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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오름을 찾아갈 때는 내비게이션에 오름 이름만 입력하면, 엉뚱한 곳으로 안내될 때가 있다. 주소가 산지나 정상 부근으로 등록된 곳이 많아, 실제 입구와 다른 지점을 목적지로 잡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표지판이 작거나 진입로가 좁은 곳은 길을 놓치면 되돌아가는 데 시간도 많이 걸린다.
서귀포시 남원읍 이승이오름도 출발 전 입구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 오름 이름이나 정상 부근 주소를 목적지로 설정하면, 한라산 성판악 인근까지 잘못 이동할 수 있다. 이승이오름을 찾을 때는 ‘신례천생태탐방로종합안내소’를 목적지로 설정하면 입구와 주차장을 찾기 쉽다.
살쾡이 닮은 오름, 이름의 유래와 높이
이승이오름은 해발 539m, 높이 114m의 기생화산이다. 분화구는 동쪽으로 벌어진 말굽형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제주 오름에서 흔히 나타나는 모양이다. 이승악(狸升岳) 또는 이생악(狸生岳)이라는 한자 표기는 살쾡이를 닮은 생김새에서 비롯됐다. 다만 능선을 뒤덮은 낙엽수와 상록수가 울창해, 실제로 산행하며 살쾡이 형상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2000년에는 정상까지 밧줄로 연결한 산책로가 개설돼, 등정이 한결 수월해졌다. 정상에 오르면 성널오름과 사라오름은 물론 한라산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순환 코스 속 숨은 계곡, 해그문이소
주차장에서 이승이오름 갈림길에 들어서면 순환코스, 수악길, 신례공동목장으로 향하는 길이 이정표로 구분돼 있다. 순환코스는 들머리에서 출발해 제2코스 갈림길, 해그문이소, 정상 등반로 입구, 일본군 갱도진지동굴, 화산탄, 삼나무숲, 표고밭 입구를 지나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동선으로 이뤄져 있다.
서편 능선 하단부에는 작은 하천이 흐르는데, 비가 내린 뒤에는 수량이 늘어난다. 상류에는 20m가 넘는 하천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그 아래로 떨어진 물이 깊이 3~5m의 소를 이룬다. 이곳이 해그문이소다.
'해가 가려진'이라는 뜻의 이름대로, 소를 덮은 나무가 빽빽해 한낮에도 볕이 들지 않는다. 이끼를 머금은 바위와 검푸른 물빛, 숯가마터 흔적과 화산암을 뿌리로 감싼 나무들이 어우러져 원시림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를 낸다. 해그문이소는 신례천 숲길에서도 만날 수 있고, 한라산 둘레길 중 수악에서 사려니숲으로 이어지는 구간에도 포함돼 있다.
계절마다 다른 삼나무숲길
이승이오름은 계절에 따라 보이는 풍경이 달라진다. 봄에는 벚꽃이 피고 가을에는 단풍이 물들며, 여름에는 그늘이 짙어 걷기에 시원하고 겨울에는 눈 덮인 삼나무숲길을 볼 수 있다. 시작 지점에서 오른쪽 길로 들어서 20분가량 걸으면 삼나무숲길에 닿는데, 이 구간에서 사진을 남기는 이들이 많다. 이 지점을 기점으로 한라산 둘레길을 걸어도 되고, 이승이오름 정상으로 곧장 오르는 방향을 택해도 된다.
산행로는 낮고 경사가 완만한 편이다. 삼나무숲길과 정상 구간 모두 계단이 조성돼 있어, 힘들다고 느껴지는 구간은 많지 않다. 또한 코스 중간에는 전망대가 있어 정상까지 절반 지점을 가늠할 수 있다. 능선 곳곳이 트여 있어 노루, 고라니, 말 등 야생동물이 눈에 띄기도 하며, 시야가 트인 지점에서는 일몰도 관찰할 수 있다.
입구는 신례천생태탐방로종합안내소로
이승이오름을 검색하면 정상을 기준으로 한 주소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 주소로 이동하면 실제 입구와 다른 방향의 도로로 안내되므로, 목적지는 신례천생태탐방로종합안내소로 설정해야 정확한 입구를 찾을 수 있다.
주차장에 놓인 안내판을 마주하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삼나무숲길로 가장 빠르게 진입할 수 있다. 주차장에서 삼나무숲길까지는 편도 약 30분, 정상 갈래길에서 정상까지는 편도 약 25분이 걸린다. 진입로부터 삼나무숲길, 정상을 거쳐 다시 진입로로 돌아오는 전체 코스는 왕복 1시간 15분 정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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