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조에게 벼슬 받은 나무입니다…" DNA까지 보존해 대를 잇는 600년 된 천연기념물 소나무
천연기념물 보은 정이품송 전경. / 한국관광공사
천연기념물 보은 정이품송 전경. / 한국관광공사

한여름 보은은 낮 기온이 높지만 속리산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나무가 많아 곳곳에서 그늘을 만날 수 있다. 법주사로 향하는 길을 따라가면 도로 옆에서 가지를 사방으로 넓게 뻗은 정이품송을 만날 수 있는데, 수령은 약 600년으로 추정된다.

정이품송은 높이 솟은 줄기에서 여러 갈래의 가지가 사방으로 퍼져 있어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주변에 마련된 관람 공간에서는 나무 전체 모습을 살펴볼 수 있고, 1962년 12월 3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충북 보은 속리산 길목에서 만나는 600년 세월의 흔적

정이품송 옆 잔디밭에 놓여 있는 '속리산 옛길' 표지석과 소나무 밑동 모습. / 한국관광공사
정이품송 옆 잔디밭에 놓여 있는 '속리산 옛길' 표지석과 소나무 밑동 모습. / 한국관광공사

정이품송은 속리산 법주사로 향하는 도로 옆에 자리해 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도 쉽게 볼 수 있다. 넓게 퍼진 가지와 짙은 솔잎이 도로 주변 풍경과 확실히 구분돼 처음 찾는 사람도 위치를 알아보기 어렵지 않다. 소나무 옆 매점 주변에는 무료 주차장이 마련돼 있어 차를 세운 뒤 정이품송 주변을 천천히 둘러볼 수 있다.

주차장에서 정이품송까지 이동하는 거리도 길지 않아 속리산 산행 전이나 법주사를 둘러본 뒤 함께 들르기 수월하다. 

가슴 높이 둘레만 5m 넘는 정이품송

높이 16.5m, 둘레 5.3m에 달해 600년 세월의 위엄이 느껴지는 정이품송. / 한국관광공사
높이 16.5m, 둘레 5.3m에 달해 600년 세월의 위엄이 느껴지는 정이품송. / 한국관광공사

정이품송은 높이와 가지가 퍼진 폭만 봐도 오랜 세월 자란 소나무의 크기를 확인할 수 있다. 안내문에 따르면 나무 높이는 약 16.5m, 가슴 높이에서 잰 줄기 둘레는 5.3m에 이른다. 가지가 퍼진 폭도 넓어 장단축 기준으로 약 19.4m와 11m이며, 동서남북 방향으로는 13.7m와 17.2m 정도다. 

정이품송은 긴 세월 동안 태풍과 폭설을 겪으며 굵은 가지 일부가 부러지기도 했다. 예전에는 가지가 좌우로 고르게 퍼진 원뿔에 가까운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손상된 부분을 관리하며 보호하고 있다. 수령 600년으로 추정되는 소나무가 지금도 잎을 내고 있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정이품송이 지나온 시간을 짐작할 수 있다.

왕의 가마가 지나자 가지를 들어 올렸다는 정이품송 이야기

세조 임금의 행차 전설과 정2품 벼슬 하사의 유래를 표현한 가마 행차 조형물. / 한국관광공사
세조 임금의 행차 전설과 정2품 벼슬 하사의 유래를 표현한 가마 행차 조형물. / 한국관광공사

정이품송이라는 이름은 조선 세조의 법주사 행차에서 비롯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세조가 속리산 법주사로 향하던 중 가마가 소나무 아래를 지나려 하자 아래로 길게 뻗은 가지가 앞을 막았고, 이를 본 세조가 "가마가 걸린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가지가 위로 올라가 가마가 지나갈 길을 내줬고, 세조는 소나무에 정2품 벼슬을 내렸다. 이후 정이품송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고 전해진다.

