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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에는 나무 그늘 아래를 걷고 계절마다 피는 꽃을 살펴볼 수 있는 대구수목원이 있다. 약 24만 6503㎡ 부지에 약초원과 야생초화원, 방향식물원, 죽림원 등 23개 테마 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400여 종의 나무 6만 그루와 800여 종의 초화류 13만 포기가 자라고 있다.
지금은 시민들이 산책하며 식물을 둘러보는 수목원이지만, 1990년까지는 대구에서 나온 생활쓰레기를 묻던 매립장으로 사용됐다.
410만 톤 쓰레기 묻힌 땅에 들어선 대구수목원
대구수목원이 들어선 곳은 1986년 12월부터 1990년 4월까지 생활쓰레기를 묻던 매립장이었다. 약 3년 4개월 동안 쌓인 쓰레기는 410만 톤으로, 15톤 덤프트럭 약 27만 5000대에 실어야 할 만큼 많은 양이다.
쓰레기 반입이 끝난 뒤에는 인근 지하철 공사장에서 나온 흙 약 150만㎥를 가져와 매립지 위를 6~7m 높이로 덮었다. 흙을 덮은 뒤 나무와 풀을 심을 수 있도록 땅을 정비했고, 1997년 기본설계를 거쳐 수목원 조성 공사에 들어갔다. 이후 식재와 산책로 조성을 마친 뒤 2002년 5월 3일 대구수목원으로 문을 열었다.
생활쓰레기가 묻혀 있던 장소를 수목원으로 만든 방식은 2002년과 2005년 환경부 생태복원 우수 평가를 받았다. 대구수목원이 만들어진 기록은 산림문화전시관에서도 살펴볼 수 있어, 지금의 수목원이 어떤 땅에서 출발했는지 함께 확인할 수 있다.
6만 그루 나무와 13만 포기 초화류 자라는 도심 속 수목원
수목원 안에는 침엽수원과 활엽수원, 화목원, 야생초화원, 약용식물원, 염료원 등 구역마다 자라는 식물이 달라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큰 나무가 우거진 숲길부터 낮은 풀과 꽃이 모여 있는 화단까지 차례로 만날 수 있다.
연못과 정원이 마련된 구간에서는 나무뿐 아니라 물가와 꽃이 어우러진 풍경도 함께 볼 수 있다. 관심 있는 식물이 있다면 해당 구역을 골라 둘러볼 수 있으며, 여러 테마 공간을 차례로 걷다 보면 수목원 곳곳에 조성된 식물과 산책길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사람 키 넘는 선인장 만나는 502㎡ 실내 온실
야외 정원을 따라 걷다 보면 유리로 둘러싸인 선인장온실을 만날 수 있다. 502㎡ 규모의 온실 안에는 야외 화단에서 보기 어려운 선인장과 다육식물이 자리해 있다. 높게 자란 기둥 모양 선인장부터 둥글고 낮게 자라는 식물까지 크기와 생김새가 서로 달라 천천히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다만 한여름에는 유리 온실 내부 온도가 높아질 수 있어 더위를 피하는 장소로 보기보다는 짧게 관람하는 편이 좋다.
60분부터 120분까지 체력에 맞춰 고르는 세 가지 산책길
대구수목원은 머무는 시간과 걷는 양에 따라 산책 코스를 골라 둘러볼 수 있다. 주요 구역을 비교적 짧게 돌아보는 힐링길은 약 60분, 조금 더 오래 걷는 담소길은 약 90분, 수목원 곳곳을 넓게 둘러보는 나눔길은 약 120분이 걸린다. 일정이 짧다면 힐링길을 따라 걷고, 숲과 식물원을 천천히 살펴보고 싶다면 담소길이나 나눔길로 범위를 넓히면 된다. 맨발로 걸을 수 있는 산책로도 있어 신발을 벗고 흙길을 걷는 사람도 볼 수 있다.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하는 방문객을 위한 시설도 마련돼 있다. 출입구까지 경사로가 설치돼 있으며 장애인 주차구역 6면과 장애인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고, 유모차 5대도 대여한다. 다만 출입구 경사로는 한국관광공사 안내에서 가파른 구간으로 표시돼 있어 이동할 때 미리 살펴보는 편이 좋다.
8월에는 오전 8시부터 문 여는 대구수목원
한여름 대구수목원을 걷는다면 햇볕이 강해지기 전 이른 시간에 찾는 편이 좋다. 지난 5월 1일부터 오는 8월 31일까지는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개방해 아침부터 수목원 곳곳을 둘러볼 수 있다. 지난 1월~4월까지와 오는 9월~12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선인장온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관람할 수 있어 야외 산책과 온실 관람 시간을 따로 살펴두는 게 좋다.
월요일에도 수목원 야외 공간은 둘러볼 수 있지만 온실과 산림문화전시관, 목재문화체험장 견학은 제한된다. 식물과 시설물을 정비하는 날이어서 실내 공간까지 볼 계획이라면 월요일을 피해 방문하는 편이 좋다. 입장료와 주차요금은 모두 무료이며 수목원에서 나온 쓰레기는 직접 가져가야 한다.
수목원 산책 뒤 든든하게 먹기 좋은 주변 음식
대구수목원을 천천히 둘러본 뒤에는 인근 식당가로 이동해 식사를 이어갈 수 있다. 수목원 주변에는 한정식과 백숙, 칼국수처럼 산책 뒤 부담 없이 먹기 좋은 메뉴를 내는 식당이 자리해 있어 가족이나 부모님과 함께 찾았을 때도 메뉴를 고르기 어렵지 않다.
밥과 반찬을 골고루 먹고 싶다면 고등어구이와 된장찌개, 여러 나물 반찬이 한 상에 나오는 한정식이 잘 맞는다. 갓 구운 생선과 따뜻한 찌개를 함께 먹을 수 있어 숲길을 오래 걸은 뒤 든든하게 한 끼를 채우기 좋다.
뜨끈한 국물이 생각난다면 능이버섯을 넣어 오래 끓인 백숙도 있다. 닭고기와 버섯을 함께 끓여 국물 맛이 진하고, 여러 사람이 나눠 먹기 편해 가족 식사 메뉴로도 잘 맞는다.
비교적 가볍게 먹고 싶다면 바지락과 동죽 등을 넣은 해물칼국수를 고를 수 있다. 쫄깃한 면과 시원한 국물을 함께 먹고 왕만두까지 곁들이면 수목원 산책 뒤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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