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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모도 서쪽 낙가산 자락을 오르면 서해를 내려다보는 보문사를 만날 수 있다. 인천 강화군 삼산면에 자리한 보문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인 635년 회정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사찰로, 양양 낙산사와 남해 보리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해상 관음기도 도량으로 꼽힌다.
보문사 입구에서 경내로 올라가는 길은 오르막이 계속되지만, 주변에 자란 나무들이 곳곳에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경내에 들어서면 오래된 전각과 석굴을 차례로 만날 수 있으며, 산 아래로 시선을 돌리면 석모도와 서해가 시야에 들어온다.
배를 타고 들어가던 석모도, 석모대교 개통 뒤 차로 바로 이동
석모도는 예전만 해도 강화도 본섬에서 배를 타야 들어갈 수 있는 섬이었다. 외포리 선착장에서 배 시간을 기다렸다가 차량과 함께 배에 오르던 모습이 익숙했고, 뱃길을 따라 날아드는 갈매기에게 과자를 던지는 장면도 석모도 여행의 추억으로 남아 있다. 다만 바람이 거세거나 기상 여건이 좋지 않은 날에는 배편을 이용하기 어려워 여행 일정을 맞추는 데 불편함이 따랐다.
석모대교가 개통된 뒤에는 강화도 본섬에서 석모도까지 차로 곧바로 들어갈 수 있게 됐다. 별도로 배 시간을 맞출 필요 없이 다리를 건너 보문사 입구까지 이동할 수 있어 수도권에서 당일 일정으로 찾기에도 한결 편해졌다.
석모대교를 지나는 동안에는 양옆으로 바다와 갯벌이 펼쳐지고, 섬 안으로 들어선 뒤에는 해안과 산자락을 따라 보문사까지 드라이브를 계속할 수 있다.
길이 19m 와불과 표정이 모두 다른 오백나한상
경내 오르막을 따라 걷다 보면 와불전 안에 누워 있는 거대한 불상을 만날 수 있다. 길이 19m, 높이 5m에 이르는 와불로, 전각 안으로 들어서면 한눈에 담기 어려울 만큼 큰 불상이 눈앞을 채운다. 편안하게 누운 부처의 얼굴과 길게 뻗은 모습을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으며, 와불 앞에서는 잠시 머물며 기도를 올리는 방문객도 쉽게 볼 수 있다.
와불전 주변에는 오백나한상이 층층이 자리하고 있다. 수많은 나한상은 얼굴 표정부터 자세까지 하나같이 달라 천천히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옅게 웃는 얼굴이 있는가 하면 입을 굳게 다문 모습도 있고, 손을 모으거나 무릎을 세운 자세도 눈에 들어온다.
거대한 바위 안에 자리한 천연 동굴 법당
보문사 경내를 둘러보다 보면 커다란 바위 아래에 만들어진 석실을 만날 수 있다. 기둥을 세우고 기와를 얹은 일반적인 전각과 달리 천연 동굴 안에 불상과 나한상을 모신 공간이다. 바위가 그대로 천장과 벽을 이루고 있어 안으로 들어서면 목조 전각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석실 안쪽으로 들어가면 거칠게 드러난 바위 표면과 가지런히 모셔진 불상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두꺼운 바위가 사방을 감싸고 있어 한여름에는 바깥보다 서늘하게 느껴지고, 내부에는 조용히 기도를 올리는 사람들의 발길도 이어진다.
가파른 계단 끝 눈썹바위 아래서 바라보는 서해
보문사 경내를 둘러본 뒤 낙가산 중턱으로 향하면 마애관세음보살좌상으로 오르는 길이 나온다. 마애불까지는 400여 개의 돌계단을 올라야 하는 만큼 경내를 걷는 것보다 힘이 들지만, 계단 주변으로 나무가 우거져 있어 그늘 아래에서 쉬어가며 천천히 오를 수 있다.
계단 끝에는 바위 윗부분이 처마처럼 앞으로 나온 눈썹바위가 자리한다. 커다란 바위 아래 암벽에는 마애관세음보살좌상이 새겨져 있으며, 가까이 다가서면 바위 표면을 따라 새긴 불상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마애불 앞에서 뒤를 돌아보면 석모도 주변 바다와 섬들이 넓게 펼쳐진다.
