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0만 명이 찾는 이유가 있네… 천년 고찰 지나 연꽃까지 만나는 계곡 산책길
울창한 소나무 숲에 둘러싸여 고즈넉한 휴식을 전하는 생태숲 내 목조 정자 전경. / 강원관광
울창한 소나무 숲에 둘러싸여 고즈넉한 휴식을 전하는 생태숲 내 목조 정자 전경. / 강원관광

강원도 홍천 공작산 자락에는 울창한 숲과 계곡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수타사 일대가 자리한다. 한여름에는 나무가 햇볕을 가리고 계곡에서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도심보다 한결 시원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수도권에서도 자동차로 1~2시간 정도면 갈 수 있어 당일치기나 1박 2일 일정으로 찾는 사람도 많다.

공작산은 산세가 공작새가 날개를 펼친 모습과 닮았다고 해 이름이 붙었다. 산자락에는 천년 고찰 수타사와 생태숲, 산소길이 모여 있어 사찰을 둘러본 뒤 계곡 옆 숲길까지 함께 걸을 수 있다.

계곡과 숲을 따라 걷는 3.8km 수타사 산소길

천년고찰 수타사 전경. / ⓒ한국관광콘텐츠랩-황성훈
천년고찰 수타사 전경. / ⓒ한국관광콘텐츠랩-황성훈

수타사 주변에는 총 3.8km 길이의 산소길이 조성돼 있다.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지는 등산로와 달리 흙길과 나무 데크가 많은 코스로, 계곡과 숲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수타사 일대를 둘러볼 수 있다. 길 양쪽에는 소나무와 참나무가 빽빽하게 자라 여름에는 나무 그늘 아래로 걷는 구간이 많고, 중간중간 벤치도 놓여 있어 잠시 앉아 쉬었다 갈 수 있다.

주차장에서 출발해 일주문을 지나 산소길을 한 바퀴 돈 뒤 다시 출발 지점으로 돌아오는 데는 약 1시간 30분이 걸린다. 길을 걷는 동안 흙길과 데크길이 번갈아 나오고 계곡도 가까이 지나기 때문에 오랜 산행보다 숲속 산책을 원하는 사람에게 부담이 덜하다. 

1300년 역사를 간직한 공작산 수타사

수타사 숲길 입구의 정자 풍경. / 강원관광
수타사 숲길 입구의 정자 풍경. / 강원관광

숲길 초입에는 708년 원효대사가 세웠다고 전해지는 수타사가 있다. 경내로 들어서면 오래된 전각과 기와지붕이 먼저 보이고, 뒤편으로는 공작산 숲이 둘러싸고 있어 산사와 주변 풍경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규모가 크지 않아 천천히 걸으며 전각과 마당을 살펴보기에도 어렵지 않다.

흙마당을 따라 걷다 보면 오래된 기와지붕과 목조 전각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바람이 부는 날에는 처마 끝 풍경 소리도 들린다. 수타사를 둘러본 뒤에는 바로 옆 산소길로 이동할 수 있어 사찰 관람과 숲길 산책을 한 코스로 묶을 수 있다.

사천왕상 안에서 발견된 조선시대 월인석보

수타사 경내로 들어가는 길에는 조선 후기에 만든 소조 사천왕상이 있다. 불교에서 동서남북을 지키는 사천왕의 모습을 흙으로 빚어 만든 것으로, 사천왕상을 보수하던 중 동방 지국천왕 내부에서 조선 세조 때 간행된 월인석보가 발견됐다. 훈민정음이 만들어진 뒤 한글이 실제로 어떻게 쓰였는지 살펴볼 수 있는 자료로, 당시 국어와 한글 표기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기록으로 꼽힌다.

사찰 중심에 자리한 대적광전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조선 후기 사찰 건축의 모습을 간직한 전각으로 보물로 지정돼 있으며, 오래된 단청과 목재를 짜 맞춘 지붕 아래 부분을 가까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 

8월 중순 연분홍 연꽃이 피는 공작산 생태숲

산새 소리와 산바람을 느끼며 천천히 걸어볼 수 있는 공작산 생태숲 연못 전경.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산새 소리와 산바람을 느끼며 천천히 걸어볼 수 있는 공작산 생태숲 연못 전경.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수타사 옆에는 약 163만 ㎡ 규모의 공작산 생태숲이 있다. 숲 안에는 여러 나무와 야생화가 자라고 있으며,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서 수타사 주변 숲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여름에는 나무 그늘이 넓게 생겨 산소길과 묶어 걷는 방문객도 많다.