서울로 돌아가던 길에는 세조가 같은 소나무 아래에서 비를 피했다는 이야기도 남아 있다. 법주사로 향하는 길목에 선 오래된 소나무와 세조의 행차가 하나의 이야기로 전해지면서 정이품송이라는 이름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데크길 따라 가까이서 살펴보는 정이품송

정이품송 앞쪽에 '천연기념물 제103호 정이품송'이라 한자로 새겨진 석비. / 한국관광공사
정이품송 앞쪽에 '천연기념물 제103호 정이품송'이라 한자로 새겨진 석비. / 한국관광공사

정이품송 주변에는 나무를 둘러볼 수 있도록 데크길이 마련돼 있다.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가까운 거리에서는 굵은 줄기와 깊게 갈라진 나무껍질을 살펴볼 수 있고, 위치를 옮길 때마다 사방으로 뻗은 가지의 모양도 조금씩 달라 보인다.

데크길을 한 바퀴 돈 뒤에는 조금 떨어진 벤치 쪽에서 정이품송 전체를 바라볼 수 있다. 가까운 거리에서는 굵은 줄기와 나무껍질이 먼저 보이고, 거리를 두면 사방으로 넓게 퍼진 가지와 나무 전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 있는 위치에 따라 보이는 모습이 달라 사진을 찍을 때도 여러 방향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촬영하는 방문객이 많다.

사계절 다른 풍경으로 만나는 정이품송

정이품송은 계절에 따라 주변 풍경과 함께 보이는 모습도 달라진다. 봄에는 가지 끝으로 연둣빛 새 솔잎이 돋고, 여름에는 짙어진 솔잎과 넓게 퍼진 가지가 햇빛을 가려 나무 아래로 그늘이 생긴다. 가을에는 붉고 노랗게 물든 속리산 단풍 사이에서 푸른 소나무가 눈에 들어오고, 겨울에는 굵은 가지 위로 하얀 눈이 쌓인 모습을 볼 수 있다.

한자리에서 수백 년을 자란 정이품송은 어느 계절에 찾느냐에 따라 주변 산과 함께 보는 풍경도 달라진다. 나무 둘레를 따라 난 데크길을 걷거나 벤치에 앉아 잠시 머물면서 굵은 줄기와 사방으로 퍼진 가지를 천천히 살펴볼 수 있다.

정이품송 관람할 때 지켜야 할 기본 수칙

나무의 역사와 관람 수칙이 안내판으로 설치돼 정갈하게 보호되고 있는 정이품송 관람 구역. / 한국관광공사
나무의 역사와 관람 수칙이 안내판으로 설치돼 정갈하게 보호되고 있는 정이품송 관람 구역. / 한국관광공사

정이품송을 둘러볼 때는 나무 주변에 설치된 데크길과 지정된 관람 구역 안에서 이동해야 한다. 울타리를 넘어 뿌리 주변 흙을 밟거나 나무 가까이 다가가는 행동은 피하고, 바닥에 떨어진 솔방울이나 나뭇가지도 그대로 두는 편이 좋다. 

사진을 찍을 때도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데크길이나 벤치 주변에서 촬영할 수 있다. 정이품송은 보호 대상인 천연기념물이라 관람 구역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안내판과 현장 통제선이 있다면 표시된 구간 안에서 둘러봐야 한다.

정이품송 둘러본 뒤 찾기 좋은 속리산 주변 식당 

정이품송과 법주사를 둘러본 뒤 식사할 곳을 찾는다면 속리산 주변 식당가로 이동할 수 있다. 산행이나 산책 뒤 산채 음식을 먹고 싶다면 '경희식당'에서 한정식을 주문할 수 있다.

경희식당 한정식은 산나물을 중심으로 여러 반찬을 한 상에 차려 먹는 메뉴다. 한 가지 음식을 따로 주문하기보다 여러 나물과 반찬을 조금씩 곁들여 먹을 수 있어 부모님과 함께 찾거나 가족끼리 식사할 때 고르기 좋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