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지기 전에 돌아가지 마세요… 밤이 되면 풍경이 확 달라지는 8월 소원의 다리
다리 위를 환하게 밝히는 등불 터널을 따라 건너는 승월교 보행로 풍경.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다리 위를 환하게 밝히는 등불 터널을 따라 건너는 승월교 보행로 풍경.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여름날 남원은 한낮의 더위가 잦아드는 저녁부터 요천 주변에 산책을 나온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광한루원을 둘러본 뒤 요천 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강 위를 가로지르는 승월교가 나온다. 차가 다니지 않는 보행교라 강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걸을 수 있으며, 다리 위에서는 요천과 남원 도심을 한꺼번에 바라볼 수 있다.

또한 난간과 벽면, 바닥에서 켜진 여러 빛깔의 조명은 다리 위뿐 아니라 요천 수면까지 환하게 비춰, 물 위로 길게 번지는 불빛을 바라보며 다리를 건널 수 있다.

광한루원 가까이에서 요천을 건너는 80m 보행교

오색 빛깔 조명으로 물든 80m 보행자 전용 교량 승월교.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오색 빛깔 조명으로 물든 80m 보행자 전용 교량 승월교.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승월교는 남원시 노암동에서 요천을 건너 광한루원 쪽으로 오갈 때 이용할 수 있는 보행자 전용 다리다. 1997년 10월 준공됐으며 길이 80m, 높이 18m 규모다. 오랫동안 주민들이 요천을 건너는 길로 이용해 왔고, 광한루원 일대를 둘러보는 여행객들도 강변을 걷다가 승월교를 건너며 남원 도심과 요천 풍경을 함께 볼 수 있다.

자동차가 다니지 않아 어린 자녀와 함께 걷거나 어르신과 천천히 건너기에도 부담이 크지 않다. 다리 가운데로 걸어가면 아래로 요천 물길이 펼쳐지고, 양쪽으로는 남원 시내와 강변 풍경이 들어온다. 

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던 승월대 이야기

요천 강변에 화려하게 조성된 대형 캐릭터 꽃 조형물.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요천 강변에 화려하게 조성된 대형 캐릭터 꽃 조형물.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승월교라는 이름에는 요천 주변에 있었다고 전해지는 '승월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옛 남원 사람들은 달이 밝은 밤이면 승월대 주변에 모여 보름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었다고 한다. 승월교에는 이런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도록 ‘소원의 다리’라는 별칭이 붙었고, 다리 위에는 방문객이 직접 소원을 적어 남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소원지에는 가족의 안녕을 비는 글부터 취업을 바라는 마음, 연인과 오래 함께하고 싶다는 약속까지 방문객마다 각기 다른 이야기가 적혀 있다. 밤에 승월교를 걷다가 달을 바라보고 짧은 글귀를 남길 수 있어 야경만 보고 돌아서는 산책과는 또 다른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해가 지면 496개 조명이 켜지는 승월교의 밤

잔잔한 요천 수면에 무지갯빛 물반사를 일으키는 승월교 야경.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잔잔한 요천 수면에 무지갯빛 물반사를 일으키는 승월교 야경.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해가 지고 주변이 어두워지면 승월교에는 모두 496개의 조명이 켜진다. 낮에는 요천을 건너는 보행교로 보이지만, 밤에는 난간과 벽면, 바닥을 따라 불빛이 들어오면서 다리 전체가 환하게 밝혀진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은 양쪽 난간이다. 하트 모양 조명 160개가 줄지어 설치돼 있어 다리를 걷는 내내 불빛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벽면에는 라이트 256개가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돼 다리 전체 모습을 어둠 속에서도 선명하게 보여준다. 바닥에는 매립형 조명 80개가 들어가 있어 야간에 걸을 때 발밑을 확인하기 쉽다. 

다리 위와 요천 강변에서 만나는 승월교 야경

승월교는 어디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밤 풍경이 달라진다. 다리 위를 걸으면 난간을 따라 설치된 하트 조명과 바닥을 밝히는 불빛이 양옆으로 길게 펼쳐져 조명 사이를 걷는 느낌을 준다. 걸음을 옮길수록 요천과 남원 시내 불빛도 함께 들어와 다리 안에서 바라보는 야경을 즐길 수 있다.

다리를 건넌 뒤 요천 강변으로 내려가면 승월교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바람이 약하고 물결이 잔잔한 밤에는 다리를 밝히는 조명이 강물에 길게 비쳐 위아래가 맞닿은 듯한 풍경을 볼 수 있다. 

한낮 더위 피하고 저녁 식사 뒤 걷기 좋은 승월교

꽃밭 산책로와 은은한 LED 조명이 승월교와 어우러진 남원 요천변 밤 풍경.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꽃밭 산책로와 은은한 LED 조명이 승월교와 어우러진 남원 요천변 밤 풍경.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8월 남원은 낮 기온이 높아 오랜 시간 야외를 걷기 부담스러운 날이 많다. 낮에는 광한루원과 남원 시내를 둘러본 뒤 해가 기울 무렵 요천 쪽으로 이동하면 한낮의 더위를 피하면서 승월교 야경까지 함께 볼 수 있다. 

승월교는 연중무휴로 24시간 개방되며 입장료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별도의 예약이나 매표 절차도 없어 정해진 관람 시간에 맞춰 서둘러 이동하지 않아도 된다. 다리 주변에는 주차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어 차량으로 남원을 여행하다가 저녁에 들르기 편하다.

광한루원 둘러본 뒤 남원 음식으로 마무리하는 맛집 3곳

광한루원과 승월교 주변에는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이 모여 있어 관광을 마친 뒤 식사하고 요천으로 이동하기 편하다. 매콤한 메뉴를 찾는다면 철판 주꾸미를 내는 '금성쭈꾸미'를 찾을 수 있다.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고 주꾸미와 닭갈비를 함께 먹는 메뉴도 있어 저녁 식사로 고르기 좋다.

여럿이 함께 식사한다면 전골 메뉴를 내는 ‘육모정’도 있다. 전골과 물냉면, 갈비탕 등을 판매해 가족이나 단체가 메뉴를 나눠 주문하기 편하다.

남원에서 장어 요리를 찾는다면 2021년 전북 지정 천년명가에 이름을 올린 '해용집'도 살펴볼 수 있다. 장어를 중심으로 한 메뉴를 먹은 뒤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 요천으로 이동하면 승월교 야경까지 한 코스로 둘러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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