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안세영, 3년만에 배드민턴 세계선수권 정상 복귀…'무결점' 우승(종합)

온더투어
여름철 서울 도심에서 짧게 다녀올 곳을 찾을 때는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지부터 살펴보게 된다. 차량 없이 지하철과 버스로 갈 수 있으면서 오래된 건축물과 산책로를 함께 둘러볼 수 있는 곳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서울 서대문구 안산 자락에는 신라 시대에 세워진 사찰이 자리하고 있다. 신촌과 이화여자대학교 후문에서 멀지 않은 도심에 있으면서 산자락 풍경과 오래된 건축물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한국불교 태고종의 본산인 봉원사 이야기다.
봉원사, 889년 창건부터 1748년 이전까지
봉원사의 역사는 신라 진성여왕 3년인 889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도선국사가 부유한 신도의 집을 기부받아 절을 지은 것이 시작으로, 당시 이름은 반야사였다. 현재의 연세대학교 일대에 있던 이 절은 고려 공민왕 때 태고 보우가 크게 중건하며 규모를 갖췄고, 조선 태조 때는 왕의 초상화를 모시며 왕실과 인연을 맺었다.
임진왜란 때 병화로 소실됐다가 다시 지어졌고, 1651년에도 화재로 법당이 소실되는 일을 겪었다. 지금의 자리로 옮긴 것은 조선 영조 24년인 1748년의 일이다. 영조가 절을 지을 땅을 내리고 이듬해 봉원사라는 현판을 하사하면서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이후 의소세손의 묘인 의소묘, 영빈이씨의 묘인 수경원, 문효세자의 묘인 효창묘를 관리하는 사찰로 지정되면서 왕실과 가까운 절로 자리매김했다.
정도전 현판과 3000분 부처님을 모신 삼천불전
영조가 내린 현판은 6·25전쟁 때 소실됐지만, 명부전에는 또 다른 현판이 남아 있다. 고려 말에서 조선 초에 활동한 정도전이 쓴 것으로 전해지는 '명부전' 현판이다.
봉원사에서 규모가 가장 큰 전각은 삼천불전이다. 내부에는 과거·현재·미래를 상징하는 3000분의 부처님을 모시고 있어, 다른 사찰 전각에서 보기 어려운 모습을 갖췄다. 전각 곳곳의 단청은 중요무형문화재 제48호 단청장이었던 만봉스님이 평생 이곳에 머물며 남긴 작업이다.
18세기 중반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봉원사 범종은 서울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1901년에는 고종황제의 후궁 엄비가 부모와 외가의 극락왕생을 빌며 만든 아미타괘불도 역시 서울시 유형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다.
개화파와 한글 연구가 남긴 흔적
봉원사는 불교 건축물과 유물만으로 설명되는 곳은 아니다. 조선 말기에는 개화파 인사인 김옥균과 박영효 등과 가까이 지낸 이동인 스님이 이곳에 머물렀다. 개화사상이 싹튼 공간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히는 이유다.
1908년에는 주시경을 중심으로 국어연구학회 창립총회가 이곳에서 열렸다. 매년 현충일인 6월 6일을 전후해 옛 불교 의식인 영산재가 봉원사에서 봉행된다. 영산재는 국가무형유산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봉원사 인근에서 즐기는 백반 한 상
봉원사에서 이대 후문 방향으로 이동하면 백반집 '존재의 이유'가 자리하고 있다. 점심에는 백반집으로, 저녁에는 고깃집으로 운영을 바꾸는 것이 이 집의 특징이다.
점심에는 된장찌개와 계란찜, 공기밥이 함께 나오는 세트가 인기고, 밑반찬으로는 깻잎 양파장아찌와 파김치, 겉절이김치, 볶음김치가 곁들여진다. 저녁에는 제주 흑돼지 오겹살과 생목살을 맛볼 수 있으며, 지방과 살코기 비율이 알맞게 잡힌 오겹살은 겉껍질까지 쫀득한 식감을 갖췄다. 식사 뒤에는 절반 분량으로 나오는 후식 냉면으로 입가심할 수 있다.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