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개국공신도 반했다… 8경 중 최고라 불린 세 개의 봉우리를 품은 여행지
세 개의 암봉과 삼도정이 고즈넉하게 어우러진 단양팔경 제1경 도담삼봉 전경.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세 개의 암봉과 삼도정이 고즈넉하게 어우러진 단양팔경 제1경 도담삼봉 전경.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8월 단양을 여행하다 비를 만나면 야외 일정을 바꿔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남한강 한가운데 세 봉우리가 솟아 있는 도담삼봉은 비가 오는 날에도 다른 모습으로 여행객을 맞는다. 충북 단양군 매포읍 하괴리에 있는 도담삼봉은 단양팔경의 첫 번째 명소로, 평소에는 강물과 산자락을 배경으로 세 봉우리가 나란히 펼쳐진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남한강 수면 위로 옅은 물안개가 퍼지고 주변 산자락도 서서히 흐려진다. 시야를 가득 채우던 산과 강이 안개 속에 묻히면서 강 한가운데 솟은 세 봉우리가 더 또렷하게 보인다.

맑은 날에는 넓게 펼쳐진 남한강을 함께 볼 수 있다면, 비 오는 날에는 물안개 사이에 떠 있는 듯한 도담삼봉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다.

차에서 내리면 바로 마주하는 남한강과 도담삼봉

삼봉 정도전 선생의 동상과 정갈하게 정비된 산책로 단지 모습. / 한국관광공사
삼봉 정도전 선생의 동상과 정갈하게 정비된 산책로 단지 모습. / 한국관광공사

도담삼봉은 단양 시내에서 가까워 자가용과 대중교통 모두 이용하기 편하다. 단양 시내에서 차로 약 3분이면 주차장에 도착하며, 입구 인근에 버스 정류장도 있어 뚜벅이 여행객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주차 요금은 소형차 3000원, 대형차 6000원이며 단양군민은 무료다.

주차장에서 내리면 멀리 걸어가지 않아도 남한강 한가운데 솟은 도담삼봉을 바로 마주할 수 있다. 가파른 산길이나 긴 탐방로를 거치지 않아 어린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나 오래 걷기 어려운 방문객도 부담이 적다. 강변에는 산책로도 마련돼 있어 남한강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위치를 옮겨가며 세 봉우리를 바라볼 수 있다. 가까이에서는 바위의 크기와 생김새가 선명하게 보이고, 조금 떨어지면 남한강과 주변 산까지 한눈에 담긴다.

정도전이 자신의 호로 삼았다고 전해지는 도담삼봉

프레임 안에 담아 인상적인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액자 포토존. / 한국관광공사
프레임 안에 담아 인상적인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액자 포토존. / 한국관광공사

도담삼봉은 조선을 세우는 데 힘을 보탠 정도전과 얽힌 이야기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단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정도전은 남한강 한가운데 솟은 세 봉우리를 아꼈고, 훗날 자신의 호를 바위 세 봉우리를 뜻하는 '삼봉'으로 삼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도담삼봉을 바라보며 시를 지었다는 기록도 남아 있어 오래전부터 정도전과 인연이 깊은 장소로 꼽힌다.

도담삼봉에는 정도전의 어린 시절과 얽힌 옛이야기도 내려온다. 장마로 강물이 불어나면서 정선에 있던 삼봉산이 단양까지 떠내려왔고, 정선 사람들이 단양 주민에게 바위를 돌려주지 않을 거라면 세금을 내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어린 정도전이 “우리가 바위를 불러온 것도 아니고 물길을 막아 피해를 보고 있으니 도로 가져가라”고 말해 세금을 내지 않게 됐다는 이야기도 함께 전해진다. 도담삼봉을 둘러보다 보면 세 봉우리의 풍경뿐 아니라 장소에 얽힌 오래된 이야기도 함께 접할 수 있다.

가운데 선 장군봉과 등을 돌린 처봉에 얽힌 이야기

장군봉을 중심으로 처봉과 첩봉이 나란히 자리한 도담삼봉의 운치 있는 자태.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원경
장군봉을 중심으로 처봉과 첩봉이 나란히 자리한 도담삼봉의 운치 있는 자태.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원경

도담삼봉의 세 봉우리는 생김새와 방향에 따라 각각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가운데 가장 높게 솟은 봉우리가 장군봉으로, 남편봉이라고도 한다. 양옆에는 처봉과 첩봉이 자리한다. 

처봉은 장군봉을 등진 채 돌아앉은 모습처럼 보이고, 첩봉은 장군봉을 향해 앉아 있는 모습과 닮았다. 옛사람들은 이런 바위의 모양에 남편과 아내, 첩에 관한 이야기를 더해 장군봉과 처봉, 첩봉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전한다. 산책로에서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세 봉우리의 방향과 생김새도 조금씩 달라 보여, 도담삼봉에 얽힌 이야기를 떠올리며 천천히 둘러보기 좋다.

