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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한낮에는 뜨거운 햇볕을 피해 바다나 계곡을 찾는 사람이 많다. 물놀이 대신 나무 그늘 아래를 천천히 걷고 싶다면 대나무 숲으로 향해도 된다. 높게 자란 대나무와 촘촘한 댓잎이 햇볕을 가리고, 숲 사이로 바람까지 불어와 한여름에도 비교적 시원하게 걸을 수 있다. 전남 담양군 담양읍 죽녹원로 119에 자리한 죽녹원은 이런 대숲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담양천과 관방제림이 가까워 주변 명소와 함께 둘러보기에도 편하다.
죽녹원은 담양군이 성안산 일대를 정비해 2003년 5월 문을 열었으며 면적은 약 16만㎡에 이른다. 입구에서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양옆으로 대나무가 높게 솟아 있고, 안쪽으로 걸어갈수록 머리 위를 덮은 댓잎 덕분에 햇볕도 덜 들어온다.
여덟 가지 이름을 따라 걷는 2.2km 죽녹원 산책로
죽녹원 안에는 대나무 숲 사이를 천천히 둘러볼 수 있도록 총 2.2km 길이의 산책로가 마련돼 있다. 길은 한 코스로만 이어지는 게 아니라 운수대통길과 죽마고우길, 철학자의 길 등 모두 여덟 가지 이름으로 나뉜다. 운수대통길에서는 대숲 사이를 가볍게 걸을 수 있고, 죽마고우길은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며 걷기 좋다. 철학자의 길처럼 비교적 조용한 구간에서는 주변 대나무와 댓잎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걸음을 옮길 수 있다.
산책로마다 지나가는 구간이 달라 같은 죽녹원 안에서도 조금씩 다른 대숲을 만날 수 있다. 전체 코스를 모두 걸어도 좋지만 머무는 시간이나 체력에 맞춰 원하는 길만 골라 둘러볼 수도 있다. 심한 오르막이나 험한 산길이 많은 코스가 아니라 어린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나 오래 걷는 일이 부담스러운 사람도 서두르지 않고 대나무 숲을 둘러보기 좋다.
전망대에 오르면 한눈에 들어오는 300년 고목과 가로수길
죽녹원 입구에서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면 대나무 숲과 담양 시내를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 서면 가까이에는 빽빽하게 자란 대나무 숲이 펼쳐지고, 조금 더 멀리 바라보면 담양천과 관방제림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관방제림에는 수령 300년 안팎의 고목들이 둑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어 죽녹원의 대숲과는 또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멀리에는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도 보인다. 곧게 늘어선 나무들이 만든 길과 관방제림, 담양천을 한자리에서 바라볼 수 있어 죽녹원 산책을 시작하거나 마친 뒤 잠시 머물기 좋다. 높은 곳에서 주변을 먼저 살펴본 뒤 대숲으로 들어가면 죽녹원과 담양천 주변이 어떻게 자리하고 있는지도 쉽게 살펴볼 수 있다.
폭포 소리 들으며 쉬고 죽로차 한잔까지 즐기는 죽녹원
죽녹원 산책로 곳곳에는 걷다가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숲길을 걷다 보면 시원하게 물이 떨어지는 인공폭포를 만날 수 있고, 가까이에는 수생식물이 자라는 생태연못과 야외공연장, 대나무를 살펴볼 수 있는 생태전시관도 자리한다. 한여름에는 대숲 그늘 아래에서 폭포 소리를 들으며 더위를 식힐 수 있고, 해가 진 뒤에는 곳곳에 조명이 켜져 낮과는 다른 대숲 풍경을 볼 수 있다.
대나무 숲을 충분히 둘러본 뒤에는 담양의 죽로차도 맛볼 수 있다. 죽로차는 대나무 아래에서 자란 차나무의 잎으로 만드는 차로, 이름에는 대나무 잎에 맺힌 이슬을 먹고 자란다는 뜻이 담겨 있다. 숲길을 오래 걸은 뒤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며 잠시 쉬어가면 죽녹원 산책을 여유롭게 마무리할 수 있다.
부모님과 함께 찾기 전 살펴볼 운영 시간과 무료입장 기준
죽녹원은 계절에 따라 운영 시간이 달라 방문 전에 확인해 두는 편이 좋다. 지난 3월부터 오는 10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하며 입장은 오후 6시에 마감한다. 오는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고 오후 5시 30분까지 입장할 수 있다.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주차장도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로 찾기 편하다.
개인 입장료는 성인 3000원, 청소년과 군인 1500원, 초등학생 1000원이다. 만 65세 이상은 신분증을 제시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어 부모님과 함께 찾는다면 미리 챙겨두는 게 좋다. 만 6세 미만 어린이와 담양군민, 국가유공자, 장애인도 해당 신분증이나 증명서를 제시하면 입장료가 면제된다.
대숲 산책 뒤 즐기는 담양 향토 음식과 맛집 3곳
죽녹원의 넓은 대숲을 걷고 전망대까지 둘러봤다면 담양에서 오래 사랑받아온 음식으로 식사를 이어가기 좋다. 먼저 떡갈비를 맛보고 싶다면 '신식당'을 찾을 수 있다. 오랜 시간 대를 이어 운영해 온 곳으로, 한우 떡갈비를 참숯에 구워 촉촉한 육즙과 은은한 불향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따뜻한 국수 한 그릇이 생각난다면 담양 국수거리에 있는 '진우네집국수'도 있다. 멸치 육수로 만든 물국수와 매콤한 비빔국수를 맛볼 수 있으며, 대나무 잎을 넣고 삶은 약계란을 곁들이는 사람도 많다. 담양천 가까이에 자리해 죽녹원과 함께 들르기에도 편하다.
담양에서 대통밥을 먹고 싶다면 '한상근대통밥집'으로 향할 수 있다. 대나무 통 안에 쌀과 은행, 잣 등을 넣고 쪄내 밥에 은은한 대나무 향이 배어 있으며, 여러 밑반찬과 돼지 숯불갈비를 곁들여 식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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