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가면 분홍빛 꽃물결이 반겨줍니다… 저수지 옆에 숨겨진 고즈넉한 한옥 정원
논산 종학당에 배롱나무꽃이 만개한 모습. / ⓒ한국관광공사 제공
논산 종학당에 배롱나무꽃이 만개한 모습. / ⓒ한국관광공사 제공

여름 포토존을 찾는 이들은 대개 해수욕장이나 계곡부터 떠올린다. 다만, 인파가 몰리는 물가 대신 기와지붕과 꽃이 어우러진 조용한 공간을 찾아다니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병사저수지를 마주한 이곳은 조선시대 교육 공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8월이면 배롱나무꽃이 만개해 한옥과 붉은 꽃이 어우러진 풍경을 볼 수 있다. 논산천안고속도로 탄천나들목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라 찾아가기도 어렵지 않다.

종학당, 저수지 곁에 자리한 문중 교육 공간

논산 종학당 전경.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논산 종학당 전경.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충남 논산시 노성면에 자리한 종학당은 1643년 윤순거가 파평윤씨 문중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세운 강학당이다. 문중 자녀뿐 아니라 내외척, 처가의 자녀들까지 이곳에 모여 합숙하며 배웠다. 서원이나 서당과 달리 문중이 정한 교육목표에 따라 별도의 학칙을 두고 교육과정을 운영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활발히 운영되던 종학당은 일제가 신교육 제도를 들여오면서 문을 닫았다.

건물은 호암산을 뒤에 두고 병사저수지를 앞에 둔 자리에 서 있다. 담장으로 둘러싸인 종학당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홑처마 팔작지붕이며, 가운데 대청마루를 두고 양쪽에 온돌방을 배치했다. 대청마루와 온돌방 사이에는 들어열개 문을 달아, 필요에 따라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도록 했다.

화재와 복원을 거친 건축 구성

논산 종학당.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논산 종학당.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정수루는 종학당 옆 살림집 앞에 붙어 있는 2층 누각이다. 급한 지형을 이용해 2층으로 지어 숙사와 누각의 바닥 높이를 맞췄으며, 정면 3칸에 측면 1칸이지만 2층에서는 숙사 쪽으로 1칸을 내달아 ㄱ자 평면을 이룬다. 바닥은 우물마루로 깔았고 지붕은 맞배지붕이다. 정수루 뒤편에는 상급 과정 학생들이 쓰던 백록당이 자리하며, 1628년 지어졌다. 숙사는 정면 4칸, 측면 3칸으로 윤순거와 후손들이 실제로 거주하던 살림집이었으나, 지금은 여러 차례 개조돼 원형과는 차이가 있다.

논산 종학당 내부에서 촬영한 모습.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논산 종학당 내부에서 촬영한 모습.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건물은 화재로 사라졌다가 1970년 윤정규가 다시 지으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이후 1999년부터 4년에 걸쳐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2001년에는 종중 결의에 따라 종학당과 백록당, 정수루, 보인당 등을 통틀어 종학원으로 부르기로 했다. 이곳에서는 창건 이후 약 300년 동안 문과 급제자 42명, 무과 급제자 31명을 비롯해 여러 생진과 합격자와 학자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수루에서 내다보는 병사저수지와 산책길

논산 종학당에 자리한 배롱나무. / ⓒ한국관광콘텐츠랩-이효직
논산 종학당에 자리한 배롱나무. / ⓒ한국관광콘텐츠랩-이효직

여름철 종학당을 찾는 이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배롱나무꽃이다. 목백일홍이라고도 불리는 배롱나무는 한여름 약 100일 동안 꽃을 피워, 짧게 피었다 지는 다른 여름꽃과는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줄기를 만지면 나무 전체가 흔들린다고 해 간지럼나무라는 별칭도 붙었다. 양지를 좋아하고 추위에 약해, 주로 충남 이남 지역에서 자란다. 꽃말은 수다스러움, 웅변, 꿈, 행복이다. 종학당 담장 옆으로 심어진 배롱나무는 짙은 녹음과 기와지붕 사이에서 분홍빛과 붉은빛 꽃송이를 피워내며, 담장 앞 작은 연못에서는 같은 시기 연꽃도 함께 볼 수 있다.

정수루에 올라서면 앞으로 병사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더위를 식히며 잠시 앉아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자리로 꼽힌다. 정수루 앞뜰에서는 2008년 10월 옛 소련 대통령이었던 고르바초프가 이곳을 방문해 기념으로 심은 소나무도 남아 있어,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끈다. 종학당 뒤편으로는 사색의 길이 조성돼 있다. 1코스는 522m, 2코스는 1023m로 시간 여유가 있다면 함께 걸어볼 만하다. 또한 종학당에서 약 100m 거리에는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에도 멀지 않다.

종학당은 상시 개방하며, 입장료와 주차비는 무료다. 휴무일 없이 연중 관람할 수 있어 계절에 맞춰 언제든 찾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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