수억 년 세월이 빗물에 깎여 빚어낸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

비바람과 강물에 깎여 만들어진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의 신비로운 봉우리들. / 한국관광공사
비바람과 강물에 깎여 만들어진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의 신비로운 봉우리들. / 한국관광공사

도담삼봉은 빼어난 풍경뿐 아니라 단양의 지질을 살펴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단양 일대에는 석회암 지대가 넓게 자리하며, 빗물과 지하수가 석회암을 오랜 시간 녹여내면서 곳곳에 카르스트 지형을 만들었다. 도담삼봉 역시 남한강 한가운데 남은 석회암 봉우리로, 물과 비바람이 오랜 세월 바위를 깎아내며 지금처럼 세 봉우리가 솟은 모습을 갖추게 됐다.

도담삼봉은 단양의 지질을 보여주는 곳으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과 국가지질공원에서도 주요 명소로 꼽힌다. 강 위에 솟은 세 봉우리를 가까이서 바라보면 석회암이 물에 녹고 깎이면서 만들어진 카르스트 지형의 모습을 직접 살펴볼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찾았다면 도담삼봉을 둘러보며 석회암이 빗물과 지하수에 녹는 원리와 단양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지형을 함께 살펴보기에도 좋다.

남한강 한가운데서 도담삼봉을 바라보는 50분 유람선

남한강 물살을 시원하게 가르며 도담삼봉과 주변 절경을 물 위에서 관람하는 유람선 및 제트보트 체험. / ⓒ한국관광콘텐츠랩-IR 스튜디오
남한강 물살을 시원하게 가르며 도담삼봉과 주변 절경을 물 위에서 관람하는 유람선 및 제트보트 체험. / ⓒ한국관광콘텐츠랩-IR 스튜디오

강변에서 도담삼봉을 둘러본 뒤 남한강 안쪽에서 풍경을 보고 싶다면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탈 수 있다. 유람선은 도담삼봉을 출발해 단양팔경 제2경인 석문과 은주암, 자라바위, 삼봉대교, 금굴, 고수대교를 지난 뒤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운항한다. 왕복 약 50분이 걸리며 대인 요금은 현장 발권 1만 5000원, 온라인 예매 1만 3000원이고 소인은 1만 원이다. 출항 시간은 날짜에 따라 달라진다.

유람선을 타고 남한강으로 나가면 강변과는 다른 방향에서 도담삼봉과 주변 절벽을 바라볼 수 있다. 배가 세 봉우리 주변을 지나면서 강변에서는 보이지 않던 바위 뒤쪽까지 시야에 들어오고, 석문과 금굴 등 남한강 주변 경관도 차례로 만난다.

짧은 시간 안에 강 위를 달리고 싶다면 모터보트도 운항한다. 모터보트는 도담삼봉에서 석문과 은주암, 자라바위, 삼봉대교를 돌아오는 코스로 약 8~10분이 걸린다.

비 오는 날 도담삼봉과 유람선 이용 전 확인할 점

비가 많이 내리거나 남한강 수위가 높아진 날에는 기상 상황에 따라 유람선과 모터보트 운항이 중단될 수 있다. 배를 타지 못하더라도 강변에서는 비 오는 날의 도담삼봉을 바라볼 수 있다.

남한강 위로 물안개가 퍼지면 주변 산자락이 옅어지고, 강 한가운데 솟은 세 봉우리가 안개 사이에서 또렷하게 보인다. 맑은 날 넓게 트인 풍경과 달리 비가 이어지는 날에는 강과 산이 희뿌옇게 겹쳐진다.

도담삼봉 관람을 마친 뒤에는 인근 석문까지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도담삼봉에서 계단길을 따라 올라가면 석문에 닿으며, 이동 거리가 길지 않아 두 장소를 한 일정에 넣을 수 있다. 이후 차량으로 이동한다면 만천하스카이워크나 다누리아쿠아리움까지 코스에 넣을 수 있다.

도담삼봉 여행 뒤 이어지는 단양 맛집 2곳

도담삼봉과 강변 산책로를 둘러봤다면 단양에서 많이 찾는 마늘 음식과 민물고기 요리로 식사를 이어갈 수 있다. 단양은 마늘 재배가 활발한 지역으로, 마늘을 넣은 떡갈비와 솥밥부터 쏘가리매운탕, 도리뱅뱅이까지 지역 식재료를 살린 메뉴를 여러 식당에서 만날 수 있다.

한식으로 든든하게 먹고 싶다면 '장다리식당'의 마늘정식을 고를 수 있다. 떡갈비와 흑마늘 샐러드, 마늘 솥밥을 비롯해 여러 반찬이 한 상에 차려져 단양 마늘을 여러 방식으로 맛볼 수 있다. 한 번에 여러 메뉴를 함께 먹을 수 있어 가족과 식사하기에도 편하다.

따뜻한 국물 음식이 생각난다면 '어부명가'에서는 쏘가리매운탕과 도리뱅뱅이를 맛볼 수 있다. 얼큰하게 끓인 쏘가리매운탕과 작은 민물고기를 튀겨 양념한 도리뱅뱅이를 함께 주문하면 단양에서 즐겨 먹는 민물고기 요리를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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