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철도가 이렇게 바뀌다니…" 단 3개월 동안만 볼 수 있는 이끼터널
초록빛 이끼와 숲 그늘이 이국적인 장관을 이루는 단양 이끼터널 전경. / 단양군 문화관광
초록빛 이끼와 숲 그늘이 이국적인 장관을 이루는 단양 이끼터널 전경. / 단양군 문화관광

여름 장마가 지나고 나면 충북 단양군의 한 도로는 짙은 초록빛으로 물든다. 도로 양옆으로 높게 솟은 옹벽에는 이끼가 넓게 자라고, 위쪽에서는 나뭇가지가 도로를 덮듯 뻗어 한낮에도 서늘한 분위기를 만든다.

단양 이끼터널은 여름이면 사진을 찍으려는 여행객이 자주 찾는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양쪽 벽과 도로 위를 덮은 나무가 한 화면에 들어와 마치 숲속 터널을 지나는 듯한 장면을 담을 수 있다.

충주댐 건설 뒤 철길에서 도로로 바뀐 이끼터널

옛 중앙선 철길 터에 조성된 이끼터널의 입구. / 단양군 문화관광
옛 중앙선 철길 터에 조성된 이끼터널의 입구. / 단양군 문화관광

지금 자동차가 오가는 이끼터널 구간은 과거 중앙선 철도가 지나던 자리다. 일제강점기에 놓인 철길을 따라 오랫동안 열차가 다녔지만, 1985년 충주댐이 완공되면서 단양 일대 일부 지역이 물에 잠기게 됐고 중앙선 철도도 더 높은 지대로 옮겨졌다.

열차가 다니지 않게 된 옛 철길 자리에는 아스팔트를 깔아 지금의 도로를 만들었다. 기존 철길 폭을 따라 도로가 놓이면서 길이 넓지 않고, 양쪽에는 철도 공사 당시 산을 깎아 만든 높은 절개지가 그대로 남았다. 시간이 지나며 절개지 옹벽에 이끼가 자라기 시작했고, 지금 볼 수 있는 이끼터널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여름 장마철 짙어지는 이끼터널의 초록빛

높은 습도와 울창한 나무 그늘 아래에서 더욱 짙고 선명한 초록빛을 띠는 도로변 이끼 벽. / 한국관광공사
높은 습도와 울창한 나무 그늘 아래에서 더욱 짙고 선명한 초록빛을 띠는 도로변 이끼 벽. / 한국관광공사

이끼터널 양옆에는 나무가 빽빽하게 자라 도로 위로 가지를 넓게 뻗고 있다. 한낮에도 햇빛이 강하게 들어오지 않는 구간이 많고, 남한강과 가까워 습도도 높은 편이다. 이런 환경에서 절개지 벽면에 이끼가 자라면서 지금의 초록빛 터널 풍경이 만들어졌다.

이끼는 비가 자주 내리는 6월부터 8월 사이에 옹벽을 짙은 초록색으로 덮는다. 장마철이나 비가 내린 직후에는 벽면이 촉촉하게 젖으면서 이끼 색도 한층 짙어진다. 가을로 접어들어 비가 줄고 날씨가 건조해지면 이끼가 서서히 마르면서 초록색도 옅어지고 갈색을 띠기 시작한다.

비가 그친 뒤에는 이끼가 수분을 머금어 초록색이 짙어지고, 이를 사진에 담으려는 여행객도 많이 찾는다. 오전에는 나무 사이로 햇빛이 들어오면서 초록빛 이끼 벽과 도로가 한 장의 사진에 함께 담긴다.

사진 촬영 전 차량부터 살펴야 하는 이끼터널

차와 사람이 함께 오가는 도로 특성상 안전을 위해 제한 속도 30km 서행 표지판이 세워진 구간. / 한국관광공사
차와 사람이 함께 오가는 도로 특성상 안전을 위해 제한 속도 30km 서행 표지판이 세워진 구간. / 한국관광공사

이끼터널은 관광객만 이용하는 산책로가 아니라 주민과 여행객의 차량이 오가는 일반 도로다. 도로 폭이 좁고 굽은 구간도 많아 멀리서 다가오는 차량을 바로 확인하기 어려운 곳이 있다. 별도의 보행로와 넓은 갓길도 없어 벽면의 이끼를 가까이에서 보거나 사진을 찍을 때는 지나가는 차량을 살펴야 한다.

도로 한가운데 삼각대를 세우거나 촬영을 위해 오래 머무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사진을 확인하기 위해 차도에 서 있는 동안 차량이 가까이 다가올 수도 있어 촬영을 마치면 곧바로 도로 가장자리로 이동하는 게 좋다. 

이끼 벽에 낙서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

싱그러운 벽면 이끼. / 한국관광공사
싱그러운 벽면 이끼. / 한국관광공사

이끼터널 벽면에는 이름이나 하트 모양을 남기려고 이끼를 긁어낸 자국이 곳곳에 남아 있다. 나뭇가지나 돌로 표면을 긁으면 이끼가 벗겨지면서 안쪽 콘크리트가 드러나고, 다시 초록빛 이끼가 벽을 덮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사진을 찍을 때도 이끼를 손으로 만지거나 떼어내지 않고 벽면에서 조금 떨어져 촬영하는 게 좋다. 이름이나 문양을 새기려고 표면을 긁는 행동 역시 피해야 하며, 여름마다 초록빛으로 덮이는 이끼터널을 그대로 볼 수 있게 벽면은 손대지 않고 둘러보면 된다.

이끼터널과 함께 둘러보는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매머드 화석과 선사시대 유물을 관람할 수 있는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내부 모습. / 한국관광공사
매머드 화석과 선사시대 유물을 관람할 수 있는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내부 모습. / 한국관광공사

이끼터널은 차량이 오가는 좁은 도로라 주변에 차를 세울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 차를 가져왔다면 이끼터널을 지나 수양개 권역 주차장에 세워두고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이끼터널을 둘러본 뒤 수양개 권역 주차장 쪽으로 이동하면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도 함께 들를 수 있다. 수양개 유적은 1983년 충주댐 수몰지구 문화유적 발굴 조사에서 확인됐으며, 전시관에는 중기 구석기시대부터 마한시대까지 이 일대에서 출토된 유물과 당시 사람들이 사용한 생활 도구가 전시돼 있다. 

이끼터널 둘러본 뒤 찾을 수 있는 단양 식당 2곳

이끼터널을 둘러본 뒤 구경시장 쪽으로 향하면 '원시인마늘떡갈비'에서 단양 마늘을 넣은 떡갈비를 맛볼 수 있다. 두툼하게 빚은 떡갈비는 뜨거운 철판에 올려 나오며, 노릇하게 익은 고기와 알싸한 마늘 맛을 함께 즐길 수 있다.

간단히 먹거나 포장해 갈 메뉴로는 '단양마늘만두'가 있다. 얇은 만두피에 돼지고기와 마늘을 넣어 빚은 만두로, 한 끼 사이에 간단히 먹거나 숙소로 가져가기에도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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