늦은 오후 서해를 붉게 물들이는 보문사 낙조
마애관세음보살좌상 앞에서 바다 쪽으로 돌아서면 낙가산 아래로 석모도 앞바다와 갯벌이 넓게 펼쳐진다. 물이 빠진 시간에는 갯벌 사이로 난 물길이 길게 드러나고, 햇빛이 수면에 닿을 때마다 곳곳에서 반짝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보문사에서 서해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시간은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 늦은 오후다. 해가 수평선 가까이 내려갈수록 하늘이 붉게 물들고, 빛을 받은 바다와 갯벌도 주황빛으로 바뀐다. 마애불 앞이나 계단 주변에서 바라보면 산자락 아래로 해가 내려가는 모습과 서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낮에는 넓은 바다와 갯벌이 선명하게 보였다면 해 질 무렵에는 붉어진 하늘과 수면이 사찰 주변을 감싸며 보문사에서만 만날 수 있는 늦은 오후 풍경을 만든다.
8월 산사 방문 시 알아두면 좋은 안전하고 쾌적한 관람 수칙
8월에 보문사를 찾는다면 마애관세음보살좌상까지 이어지는 돌계단을 고려해 걷기 편한 신발을 준비하는 편이 좋다. 400개가 넘는 계단 가운데 경사가 가파른 구간도 있어 굽이 높은 구두나 바닥이 얇은 신발보다는 미끄럼을 덜 타는 운동화가 잘 맞는다. 한여름에는 계단을 오르는 동안 땀이 많이 날 수 있어 마실 물도 미리 챙겨두는 게 좋다. 숨이 차면 속도를 내기보다 주변 쉼터나 나무 그늘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오르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방문 시간은 햇볕이 강한 한낮보다 오전이나 늦은 오후가 편하다. 오전에는 비교적 덜 뜨거운 시간에 경내와 석실, 와불전 등을 둘러본 뒤 마애불까지 오를 수 있고, 늦은 오후에는 계단을 오른 뒤 서해 낙조까지 함께 볼 수 있다. 다만 해가 진 뒤에는 계단이 어두워질 수 있어 내려오는 시간도 함께 살펴야 한다.
보문사 둘러본 뒤 이어가기 좋은 석모도 주변 맛집 3곳
보문사 경내와 눈썹바위까지 둘러봤다면 석모도에서 꽃게탕과 밴댕이회무침, 한정식으로 식사를 이어갈 수 있다. 보문사 입구와 삼산남로 주변에는 식당이 모여 있어 사찰 관람을 마친 뒤 멀리 이동하지 않고 한 끼를 해결하기 편하다.
보문사 입구 인근에 자리한 '춘하추동'은 꽃게탕을 비롯해 간장게장과 밴댕이무침정식, 낙지볶음정식 등을 내는 식당이다. 꽃게탕처럼 뜨끈한 국물 음식이 생각날 때 찾기 좋고, 밴댕이와 게장처럼 강화에서 많이 접하는 해산물 메뉴도 함께 고를 수 있다. 식당 앞에 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어 차량으로 이동할 때도 편하다.
보문사에서 가까운 '토담마을'에서는 밴댕이회무침정식을 맛볼 수 있다. 밴댕이회무침에 즉석솥밥과 된장찌개, 산나물반찬, 순무김치, 누룽지가 함께 나와 여러 음식을 한 상에서 먹을 수 있다. 낙지볶음정식과 꽃게탕, 해물파전, 도토리묵무침 등도 메뉴에 올라 있어 함께 방문한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고르기 편하다.
한식 코스 메뉴를 찾는다면 삼산남로에 있는 '뜰안에정원'도 있다. 보문사와 가까운 석모도 안에 자리하며 식당 앞에 주차 공간도 마련돼 있다. 여러 음식을 차례로 맛보는 한정식 형태로 식사를 할 수 있어 보문사 관람 뒤 천천히 식사하며 일정을 마무리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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