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한 포기도 못 가져갑니다…" 돌멩이 하나 주웠다가 큰일 난다는 남해의 '붉은 섬'
푸른 바다와 홍도항, 아기자기한 섬 마을 전경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고지대 조망. / 한국관광공사
푸른 바다와 홍도항, 아기자기한 섬 마을 전경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고지대 조망. / 한국관광공사

전남 신안군 흑산면에 있는 홍도는 우리나라 서남해 끝자락에 자리한 섬이다. 규암질 바위로 이뤄진 섬은 해 질 무렵 붉은빛을 띠는데, 여기에서 홍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홍도는 1965년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170호로 지정됐고, 다도해해상국립공원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도 포함돼 있다. 섬 안의 돌이나 식물을 외부로 가져갈 수 없도록 보호하고 있어 탐방할 때도 정해진 길을 따라 이동해야 한다.

해 질 무렵 붉은빛을 띠는 홍도와 섬마을

관광객들이 유람선을 타고 하얀 거품을 일으키는 바다와 붉은 규암질 절벽을 감상하는 모습. / 한국관광공사
관광객들이 유람선을 타고 하얀 거품을 일으키는 바다와 붉은 규암질 절벽을 감상하는 모습. / 한국관광공사

쾌속선을 타고 홍도항에 가까워지면 바다와 맞닿은 바위 절벽이 먼저 보인다. 규암질 바위가 많은 홍도는 해 질 무렵 햇빛을 받으면 산자락과 해안 절벽이 붉은빛을 띠며, 홍도라는 이름도 여기에서 붙었다.

배에서 내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경사진 언덕을 따라 집들이 모여 있고, 집 사이로 좁은 골목길이 나 있다. 섬 안에는 큰 도로가 많지 않아 마을을 둘러볼 때는 골목길을 따라 걸어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홍도항에서 골목을 따라 안쪽으로 올라가면 흑산초등학교 홍도분교가 나오고, 학교 담장 옆에서 깃대봉으로 오르는 탐방로가 시작된다.

홍도분교 옆에서 시작하는 깃대봉 탐방로

홍도 마을 골목을 지나 오르막길을 따라가면 흑산초등학교 홍도분교가 나온다. 학교 담장 옆으로 난 길이 해발 367.8m 깃대봉으로 향하는 탐방로의 시작점이다. 초입에는 목재 데크와 계단이 놓여 있고 경사가 높아지는 곳에는 난간도 설치돼 있어 천천히 걸음을 옮길 수 있다.

학교를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집들이 점차 줄어들고 숲길이 시작된다. 길 주변에는 주민들이 가꾸는 텃밭과 작은 창고가 띄엄띄엄 놓여 있어 홍도 마을의 생활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홍도 풍란과 상록수가 자라는 깃대봉 숲길

전망대에서 해안을 따라 시원하게 펼쳐진 몽돌해수욕장과 다도해를 바라보는 풍경. / 한국관광공사
전망대에서 해안을 따라 시원하게 펼쳐진 몽돌해수욕장과 다도해를 바라보는 풍경. / 한국관광공사

마을을 벗어나 깃대봉 산길로 들어서면 주변 풍경도 달라진다. 홍도 풍란을 비롯해 동백나무, 후박나무, 식나무, 덩굴사철 등 50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어 탐방로 곳곳에서 섬의 식생을 살펴볼 수 있다. 

산길을 오르다 나무 사이로 시야가 트이는 곳에 닿으면 절벽 아래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오르막 중간에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터도 마련돼 있어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땀을 식힐 수 있다. 

깃대봉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홍도와 다도해

홍도 전망대에서 보이는 홍도항과 1구마을 전경. / 한국관광공사
홍도 전망대에서 보이는 홍도항과 1구마을 전경. / 한국관광공사

홍도분교에서 출발해 흙길과 나무 계단을 따라 약 1시간 30분 오르면 해발 367.8m 깃대봉 정상에 닿는다. 정상 표지석 주변은 시야를 가리는 나무가 많지 않아 홍도의 해안 절벽과 굽이진 산줄기, 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흑산도와 가거도, 하태도 등 다도해의 여러 섬도 멀리 보인다. 남서쪽으로는 양산봉 산줄기가 바다 쪽으로 뻗은 모습도 확인할 수 있어 정상에 머물며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게 된다.

깃대봉 탐방 코스는 왕복 약 5.6~5.9km로, 오르내리는 데 약 2시간 20분이 걸린다. 정상에서 바다와 섬을 둘러본 뒤 발전소 갈림길 방향으로 내려가면 다시 홍도항 쪽으로 돌아올 수 있다.

유람선 타고 바다에서 둘러보는 홍도 33경

여객선터미널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홍도항 모습. / 한국관광공사
여객선터미널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홍도항 모습. / 한국관광공사

깃대봉 산행을 마친 뒤 홍도항으로 내려오면 유람선을 타고 섬의 해안을 둘러볼 수 있다. 산 위에서 홍도와 주변 바다를 내려다봤다면, 배에 오른 뒤에는 바다 가까이 솟은 절벽과 바위 봉우리를 아래에서 올려다보게 된다. 

유람선에서는 남문바위와 실금수 등 홍도 33경에 포함된 곳도 만날 수 있다. 가운데 구멍이 뚫린 남문바위를 지나면 절벽 사이로 가느다란 물줄기가 떨어지는 실금수가 보이고, 조금 더 이동하면 파도와 비바람에 깎인 기암괴석이 해안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배편 확인부터 등산화까지 미리 챙기는 홍도 여행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170호로 지정·보호되고 있음을 알리는 '홍도 천연보호구역' 표지석. / 한국관광공사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170호로 지정·보호되고 있음을 알리는 '홍도 천연보호구역' 표지석. / 한국관광공사

홍도는 섬 안을 둘러보는 데 별도 입장료가 없지만 목포에서 홍도로 들어가는 쾌속선과 섬 주변을 도는 유람선은 각각 승선권을 구매해야 한다. 바다 날씨에 따라 여객선 운항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출발 전 해운사 홈페이지나 여객선터미널에서 당일 운항 시간을 확인한다. 

목포에서 홍도까지는 배로 약 2시간 30분 이동한다. 평소 배멀미가 있는 사람은 승선 전에 멀미약을 준비하고, 배 안에서도 장시간 이동에 대비해 물과 간단한 소지품을 챙기는 것이 좋다.

홍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어 돌이나 식물을 채취하거나 섬 밖으로 가져갈 수 없다. 탐방할 때는 지정된 길을 따라 이동하고, 간식이나 음료를 먹고 나온 쓰레기는 모두 챙겨 나온다.

유람선에서 내려 맛보는 홍도 해산물 맛집

깃대봉 트레킹과 유람선 투어를 마치고 홍도항으로 돌아오면 여객선터미널 주변에서 식사할 곳을 찾을 수 있다. 바다와 가까운 섬답게 전복과 해삼, 뿔소라, 멍게 등을 내놓는 식당이 모여 있다.

'홍도바다횟집'에서는 뿔소라 회와 멍게를 주문해 먹을 수 있다. 쫄깃한 뿔소라와 바다 향이 짙은 멍게를 함께 곁들이며 홍도에서의 한 끼를 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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