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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한옥마을 중심부를 걷다 보면 상점이 모여 있는 거리 사이로 기와지붕과 낮은 돌담이 둘러싼 경기전이 보인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있는 경기전은 1410년 태종 10년에 세워졌으며, 조선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바깥쪽 한옥마을 거리는 관광객과 상점으로 붐비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오래된 전각과 돌담, 큰 나무가 어우러져 주변이 차분해진다.
경기전 안에서는 태조 어진을 모신 정전을 비롯해 조선 왕실의 기록이 남아 있는 공간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조선 왕실 건축과 태조 어진을 함께 보는 경기전 정전
경기전 안쪽에 있는 정전은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시기 위해 세운 전각으로 보물로 지정돼 있다. 넓은 마당을 지나 정전 앞으로 가면 기와지붕과 굵은 기둥, 왕의 초상화를 모셨던 내부 공간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일반 한옥과 달리 왕실의 제례를 위해 지은 전각인 만큼 경기전에서도 먼저 둘러보게 되는 곳이다.
정전 안에는 푸른 곤룡포를 입은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모셔져 있으며, 얼굴부터 옷차림까지 전신을 그린 모습을 볼 수 있다. 정전을 나온 뒤 경내 어진박물관으로 이동하면 태조 어진을 비롯한 조선 왕실 초상화 자료와 왕실에서 사용했던 가마 등 여러 유물도 함께 볼 수 있다. 정전에서 실제 어진을 본 뒤 박물관까지 둘러보면 조선시대 왕의 초상화를 어떻게 제작하고 보관했는지 보다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임진왜란 속에서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전주사고
경기전 안쪽에는 조선시대 국가 기록을 보관했던 전주사고가 남아 있다. 조선은 조선왕조실록을 한곳에만 두지 않고 여러 사고에 나눠 보관했는데,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면서 다른 사고의 실록은 전쟁 중 소실됐다. 전주사고에 있던 실록은 전란을 피해 다른 지역으로 옮겨졌고, 덕분에 전쟁이 끝날 때까지 남을 수 있었다.
전란 뒤 조선은 전주사고에서 보존한 실록을 기준으로 여러 부를 다시 만들었으며, 다른 사고의 실록이 사라진 뒤에도 조선왕조실록을 다시 갖출 수 있었다. 정전에서 태조 어진을 본 뒤 전주사고로 이동하면 왕의 초상과 국가 기록이 함께 남아 있는 경기전의 모습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대나무 숲과 오래된 돌담길이 이어지는 경기전
여름 경기전에서는 오래된 전각뿐 아니라 대나무 숲과 돌담길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경내 곳곳에 자란 대나무가 햇볕을 가려 그늘을 만들고, 오래된 돌담 옆으로 난 흙길을 따라 걸으면 전주한옥마을 거리와는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대나무 숲과 돌담길 주변은 사극 촬영 장소로 쓰인 적도 있어 한복을 입고 사진을 남기는 방문객이 자주 찾는다. 전각 사이를 걷다가 대나무가 모여 있는 구간이나 돌담 옆에서 잠시 멈춰 사진을 찍을 수 있고, 나무 그늘이 많은 구간에서는 한여름 햇볕을 피하며 경내를 둘러볼 수 있다.
휠체어와 유모차로도 둘러볼 수 있는 경기전 관람 동선
경기전은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하는 방문객도 경내를 둘러볼 수 있도록 진입로와 관람 동선을 마련해 열린관광지로 지정됐다. 입구에서 주요 전각으로 이동하는 길도 비교적 평탄하게 정비돼 있으며, 관광안내소에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지도 등 관람에 쓰이는 물품을 빌릴 수 있다.
경기전의 역사와 전각 이야기를 더 자세히 듣고 싶다면 문화관광해설사 통합예약 시스템에서 해설을 신청할 수 있다. 해설사와 함께 경내를 걸으면 정전과 전주사고 등 주요 건물이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 들을 수 있고, 혼자 둘러볼 때 지나치기 쉬운 건물의 문양과 왕실 기록에 얽힌 이야기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경기전에서 한옥마을까지 이어 둘러보는 늦여름 코스
경기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축제나 행사 기간에는 운영 시간이 달라질 수 있어 방문 전 전주시 공식 홈페이지에서 당일 관람 시간을 확인하는 편이 낫다. 경기전이 전주한옥마을 안에 있어 관람을 마친 뒤에도 멀리 이동하지 않고 주변 거리를 계속 둘러볼 수 있다.
경기전에서 나오면 오목대와 전주향교 등 주변 유적지로 걸음을 옮길 수 있고, 한옥마을 골목에는 식당과 찻집도 모여 있다. 오전이나 이른 오후에 경기전을 둘러본 뒤 한옥마을을 걷고, 오목대나 전주향교까지 차례로 찾으면 반나절 일정으로 잡을 수 있다.
귀중한 문화유산 보호와 안전한 관람을 위해 지켜야 할 예절
경기전의 정전과 전주사고처럼 오래된 건물을 둘러볼 때는 목재 기둥이나 창호를 손으로 만지지 않고 지정된 관람 구역 안에서 이동해야 한다. 오래된 마루나 전각 안쪽으로 들어갈 수 없는 곳에는 안내선이 표시돼 있어 현장 안내에 맞춰 관람하면 된다.
사진을 찍을 때도 통로 한가운데 오래 머물기보다 다른 방문객이 지나갈 공간을 남겨두고, 경내에서는 목소리를 낮춰 둘러보는 편이 좋다.
전주한옥마을 나들이 뒤 들르기 좋은 주변 식당 3곳
경기전과 전주한옥마을을 둘러본 뒤 식사할 곳을 찾는다면 주변에서 전주비빔밥이나 칼국수 같은 메뉴를 고를 수 있다. 경기전 인근 '45년전통비빔밥 종로회관'에서는 여러 나물과 육회를 올린 전주비빔밥을 먹을 수 있다. 놋그릇에 밥과 나물, 고기, 고명을 함께 담아내며 재료를 고루 비벼 한 끼 식사로 먹기 좋다.
따뜻한 국물이 생각날 때는 '베테랑 칼국수'로 이동할 수 있다. 칼국수 위에는 들깨가루와 김가루, 고춧가루가 올라가며 걸쭉한 국물과 면을 함께 먹는 방식이다. 만두와 쫄면도 함께 판매해 여러 명이 방문했을 때 메뉴를 나눠 주문할 수 있다.
식사 뒤 시원한 디저트를 찾는다면 '외할머니솜씨'의 흑임자 팥빙수도 있다. 팥빙수 위에 흑임자 가루와 떡을 올려 고소한 맛과 차가운 얼음을 함께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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