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저수지라더니 풍경부터 다르네…" 30m 폭포 품은 1.8km 무료 수변길
고대 수리시설 제천 의림지 전경. / 제천 문화관광
고대 수리시설 제천 의림지 전경. / 제천 문화관광

제천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의림지는 호수를 따라 산책하기 좋은 명소이면서 오랜 역사를 품은 저수지다. 처음 만들어진 시기는 원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김제 벽골제와 밀양 수산제와 함께 우리나라의 오래된 수리시설로 꼽힌다.

수천 년 전 농사를 위해 물을 모았던 곳이지만 지금도 주변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어, 옛 수리시설의 역할을 오늘날까지 그대로 살펴볼 수 있다.

여러 차례 보수를 거쳐 오늘까지 물을 담아온 의림지

잔잔한 수변 산책로를 따라 고즈넉하게 자리 잡은 팔각정자 우륵정 모습. / 제천 문화관광
잔잔한 수변 산책로를 따라 고즈넉하게 자리 잡은 팔각정자 우륵정 모습. / 제천 문화관광

비가 오랫동안 내리지 않으면 농사를 짓기 어려웠던 시절에는 물을 미리 모아두는 일이 마을의 생활과 농사를 좌우했다. 의림지도 용두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받아 주변 들판에 농업용수를 보내기 위해 만들어졌다. 정확한 축조 시기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신라 진흥왕 때 우륵이 둑을 쌓았다는 이야기가 전하며, 조선 세종 때 정인지가 보수하고 세조 때 다시 크게 손봤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1910년부터 약 5년 동안 3만여 명이 참여한 보수 공사가 진행됐으며, 1972년 큰 홍수로 서쪽 둑이 무너지자 이듬해 다시 고쳤다.

수차례 보수를 거친 의림지는 옛 수리시설의 흔적만 남은 유적과는 다르다. 지금도 물을 저장해 주변 농경지에 보내고 있으며, 수천 년 전 농사를 위해 물을 모았던 공간이 오늘날까지 농경지에 물을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의림지가 지닌 긴 시간을 실감할 수 있다.

원삼국시대부터 지금까지 주변 농경지에 물을 대온 오랜 저수지

하늘과 산세가 수면에 거울처럼 비치는 둘레 약 1.8km의 시원한 의림지 저수지 풍경. / 제천 문화관광
하늘과 산세가 수면에 거울처럼 비치는 둘레 약 1.8km의 시원한 의림지 저수지 풍경. / 제천 문화관광

현재 의림지의 면적은 15만 8677㎡, 둘레는 약 1.8km에 이르며 수심은 8~13m다. 호숫가에는 산책길이 마련돼 있어 수면과 오래된 나무를 바라보며 천천히 한 바퀴를 걸을 수 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물가 가까이 자리한 정자와 수목이 차례로 나타나고, 의림지를 둘러싼 산자락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의림지는 제천을 찾는 관광객이 산책을 즐기는 명소인 동시에 지금도 실제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다. 제천시는 의림지의 관개 면적이 담수 면적의 13배에 이를 정도로 농업용수 공급 효율이 높다고 안내한다.

물 가까이 걷는 순주섬과 우륵정

발아래로 떨어지는 물줄기를 조망하며 걸을 수 있는 용추폭포 유리전망대와 우륵정 전경. / 제천 문화관광
발아래로 떨어지는 물줄기를 조망하며 걸을 수 있는 용추폭포 유리전망대와 우륵정 전경. / 제천 문화관광

의림지 둘레길은 약 1.8km로, 저수지를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순주섬과 우륵정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순주섬은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천원지방 사상에 따라 꾸민 공간이다. 여름이면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 섬 안쪽까지 푸른 나무가 빼곡하고, 산책길에서도 시원한 그늘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순주섬을 지나면 물 가까이에 우륵정이 나온다. 정자에서는 의림지 수면과 버드나무를 한눈에 볼 수 있으며, 햇빛이 비치는 날에는 나뭇가지 그림자가 물 위에 길게 비친다. 의림지에서는 2017년부터 후계목을 키우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약 880그루가 자라고 있다. 오래된 나무 사이로 후계목도 자라고 있어 여름철에는 둘레길 여러 구간에서 넓은 나무 그늘을 만날 수 있다.

폭포 위에서 내려다보는 의림지와 저녁 풍경

기암절벽 사이로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내며 장관을 이루는 의림지의 용추폭포. / 제천 문화관광
기암절벽 사이로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내며 장관을 이루는 의림지의 용추폭포. / 제천 문화관광

둘레길에서 분위기가 가장 크게 달라지는 곳은 용추폭포 유리전망대다. 2020년 8월 문을 연 전망대는 약 30m 높이에 설치돼 있으며, 투명한 유리 바닥 아래로 폭포가 떨어지는 모습을 내려다볼 수 있다. 발을 옮길 때마다 센서에 반응해 바닥 조명이 켜지는 구간도 있어 폭포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수면의 빛반사가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의림지 야경. / 제천 문화관광
수면의 빛반사가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의림지 야경. / 제천 문화관광

전망대에서는 아래쪽에 있는 용추폭포부터 의림지와 제천 시가지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낮에는 저수지 주변 나무와 물길을 살펴보기 좋고, 해 질 무렵에는 붉게 물든 하늘이 의림지와 어우러진다. 해가 진 뒤에는 경관 조명이 켜지면서 낮과는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한낮의 뜨거운 시간을 피하고 싶다면 늦은 오후에 둘레길을 걷다가 유리전망대에서 저녁 풍경까지 함께 보는 일정으로 잡을 수 있다.

의림지 산책 뒤 든든하게 먹기 좋은 제천 맛집 3곳

의림지와 제림을 따라 천천히 걷고 용추폭포까지 둘러봤다면 제천 시내에서 식사를 이어갈 수 있다. 의림지 주변에는 곤드레밥과 청국장부터 돈가스, 막국수까지 메뉴를 고를 수 있는 식당이 있어 산책을 마친 뒤 이동하기에도 편하다.

따뜻한 한식을 먹고 싶다면 의림대로에 있는 '호반식당'을 찾을 수 있다. 1998년 문을 연 곳으로 생곤드레밥과 청국장을 함께 먹는 곤드레 정식을 내며, 된장찌개와 두부구이, 파전 등도 메뉴에 올라 있다. 의림지와 가까워 호숫가를 둘러본 뒤 식사 장소로 이동하기 편하다.

돈가스가 생각난다면 제천시 칠성로에 있는 '토기장이'도 있다. 경양식 돈가스를 내는 식당으로 돈가스와 생선가스, 새우튀김, 우동을 함께 담은 정식을 판매한다. 제천시 관광 홈페이지에도 시내권 음식점으로 안내돼 있어 아이와 함께 움직이는 가족 여행에서 메뉴를 고르기 편하다.

한여름 산책 뒤 차가운 면 음식이 당긴다면 '의림지막국수'로 이동할 수 있다. 봉평에서 들여온 국내산 메밀을 반죽해 면을 뽑으며 물막국수와 비빔막국수를 판매한다. 뜨거운 국물보다 시원한 음식을 찾는 날에는 물막국수 한 그릇으로 식사를 이어가기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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