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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한낮, 전남 강진군 도암면 석문공원에 들어서면 뜨거운 햇볕을 가려주는 울창한 숲과 거대한 바위 절벽이 먼저 펼쳐진다. 숲 사이로 난 산책로에는 서늘한 바람이 머물고, 조금만 걸음을 옮겨도 나뭇잎 사이로 기암괴석과 출렁다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석문공원은 돌문처럼 솟은 바위와 가파른 산비탈이 어우러져 '남도의 소금강'으로 불린다. 오랜 세월 비바람에 깎인 바위가 산길 양쪽에 병풍처럼 펼쳐지고, 숲길을 따라 오를수록 깊은 계곡과 절벽 풍경이 시야를 채운다. 웅장한 바위산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지만 탐방로는 계단과 데크길을 갖춰 산행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도 천천히 걸을 수 있다.
111m 구름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깊은 계곡
석문공원 산길을 오르면 만덕산과 석문산 사이를 잇는 사랑 구름다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길이 111m, 폭 1.5m인 산악 현수형 출렁다리로, 깊게 파인 계곡 위를 길게 가로지른다. 멀리서 바라볼 때는 산허리에 걸린 가느다란 길처럼 보이지만, 다리 위에 올라서면 발아래 펼쳐지는 절벽과 숲이 한눈에 들어온다.
중간 지점에 서면 짙은 나무로 뒤덮인 계곡이 아래쪽으로 깊게 내려앉아 있고, 고개를 들면 초록빛 산등성이가 사방으로 펼쳐진다. 계곡을 건너는 통로이면서 석문공원의 산세를 넓게 바라볼 수 있는 전망 공간이기도 하다. 난간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높이에 긴장감이 들지만, 걸음을 옮길수록 시야가 넓어져 다리 위에서 머무는 사람도 많다.
바람이 불거나 탐방객이 지나가면 다리 바닥이 위아래로 조금씩 흔들린다. 흔들림이 크지는 않지만 높은 계곡 위를 걷고 있다는 느낌을 충분히 전한다. 양쪽 진입로에는 붉은 하트 모양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비바람이 깎은 바위 절벽, 병풍처럼 둘러선 돌문 지형
사랑 구름다리 한가운데에 서면 석문공원을 둘러싼 바위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비탈 곳곳에는 크고 작은 기암괴석이 솟아 있고, 깊게 파인 골짜기 양옆으로 회백색 암벽과 짙은 숲이 맞닿아 있다.
오랜 세월 비와 바람에 깎인 바위는 높이와 모양이 제각각이다. 거칠게 갈라진 바위틈에는 소나무와 들풀이 뿌리를 내렸고, 짙은 숲과 회백색 암벽이 맞닿아 수묵화를 닮은 풍경을 만든다. 구름다리에서는 가까운 암봉부터 멀리 뻗은 산등성이까지 넓게 바라볼 수 있어 석문공원의 지형을 살펴보기 좋다.
숲은 계절에 따라 빛깔이 달라지지만 바위 절벽은 같은 자리를 지킨다. 햇빛이 비추는 방향에 따라 바위 표면의 굴곡과 그늘도 달라져 보는 위치마다 다른 장면이 펼쳐진다.
짙은 그늘 아래서 만나는 8월의 서늘한 계곡 바람
8월의 석문공원은 산책로 위로 나뭇가지가 길게 뻗어 한낮에도 짙은 그늘이 머문다. 햇볕이 강한 날에도 숲 안으로 들어서면 공기가 한결 서늘해지고, 산등성이와 계곡 사이를 지나온 바람이 잎사귀를 흔들며 더위를 식힌다. 공원 아래쪽에서는 얕은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까지 들려와 여름 숲길의 고요함을 더한다.
밖에서 바라본 석문공원은 가파른 바위산처럼 보이지만 산책로에 들어서면 걷기 편한 구간이 많다. 흙길과 데크길이 놓여 있어 주변 풍경을 살피며 천천히 걸을 수 있고,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구간에서는 햇볕을 오래 마주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구름다리로 오르는 길에는 계단과 오르막이 있어 편한 신발을 준비하는 편이 좋다.
숲길 곳곳에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벤치가 마련돼 있다. 서둘러 구름다리까지 오르기보다 나무 그늘에 앉아 계곡 소리와 숲바람을 느끼며 쉬어가도 좋다. 짙은 숲과 바위 절벽이 맞닿은 길을 천천히 걷다 보면 한여름 석문공원의 풍경을 가까이 담을 수 있다.
