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안 틀어도 춥다…" 올여름 방문객 무려 6만 명이나 몰린 지하 세계 명소
4억 년 세월이 축적된 거대한 석주와 탐방객의 안전한 관람을 돕는 내부 계단 전경. / 영월군, ai
4억 년 세월이 축적된 거대한 석주와 탐방객의 안전한 관람을 돕는 내부 계단 전경. / 영월군, ai

8월 들어 전국 곳곳에서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한낮 야외활동이 부담스러운 날이 많아졌다. 특히 햇볕이 강한 시간대에는 도심 열기까지 더해져 잠시 걷는 것조차 쉽지 않아, 더위를 피해 실내 관광지나 물가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별도의 냉방 장치 없이 서늘한 공기를 느낄 수 있는 동굴 여행지가 여름 피서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강원도 영월에 위치한 고씨동굴 역시 한여름 더위를 피하기 좋은 장소로 꼽힌다. 동굴 안으로 들어서면 바깥의 뜨거운 공기와는 다른 서늘함이 느껴지고, 안쪽으로 걸어갈수록 무더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

영월군시설관리공단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월~7월까지 고씨동굴을 찾은 방문객은 6만 22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같은 기간 방문객인 3만 8454명보다 2만 1768명이나 늘어난 수치로 56.6%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입추가 지난 뒤에도 한낮 더위가 지속되는 만큼 고씨동굴을 찾는 관광객의 발길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4억 년 세월이 만든 서늘한 고씨동굴

석회암 암벽 전경 사진. / 영월군
석회암 암벽 전경 사진. / 영월군

고씨동굴에 들어서면 바깥과 다른 서늘한 공기가 먼저 느껴진다. 동굴 내부 기온은 사계절 내내 8도에서 16도 안팎을 유지한다. 한여름 바깥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 날에도 내부는 서늘해 입구를 지나 조금만 걸어도 더위가 금세 누그러진다. 

고씨동굴은 약 4억 년 전 만들어진 석회암 동굴이다. 석회암 지대에 스며든 지하수가 오랜 시간 암석을 녹이면서 지금과 같은 동굴 공간이 만들어졌다. 긴 세월 동안 생겨난 종유석과 석순 등 여러 동굴 지형도 안에서 볼 수 있다.

이 동굴의 이름은 임진왜란 당시 왜군을 피해 고씨 일가가 안으로 피신했다는 사연에서 유래했다. 1966년 세상에 알려진 뒤 1969년 6월 4일 천연기념물 제219호로 지정됐으며, 내부에 관람 시설을 갖춘 뒤 1974년 5월 15일부터 일반에 공개됐다.

약 500m 관람로에서 만나는 고씨동굴 내부

개방 관람로를 따라 화려하게 뻗어 있는 종유석과 석순, 석주들의 장관. / 영월군시설관리공단
개방 관람로를 따라 화려하게 뻗어 있는 종유석과 석순, 석주들의 장관. / 영월군시설관리공단

고씨동굴은 주굴과 지굴을 합쳐 총길이가 3388m에 이른다. 일반 관람객에게 개방된 구간은 약 500m로, 안전시설이 설치된 탐방로를 따라 동굴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관람로 곳곳에서는 천장에서 아래로 자라는 종유석과 바닥에서 위로 솟은 석순을 볼 수 있으며, 종유석과 석순이 맞닿아 기둥처럼 만들어진 석주도 자리하고 있다.

마침표를 알리는 안내판과 웅장한 동굴 생성물. / 영월군시설관리공단
마침표를 알리는 안내판과 웅장한 동굴 생성물. / 영월군시설관리공단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산호를 닮은 동굴산호, 벽면을 따라 굳은 유석, 천처럼 늘어진 커튼 모양의 생성물뿐만 아니라 둥근 동굴진주와 방패 모양 암석 등 각종 지질 생성물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다.

