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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로 여름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실내 관광지나 해변 위주로 일정을 짠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 오래 걷기 힘들어, 중산간에 자리한 그늘진 숲길을 찾는 발걸음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나무가 우거진 숲속은 해안가보다 온도가 낮아, 걷기에 나쁘지 않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제주시 구좌읍에는 500년 넘게 자란 나무들이 모여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사계절 내내 그늘이 드리워지며, 좁은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도심과는 다른 서늘한 공기를 느낄 수 있다. 제주 비자림이다.
비자림, 500~800년생 나무 2800여 그루가 이룬 숲
비자림은 44만 8165㎡ 면적에 500년에서 800년생 비자나무 2800여 그루가 밀집해 자생하고 있다. 나무 높이는 7㎡에서 14m, 직경은 50㎝에서 110㎝, 수관폭은 10m에서 15m에 이르는 거목들이 모여 있어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나무숲이다. 벼락을 맞고도 자리를 지킨 나무부터 아름드리로 자란 나무까지 형태가 제각각이다. 비자나무 외에도 단풍나무와 후박나무 등 여러 수종이 함께 자라 숲 초입부터 나무 향이 퍼진다.
비자 열매는 예부터 구충제로 쓰였고, 나무는 재질이 좋아 고급 가구나 바둑판을 만드는 데 사용됐다. 숲에는 나도풍란, 풍란, 콩짜개란, 흑난초, 비자란 등 희귀한 난과 식물도 자생한다. 인근에는 월랑봉, 아부오름, 용눈이오름 같은 기생화산이 자리해 있어 가벼운 등산이나 운동을 겸하기 좋다.
산책로는 두 갈래... 송이길과 오솔길로 나뉘어
산책로는 A코스인 송이길과 B코스인 오솔길로 나뉜다. A코스는 약 2.2㎞ 구간으로 40분에서 1시간가량 걸리며, 대부분 화산송이가 깔린 평탄한 길로 구성돼 있다.
B코스는 돌멩이길이 섞여 있어 유모차, 휠체어 이용객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두 코스 모두 송이길이 끝나는 사거리에서 갈라지며, 숲 안쪽의 새천년 비자나무와 연리목을 둘러보는 동선으로 이어진다.
비자림 이용 시간은 평일과 주말 모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은 오후 5시까지만 가능하다. 연중무휴로 운영되지만 반려동물 동반은 불가능하고, 생수를 제외한 음식물 반입도 금지돼 있다. 입장료는 성인 3000원, 어린이와 청소년 1500원이며, 장애인과 제주도민, 만 65세 이상 내국인, 국가유공자, 미취학 어린이는 면제 대상이다.
새천년 비자나무와 숨골, 연리목까지
송이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나오는 새천년 비자나무는 천년 가까운 세월을 버텨온 나무로, 많은 방문객이 이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남긴다. 데크를 따라 조금 더 이동하면, 두 그루의 비자나무가 붙어 자란 연리목도 볼 수 있다.
숲 중간에는 시원한 바람이 새어 나오는 숨골이 있고, 쉬어갈 수 있는 돌 벤치도 곳곳에 놓여 있다. 숲에 얽힌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탐방 해설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되는데, 운영 시간은 바뀔 수 있어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비자림 인근 맛집 '비자림미담'
비자림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해물 요리를 내는 식당 '비자림미담'이 있다. 제주 제주시 구좌읍 비자숲길에 위치하며, 붉은 기와 지붕이 눈에 띄는 건물이다. 건물 옆으로 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고, 내부는 통창이 넓게 나 있어 채광이 좋은 편이다.
대표 메뉴인 직화해물삼합볶음은 돌문어와 전복, 쭈꾸미, 흑돼지를 함께 볶아 내는 음식으로, 밥과 비벼 먹으면 양이 넉넉하다. 한상차림을 시키면 고르곤졸라 피자와 왕새우튀김, 도토리묵사발, 한라봉샐러드가 함께 나온다. 어린이돈까스 같은 메뉴도 갖추고 있어, 여러 연령대가 함께 찾기에 나쁘지 않다. 영업시간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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