다만, 연잎밥정식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만 판매한다.
매장 곳곳에는 한약재와 장식품이 놓여 있어, 박물관의 또 다른 전시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영업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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