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가까이에 이 정도 규모라니…" 57만 평 습지와 철새를 볼 수 있는 국내 명소
낙동강 하구에 넓게 펼쳐진 습지와 기수역 풍경을 한눈에 담은 을숙도철새공원 전경. / 한국관광공사,  ai
낙동강 하구에 넓게 펼쳐진 습지와 기수역 풍경을 한눈에 담은 을숙도철새공원 전경. / 한국관광공사,  ai

부산 사하구 하단동에서 명지동으로 향하는 길에는 낙동강 하구를 따라 을숙도철새공원이 펼쳐져 있다. 낙동강 하굿둑을 지나 을숙도에 들어서면 도심 건물 대신 넓은 강과 습지가 보이고, 강물이 바다와 만나는 기수역 풍경도 함께 볼 수 있다. 을숙도 일대는 1990년대 초반까지 부산에서 나온 쓰레기를 묻는 매립지와 농경지로 쓰였지만, 부산시가 오랜 기간 복원 사업을 진행하면서 철새가 머물 수 있는 습지와 공원으로 정비됐다.

을숙도철새공원 규모는 190만 7000㎡로 사직야구장 면적의 약 38배에 이른다. 넓은 습지에는 계절에 따라 여러 종류의 새가 찾아오며, 공원 안에 있는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서는 낙동강 하구의 환경과 이곳에 서식하는 새와 생물을 살펴볼 수 있다. 

사직야구장 38배 규모 매립지에서 철새공원으로

과거 매립지에서 생태 복원 사업을 통해 청정 자연으로 거듭난 호수성 습지. / 한국의 습지
과거 매립지에서 생태 복원 사업을 통해 청정 자연으로 거듭난 호수성 습지. / 한국의 습지

을숙도는 낙동강을 따라 내려온 흙과 모래가 오랜 세월 쌓이며 만들어진 섬이다. 이후 파와 땅콩 등을 재배하는 농경지로 이용됐고, 산업화 시기에는 부산에서 나온 쓰레기를 묻는 매립장으로도 쓰였다. 농경지와 매립장 사용이 길어지면서 습지와 주변 환경이 훼손됐고, 2000년대부터 이를 되돌리기 위한 공사가 시작됐다.

을숙도 습지 보호구역을 찾아 한가로이 휴식을 취하는 하얀 큰고니 떼. / 한국관광공사
을숙도 습지 보호구역을 찾아 한가로이 휴식을 취하는 하얀 큰고니 떼. / 한국관광공사

2000년부터 2005년까지 복원 공사가 진행됐고 이후에도 습지 정비가 계속되면서 매립지였던 땅에는 물길과 갈대밭이 다시 들어섰다. 현재 을숙도 일대는 낙동강하류철새도래지 보호구역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에는 물고기와 곤충이 많이 서식한다. 겨울이 되면 고니와 청둥오리 같은 철새도 이곳을 찾아 머문다.

통유리창 너머로 철새를 살펴보는 에코센터

실내 생태 전시관과 통유리 관찰대를 갖춘 낙동강하구에코센터 건물 및 탐방 셔틀버스. / 한국의 습지
실내 생태 전시관과 통유리 관찰대를 갖춘 낙동강하구에코센터 건물 및 탐방 셔틀버스. / 한국의 습지

을숙도철새공원 안에 있는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서는 낙동강 하구에 사는 갯벌 생물과 식물, 물고기, 포유류 등을 전시로 살펴볼 수 있다. 2층에는 습지 방향으로 넓은 통유리창을 설치한 관찰 공간이 있어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도 실내에서 철새를 볼 수 있다.

에코센터 진입로 주변 수목과 어우러져 설치된 낙동강하구에코센터 안내 표지판. / 한국의 습지
에코센터 진입로 주변 수목과 어우러져 설치된 낙동강하구에코센터 안내 표지판. / 한국의 습지

창가에는 망원경도 설치돼 있어 습지에 머무는 새를 가까이 살펴볼 수 있으며, 새의 깃털 색과 부리 모양도 비교해 볼 수 있다. 주변에는 낙동강 하구와 갯벌, 철새에 관한 전시물과 안내판이 마련돼 있어 아이와 함께 을숙도를 찾았다면 철새 관찰과 실내 전시 관람을 한곳에서 할 수 있다.

