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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더투어
서귀포 여행을 하다 보면, 성산일출봉이나 우도로 향하는 길에 잠시 들를 곳을 찾게 된다. 성산읍 온평리에는 규모가 크지 않아 지나치기 쉬운 연못이 하나 있는데, ‘혼인지’라는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알고 찾는 여행객도 많다.
혼인지는 탐라의 시조인 삼신인이 혼례를 올렸다고 전하는 곳이다. 제주올레 2코스를 걷다가 들를 수 있으며, 넓지 않은 부지에 연못과 숲길이 자리해 있다.
벽랑국 세 공주와 인연을 맺은 삼신인 이야기
제주 건국 신화에는 삼성혈에서 태어난 고·양·부 세 신인이 가죽옷을 입고 사냥한 고기를 먹으며 살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온평리 바닷가에 나무상자 하나가 떠밀려왔고, 안에는 벽랑국에서 온 세 공주와 오곡의 씨앗, 송아지와 망아지가 있었다. 세 신인은 각자 한 명씩 공주를 맞이해 온평리 남쪽의 작은 못에서 함께 목욕한 뒤 혼례를 올렸다고 한다.
이 못이 오늘날의 '혼인지'다. 나무상자가 처음 닿은 해안은 황루알이라 불리며, 세 공주가 바위에 남겼다는 발자국도 전해진다.
파호이호이 용암 지대가 만든 자연 습지
혼인지는 해발 약 30m 높이의 평탄한 용암 지대에 자리한 작은 규모의 습지다. 수심은 0.7m, 둘레는 215m, 면적은 1280㎡이며, 물이 줄어들면 가운데를 기준으로 두 개의 물길로 나뉜다. 불투수성 용암 지표면 위에 빗물이 고이며 만들어진 못으로, 별도로 물이 빠져나가는 통로가 없는 폐쇄된 습지다.
이런 지형과 신화 배경이 함께 인정돼 1971년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17호로 지정됐고, 이후 시도자연유산으로 이어졌다. 봄철에는 벚꽃이 못 주변을 두르고, 여름철에는 연꽃과 수국이 함께 피어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산책로는 길지 않게 조성돼 잔디밭과 나무 사이를 오가며 짧게 걸을 수 있다.
혼례 재현 체험과 매년 열리는 마을 축제
혼인지 마을에서는 옛 방식을 따른 혼례 재현 체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공공시설 예식장으로 지정돼 실제 결혼식 장소로도 활용된다. 또한 매년 10월에는 온평리 일대에서 혼인지 축제가 열려, 혼인지에 얽힌 이야기와 지역 문화를 소개한다.
문화관광해설사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현장 접수를 통해 해설을 들을 수 있으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다섯 차례에 걸쳐 50분가량 진행된다. 정오 12시부터 오후 1시 사이에는 운영되지 않는다. 이용 시간은 평일과 주말 모두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입장료 없이 연중 개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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