1시간 가족길부터 3시간 누비길까지 골라 걷는 탐방 코스
석문공원 탐방로는 걷는 시간과 방문 일정에 따라 세 코스로 나뉜다. 가장 짧은 가족길은 공원 관리소에서 출발해 노적봉과 사랑 구름다리, 세종바위 포토존을 돌아오는 길이다. 소요 시간은 약 1시간으로, 어린이나 어르신과 함께 짧게 둘러보기 좋다.
조금 더 넓게 걷고 싶다면 약 2시간이 걸리는 연인길을 택할 수 있다. 사랑 구름다리를 지나 석문정과 주변 숲길까지 둘러보는 코스로, 공원 안쪽 풍경을 여유 있게 살필 수 있다. 약 3시간이 걸리는 누비길은 통천문까지 다녀오는 긴 코스다. 평소 산행을 즐기거나 석문공원의 바위산과 숲길을 오래 걷고 싶은 방문객에게 맞는다.
세 코스 모두 사랑 구름다리를 지나며, 공원 입구 안내판에서 구간과 소요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처음 방문했다면 출발 전 코스 위치를 살핀 뒤 일정에 맞는 길을 고르는 편이 좋다.
입장료와 주차료 없이 둘러보는 석문공원
강진 석문공원은 입장료와 주차료가 없어 별도 비용 없이 둘러볼 수 있다. 주소는 전남 강진군 도암면 백도로 2084이며, 연중무휴로 개방된다. 운영 시간에 맞춰 서둘러 움직일 일이 없어 아침 산책이나 늦은 오후 나들이 장소로도 찾기 편하다.
공원 진입로 안쪽에는 승용차와 대형 버스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주차를 마친 뒤 탐방로 입구까지 걸어가는 거리도 길지 않아 차량을 이용한 방문이 수월하다. 다만 비가 많이 내렸거나 강풍이 부는 날에는 사랑 구름다리와 일부 탐방로 출입이 제한될 수 있다. 출발 전 강진군청 산림과로 문의하면 개방 여부와 탐방 코스를 확인할 수 있다.
8월 산행 전 챙겨야 할 물과 미끄럼 적은 신발
석문공원 숲길은 나무 그늘이 많은 편이지만, 8월에는 오르막과 계단을 걷는 동안 땀이 많이 난다. 출발 전 얼음물이나 이온 음료를 준비하고, 갈증이 나기 전부터 조금씩 마시는 편이 좋다. 짧은 가족길을 걷더라도 물을 챙기고, 2시간 이상 걸리는 연인길과 누비길에서는 중간에 쉬어가며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사랑 구름다리로 오르는 길에는 경사진 흙길과 계단이 섞여 있다. 비가 내린 뒤에는 젖은 흙과 낙엽 때문에 발이 미끄러질 수 있어 슬리퍼나 굽 높은 신발은 피하는 편이 낫다. 발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운동화나 가벼운 등산화를 신고, 풀린 신발 끈은 출발 전에 다시 묶어야 한다.
낮 기온이 크게 오르는 오후 1시부터 3시 사이에는 긴 코스를 서둘러 걷지 않는 편이 좋다. 나무 그늘과 벤치에서 자주 쉬고, 어지럽거나 숨이 차면 바로 걸음을 멈춰야 한다. 출발 전 기온과 비 예보를 확인하면 구름다리와 숲길을 한결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석문공원 산책 뒤 맛보는 강진 먹거리 3가지
석문공원 구름다리와 숲길을 둘러본 뒤에는 강진의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강진 읍내 음식점에서는 숯불 돼지불고기와 해산물, 나물, 젓갈 등 여러 반찬을 한 상에 차린 '남도 한정식'을 판매한다. 메뉴와 반찬 구성은 음식점마다 달라 방문 전 가격과 차림을 확인하는 편이 좋다.
여름 산행 뒤 따뜻한 국물 음식을 찾는다면 '회춘탕'도 있다. 문어와 전복, 토종닭에 황칠나무와 한약재를 넣고 오래 끓인 음식으로, 닭고기와 해산물을 한 냄비에서 맛볼 수 있다. 여러 재료를 함께 끓여 국물이 진하며 강진만 주변 음식점에서 주로 판매한다.
'짱뚱어탕'은 밥과 함께 든든하게 먹기 좋은 강진 향토 음식이다. 짱뚱어를 뼈째 삶아 곱게 간 뒤 시래기와 된장을 넣고 끓이며, 조리 방식은 추어탕과 비슷하다. 걸쭉한 국물에 부드럽게 익은 시래기가 어우러져 산행을 마친 뒤 따뜻하게 먹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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