연못을 가득 메운 초록빛 연잎 사이로 나무 데크 산책로가 길게 이어지는 연꽃 정원. / 홍천군
연못을 가득 메운 초록빛 연잎 사이로 나무 데크 산책로가 길게 이어지는 연꽃 정원. / 홍천군

8월 중순부터 말까지는 생태숲 안 연꽃 정원에서도 여름 풍경을 볼 수 있다. 연못을 덮은 초록색 연잎 사이로 연분홍 연꽃이 피고, 연못 주변을 걸으며 꽃을 가까이 살펴보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오전 10시와 오후 1시에는 무료 숲해설 프로그램도 운영되며, 숲해설가와 함께 걸으면서 주변 나무와 야생화, 숲에서 만날 수 있는 동식물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소 여물통을 닮은 귕소와 계곡 위를 건너는 출렁다리

연꽃 정원을 지나 산소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계곡 바위 사이로 물이 모이는 귕소에 닿는다. '귕'은 강원도 사투리로 소나 돼지에게 먹이를 담아주던 통나무 여물통을 뜻하며, 계곡물이 오랜 시간 암반을 깎아 길고 움푹한 모양이 만들어지면서 귕소라는 이름이 붙었다. 바위 사이로 흐르는 맑은 물과 주변 숲이 함께 보여 산소길을 걷는 중간에 잠시 머물기에도 수월하다.

귕소 위에는 계곡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가 놓여 있다. 다리를 건너면 발아래로 바위 사이를 흐르는 계곡물이 내려다보이고, 걸음을 옮길 때마다 다리가 조금씩 흔들린다. 출렁다리를 지나 반대편 숲길로 들어서면 나무 사이로 산새 소리와 계곡 물소리가 들려와 주변 풍경을 살피며 천천히 걸을 수 있다.

여름 산소길 걸을 때 챙겨야 할 안전수칙

수생식물이 자라나는 연못 둘레를 따라 정갈한 판석 산책로가 조성된 생태숲 풍경. / 강원관광
수생식물이 자라나는 연못 둘레를 따라 정갈한 판석 산책로가 조성된 생태숲 풍경. / 강원관광

수타사 산소길은 걷기 어렵지 않은 구간이 많지만 여름에는 비가 내린 뒤 흙길과 데크가 미끄러워질 수 있다. 슬리퍼나 밑창이 미끄러운 샌들보다는 운동화나 트레킹화를 신고, 계곡 주변에서는 물과 이끼가 묻은 바위를 밟지 않도록 발밑을 살피는 편이 안전하다.

계곡에서는 수영이 금지된 구간이나 수심이 깊은 곳으로 들어가지 않고 현장 안내판에 표시된 범위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 생태숲에는 쓰레기통이 따로 없는 만큼 생수병과 간식 포장지는 가방에 넣어 다시 가져와야 한다. 

나들이 뒤 들르기 좋은 홍천 음식 추천

수타사 산소길과 계곡을 둘러본 뒤 식사할 곳을 찾는다면 수타사 주차장 주변이나 홍천 시내 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 산채비빔밥과 감자전은 수타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메뉴다. 여러 나물에 밥과 양념을 넣어 비벼 먹는 산채비빔밥에 노릇하게 부친 감자전을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 든든하다. 

여름에는 홍천 막국수를 찾는 사람도 많다. 메밀면에 동치미 육수를 부은 물막국수는 차갑게 먹을 수 있고, 비빔막국수는 양념장에 면을 비벼 수육과 함께 먹는 경우가 많다. 매운맛이 부담스럽다면 물막국수와 수육을 함께 주문해 가족끼리 나눠 먹을 수도 있다.

고기 메뉴를 원한다면 고추장 화로구이도 있다. 고추장 양념을 입힌 돼지고기를 숯불에 구워 상추나 반찬과 함께 먹는 방식으로, 산소길을 오래 걸은 뒤 저녁 식사로 이어가기에도 잘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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