다친 야생동물을 치료해 다시 돌려보내는 공간

에코센터 밖에는 야생동물치료센터와 탐방체험장이 있다. 야생동물치료센터에서는 건물 유리창에 부딪히거나 무리에서 떨어져 다친 야생동물을 구조해 치료한다. 시민 신고 등을 통해 들어온 동물은 치료를 받은 뒤 비행 훈련과 먹이 찾기 연습을 거치며, 스스로 생활할 수 있게 되면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간다.

치료 공간 전체를 자유롭게 둘러볼 수는 없지만 일부 관람 구역과 전시 자료를 통해 구조된 야생동물이 치료받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가까운 탐방체험장에서는 갯벌과 식물, 낙동강 하구에서 만날 수 있는 생물을 살펴보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에코센터 전시를 본 뒤 함께 둘러보면 낙동강 하구에 사는 동물과 주변 자연을 조금 더 가까이 접할 수 있다.

유아차와 휠체어도 이동할 수 있는 평탄한 습지 산책로

유아차나 휠체어도 부담 없이 편하게 오갈 수 있도록 평탄하게 조성된 습지 산책로. / 한국의 습지
유아차나 휠체어도 부담 없이 편하게 오갈 수 있도록 평탄하게 조성된 습지 산책로. / 한국의 습지

에코센터 밖으로 나오면 습지를 따라 산책로가 길게 놓여 있다. 대부분 경사가 크지 않은 평탄한 길이며 흙길과 나무 데크가 번갈아 나와 유아차를 끌거나 휠체어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 산책로 양옆에는 물억새와 갈대가 넓게 자라고 있어 걸음을 옮기는 동안 을숙도 습지 풍경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을숙도철새공원은 면적이 넓어 모든 구간을 걸어서 둘러보려면 시간이 걸린다. 오래 걷기 어렵다면 공원 주변 대여소에서 전기 카트나 자전거를 빌려 이동할 수도 있다. 걷는 구간과 자전거로 돌아보는 구간을 나누면 에코센터와 습지, 철새 관찰 공간까지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다.

넓은 주차장과 편의시설 갖춘 을숙도철새공원

울창한 소나무 숲속 목교 산책로 입구에 자리한 을숙도철새공원 이정표. / 한국의 습지
울창한 소나무 숲속 목교 산책로 입구에 자리한 을숙도철새공원 이정표. / 한국의 습지

을숙도철새공원과 낙동강하구에코센터는 별도 입장료 없이 둘러볼 수 있다. 공원 산책로와 에코센터 실내 전시관 모두 무료로 개방하며, 차량을 가져왔다면 공원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주차요금은 10분당 100원이고 하루 최대 요금은 2400원이다.

공원에는 여러 대의 차량을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이 마련돼 있으며, 에코센터와 공원 곳곳에는 화장실도 설치돼 있다. 건물 내부에는 수유실을 비롯한 편의시설이 있어 어린아이와 함께 방문했을 때 이용할 수 있다.

을숙도 둘러본 뒤 맛보는 명지동 갈미조개

을숙도철새공원을 둘러본 뒤 식사할 곳을 찾는다면 가까운 명지동으로 이동할 수 있다. 낙동강 하구와 맞닿은 명지동에는 갈미조개를 파는 식당이 모여 있으며, '삼성갈미조개'에서는 갈미조개와 삼겹살을 함께 구워 먹는 갈삼구이를 맛볼 수 있다.

갈미조개는 낙동강 하구 모래톱에서 주로 잡히며 살이 쫄깃하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 불판에 얇게 썬 삼겹살과 갈미조개를 함께 올려 익힌 뒤 곁들여 먹는 방식이라, 을숙도 산책을 마친 뒤 고기와 해산물을 함께 먹고 싶을 때 찾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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