나룻배 대신 다리 건너 찾는 고씨동굴

남한강 물길을 가로질러 고씨동굴 입구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진입 교량. / 영월군
남한강 물길을 가로질러 고씨동굴 입구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진입 교량. / 영월군

지금은 주차장에서 매표소와 동굴 입구까지 걸어서 이동할 수 있지만, 예전에는 남한강을 건너기 위해 나룻배를 이용해야 했다. 동굴 앞을 가로지르는 남한강의 폭이 약 130m에 달해 배를 타지 않고서는 건너기 어려웠다. 비가 많이 내려 강물이 불어나거나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는 배가 운항하지 못해 동굴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이후 남한강에 다리가 놓이면서 고씨동굴까지 걸어서 오갈 수 있게 됐다. 다리를 건너는 동안 남한강과 주변 절벽도 함께 볼 수 있다. 동굴 인근에는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5면을 포함해 약 110대를 세울 수 있는 무료 주차장이 마련돼 있어 차량을 이용해 방문하기도 수월하다. 

관람 전 확인할 입장 시간과 요금

동굴 보존과 관람객 안전을 위해 회차별 인원 제한제로 운영되는 탐방로. / 영월군
동굴 보존과 관람객 안전을 위해 회차별 인원 제한제로 운영되는 탐방로. / 영월군

고씨동굴은 동굴 보존과 관람객 안전을 위해 시간대별로 입장 인원을 정해 운영한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표는 오후 5시에 마감한다. 주말과 공휴일, 여름 성수기에는 15분 간격으로 회차를 나눠 한 번에 50명까지 입장할 수 있다.

관람 요금은 어른 4000원, 초중고등학생 3000원, 어린이 2000원, 경로 1000원이다. 30명 이상 단체 방문객과 영월군민은 신분증을 제시하면 할인받을 수 있다.

내부에는 천장이 낮거나 통로가 좁아 머리가 바위에 닿을 위험이 있어, 입구에서 제공하는 안전모를 반드시 착용하고 턱끈을 고정한 채 관람을 진행하는 편이 좋다.

고씨동굴과 함께 둘러보기 좋은 영월 여행지

아이들이 지질 및 동굴 생태를 영상으로 체험하기 좋은 영월동굴생태관. / 영월군 
아이들이 지질 및 동굴 생태를 영상으로 체험하기 좋은 영월동굴생태관. / 영월군 

동굴을 둘러본 뒤에는 영월동굴생태관을 찾아볼 수 있다. 동굴이 만들어지는 원리와 내부에 사는 생물을 살펴볼 수 있어 고씨동굴을 관람한 뒤 함께 방문하기 좋다. 길 건너편에는 아프리카미술박물관이 자리해 조각과 그림 등 여러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차량으로 이동하면 예밀포도마을도 찾을 수 있다. 포도로 이름난 마을에서 농촌 체험을 즐길 수 있고, 주변에는 계족산과 응봉산이 있어 숲길을 걷는 일정도 더할 수 있다. 

고씨동굴 관람 뒤 들르기 좋은 영월 맛집 3곳

고씨동굴을 둘러본 뒤 식사할 곳을 찾는다면 동굴 입구 상가에 있는 '강원토속식당'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곳은 칡가루를 넣어 만든 쫄깃한 면발의 칡국수를 주로 선보이며, 도토리묵이나 감자전을 함께 곁들여 먹기 좋다.

따뜻한 국물 메뉴를 먹고 싶다면 영월역 앞 다슬기 골목에 있는 '성호식당'도 있다. 다슬기를 넣고 끓인 해장국을 비롯해 다슬기전과 비빔밥 등을 판매한다. 다슬기 해장국은 국물과 다슬기를 함께 먹을 수 있어 동굴 관람을 마친 뒤 식사 메뉴로 고르기 좋다.

장릉 근처 '사랑방식당'에서는 보리밥과 오징어볶음 정식을 먹을 수 있다. 매콤하게 볶은 오징어와 여러 나물 반찬이 함께 나오며, 보리밥에 나물을 넣어 비벼 먹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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