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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초,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가까운 곳으로 짧은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먼 곳보다는 차로 두세 시간 안에 다녀올 수 있는 곳을 먼저 찾고,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나무 그늘이나 물가가 있는 여행지를 검색하는 경우도 잦다.
전남 담양은 대나무숲으로 알려진 지역이지만, 대나무숲 외에도 조선시대 조성된 정원이 여러 곳 남아 있다. 그중 고서면에 위치한 명옥헌원림은 연못과 배롱나무가 어우러진 곳으로, 대나무숲과는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300년 배롱나무와 연못이 만드는 반영
명옥헌원림에서는 상단과 하단 두 연못을 둘러싼, 오래된 배롱나무를 볼 수 있다. 조성 당시 심은 나무들이 300년 가까이 자라 연못 둘레를 채우고 있으며, 8월이면 분홍빛 꽃이 한꺼번에 피어나 절정을 맞는다. 연못은 남북 40m, 동서 20m 크기의 네모난 방지로 만들어졌고 가운데에는 둥근 섬 하나가 자리한다.
수면 위로 정자와 배롱나무가 함께 비치는 반영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정자 난간에 앉아 연못을 내려다보면, 조선시대 사람들이 자연을 곁에 두고 지내던 방식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옥구슬이 부딪히는 소리와 닮았다고 해 명옥헌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전해진다.
인조와 송시열의 흔적이 남은 조선시대 정원
명옥헌원림에는 오희도와 오이정에 얽힌 옛이야기도 남아 있다. 오희도가 광해군 때 어지러운 정세를 피해 이곳에 망재라는 서재를 짓고 머문 데서 시작됐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아들 오이정이 아버지가 즐겨 찾던 자리에 정자를 세우고 위아래에 연못을 파 지금의 모습이 만들어졌다. 인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 인재를 찾으러 이곳에 왔다가 말을 맸다는 은행나무도 정원 북쪽에 남아 있다.
훗날 우암 송시열이 계류가 바위에 '명옥헌계축'이라는 글씨를 직접 새겼다는 기록도 전해지며, 2009년에는 명승으로 지정돼 관리를 받고 있다. 또한 인기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젊은 세대와 연인들의 발걸음도 늘었다.
명옥헌원림은 입장료가 없고, 마을 입구의 공영주차장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시골 마을길을 따라 5분가량 걸으면 정원 입구에 닿는다. 짧은 오르막길에서는 담양의 한적한 마을 풍경도 함께 볼 수 있다. 명옥헌원림에서 차로 10분 안팎 거리에는 창평 한옥카페가 있으며, 소쇄원도 멀지 않아 정원을 둘러본 뒤 함께 방문하는 반나절 여행 코스로 잡기 좋다.
명옥헌원림 인근 숯불갈비 맛집 '담양백동숯불갈비'
명옥헌원림에서 차로 약 20분 이동하면, 담양백동숯불갈비에 닿는다. 담양식 돼지갈비를 전문으로 다루는 곳으로, 과일을 넣어 만든 소스에 24시간 동안 재운 돼지갈비를 숯불에 구워 낸다. 대표 메뉴인 양념돼지갈비는 은은한 숯향이 배어 있고, 매운돼지갈비는 매콤한 소스를 더해 뒷맛이 깔끔하다.
한우떡갈비와 들깨수제비도 함께 맛볼 수 있으며, 물냉면과 비빔냉면으로 마무리하기도 좋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이며, 주문은 오후 8시까지 받는다. 정기 휴무는 매주 수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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