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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지를 고르다 보면 계곡이나 바다부터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강한 볕 아래 오래 머물러야 하는 물놀이 장소보다, 그늘이 짙게 드리운 숲길을 찾는 편이 몸에 부담을 덜 주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전남 구례군에 자리한 한 산책로는 이런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강줄기를 따라 대나무가 빽빽하게 이어져 한낮에도 햇볕을 가려주고, 평탄한 지형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에 부담이 적다. 섬진강 대나무숲길 이야기다.
섬진강 따라 이어지는 600m 초록 그늘
섬진강 대나무숲길은 전남 구례군 구례읍 원방리 일대에 있다. 구례섬진강대숲길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굴다리를 지나면 정자 쉼터와 섬진강, 강 너머 오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대숲길은 정자 쉼터에서 시작해 편도 약 600m에 걸쳐 뻗어 있다. 섬진강 물길을 따라 굽이치며,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번갈아 나타나 걸음을 옮길 때마다 대숲 풍경이 달라진다. 길에 들어서면 울창한 대나무가 눈앞을 가득 메워 곁에 있는 섬진강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이곳에 대나무가 들어선 배경은 섬진강과 맞닿아 있다. 일제강점기 이 일대에서 사금 채취가 잦아지면서 섬진강 모래가 유실되는 일이 반복됐고,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이 강변 모래밭을 지키기 위해 대나무를 심은 것이 대숲길의 시작이다. 사람 손으로 조성된 숲이지만 오랜 시간을 거치며 산책로로 자리 잡았고, 빽빽한 대나무 줄기는 한여름에도 두터운 그늘을 만든다.
벤치와 그네 포토존, 지리산까지 담기는 조망
숲길 중간에는 섬진강 쪽으로 뻗은 샛길이 있고, 대숲길 경계 즈음에는 그네가 놓여 있어 사진을 남기기 좋다. 이 지점에서는 섬진강과 무척교, 지리산이 함께 눈에 들어온다. 길을 따라 벤치도 여럿 놓여 있는데, 이는 앉아서 대나무로 빼곡한 숲을 오래 바라보라는 의미다. 대숲 그늘은 잎이 넓은 활엽수 그늘과 달리 위아래로 깊게 드리워, 걷는 이의 시선을 위쪽으로 이끈다.
대나무숲길을 벗어나면 생태탐방로가 이어지고, 이 구간에서는 코스모스와 야생화도 볼 수 있다. 강 건너편에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벚꽃길이 있어, 힐링생태탐방로를 따라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대중교통으로는 KTX 구례구역에서 약 3.3㎞, 구례공영버스터미널에서는 3㎞가 되지 않아 접근이 수월한 편이다.
섬진강 대나무숲길 인근 맛집 '까막정'
대숲길 주차장 맞은편에는 제육쌈밥과 생선구이를 내는 식당 '까막정'이 있다. 전남 구례군 구례읍 까막정길에 위치하며, 정원처럼 조경을 갖춘 마당과 정자가 있어 산책 뒤 잠시 차를 마시며 앉아 있기에도 좋다.
식당은 방 4개 정도로 나뉘어 있어, 모임 자리로도 활용된다. 산나물 반찬은 간이 세지 않고, 나물 본연의 향을 잘 살렸다. 또한 제육쌈밥에는 미역국과 오이무침, 계란찜이 함께 나온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이며, 정기 휴무는 매주 일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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